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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꾸꾸 Apr 20. 2024

해파랑길 41

죽도정에서 주문진까지 뜻밖의 BTS를 만나게 되는 길

2024.4.20(토)

빗속을 어 보기로 한다


해파랑길을 걷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비가 온다. 새벽 서울에서부터 한 두 방울 내리던 비가 툭툭 굵어진다. 도시에서라면 엄두를 안 낼 일이지만 빗속을 걷는 것도 괜찮겠다 생각했다.


우산보다 손이 자유로워지는 우비를 입고 가볍게 걷기 시작했다. 축축하기보다 바다 바람을 마주하고 걸으니 상쾌한 기분이다. 최근에는 여름처럼 덥기까지 해서 햇빛이 쨍한 날보다 오히려 다.


 평이하다. 3시간이면 가뿐히 걸을 수 있다. 


죽도정 해안 둘레길 : 시작


41,42구간의 시작과 끝인 죽도정 해안 둘레길은 굳이 코스가 아니어도 모님과 아이들까지 관광으로들를만하다. 경사도 크지 않고 웅장한 동해바다 경관과 큰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마주할 수 있는 괜찮은 짧은 산책코스이다.

죽도정 해안산책길

휴휴암 가는 길


입구부터 좁은 진입로에  사람들이 엉킨다. 일출 명소라더니 처음 방문인데 기대가 컸나? 낙산사처럼 멋들어질까?


바닷가 경관은 훌륭했지만, 생각보 작은 바닷가 암자다. 벌써부터 석가탄신일 준비하는지 연등 꽤나 려 있고, 떡시루를 나르는 일손 바쁜 신도들 분주해 보였다.

부처님오신날 준비가 한창인 휴휴암 가는길

작은 소나무 숲과 대나무 숲을 지나는 길


휴휴암을 벗어나면 작은 숲길과 오솔길을 지난다.

소나무숲과 대나무길

남애항

다양한 해양활동의 성지


오늘 지나는 남애항은 양양의 가장 큰 항구인데, 삼척 초곡항과 강릉 심곡항과 더불어 동해의 3대 미항이라고 한다. 예전 영화 "고래사냥"촬영지이기도 하다.


특히 해안선이 길고 아름답다. 해안가로는 빨강, 노랑, 파랑 색색깔 벤치들과 장식물들이 경쾌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양양의 다른 해변들처럼 서핑 가계들도 많았지만, 스쿠버다이빙 리조트가 꽤나 여러 개 있었다. 포구에 정박된 물고기 잡는 배 다양한 해양활동까지 가능한 풍요로운 바다마을이었다.

남애항 인근 아모레 연수원
알록달록 무지개색 남애해수욕장

BTS도 다녀간 주문진


양양에서 강릉 방면으로 도로를 따라 마지막 코스에 접어들었다. 소나무숲을 끼고 도니 한 무리 외국인들이 해변가 버스정류장에서 비 내리는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 찍 기중이다. 가까이서 보니 BTS가 앨범 재킷사진을 찍은 성지 인가보다.


근처를 둘러보니 해변가의 벤치들도 전부 보라색이다. 멀리서 온 손님들인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주변도 여름 전 정비하려는지 온통 데크공사로 어수선했다.

양양을 지나 이제 주문진이다
BTS의 흔적(YOU NEVER WALK ALONE 앨범 쟈켓)

비 오는 해변가 카페는 만석

박이추 바리스타가 들리는 정감 어린 작은 카페


주문진에 도착하니 2시가 되어간다. 유명한 막국수 집에서 든든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나니 빗방울이 이제 소나기처럼 내리기 시작한다. 


경치가 좋은 카페에서 한두 시간 바다멍을 하려 했지만, 비 오는 토요일에 주문진을 찾은 관광객 다수가 해안가 카페에 앉아있다. 처음 가려했던 곳을 피해 허름한 외관의 작은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장은 박이추 바리스타와 인연이 있나 보다. 따뜻한 커피를 받아 들고 바깥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비도 흠뻑 맞고 바람까지 불어 쌀쌀했지만, 비 오고 파도치는 바다를 보고 바람을 맞으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파도치고 비내리는 해안가
주문진 해수욕장 카페 가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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