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회원들
일주일 간 3기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이 되면 한 달간 총 4편의 글을 쓰고 운영자인 나의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 마지막엔 개인이 썼던 글 총 네 편 중 ‘운영자가 보기에’ 좋았던 문장으로 제작된 예쁜 이미지 카드가 업로드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가치를 나는 ‘5만 원’으로 책정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챌린지 형식의 무료 글쓰기 모임도 있으며 ‘책을 내어드립니다’며 홍보하는, 상당히 비싼 금액의 모임도 있다. 내가 운영하는 모임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회원분들이 쓰신 글로 전자책을 만들 수는 있다. 이래 봬도 나는 어엿한 출판사 사장이다. (그러나 출간한 책이 한 권뿐인 그런) 회원분들의 글로 만든 그 책이 잘 판매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책을 썼다’에 만족한다면, 예를 들어 버킷리스트 한 줄 채우는 정도를 위해서라면 이러한 홍보도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수요가 없는 책을 책이라 말할 수 있을까. 회원분들을 향해 섣불리 ‘내가 쓴 글이 책으로 만들어진다고?’따위의 희망 고문을 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무료로 운영하기엔 솔직히 내 품이 많이 들었다. 그건 1기를 운영할 때 바로 체감할 수 있었다. 초반엔 할인가 2만 원으로 운영했다. 직접 해보면서 느꼈다. 아, 5만 원을 받는 게 무리인 금액은 아니다! 생각보다 감정적인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썼고, 이는 충분히 해당 금액만큼의 가치를 발휘했다고 본다.
가끔 홍보 글을 작성하며 ‘참가비’ 부분에서 멈칫할 때가 있다.
-너무 비싸게 책정한 걸까?
-에이, 더 받아도 될 만큼 열심히 한다!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맴도는 동안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 ‘과연 회원분들은 가격만큼의 가치를 얻어가고 있는가!’ 5만 원은 꽤 큰 금액이다. 물론 내가 돈만 받고 튀는 사기꾼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드리고 있는가. 매번 골똘히 생각하는 부분이다.
모집 기간 동안 신청한 분들은 딱 5명. 새로 오신 한 분에 기존의 4분이 더해졌다. 1기 신청자는 21명, 2기는 8명이었다. 획기적인 감소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이름난 작가도, 유명한 글쓰기 코치도 아니었다. ‘글이 너무 재밌어요!’라는 그간의 인터넷상의 반응을 지나치게 믿었던 모양이다. ‘신청자가 너무 많으면 어쩌지’하는 오만한 생각은 2기를 시작하며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3분이라도 등록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으로 변할 때쯤, 신청자는 무려 5명이었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해지는 마법. 회원 수가 많아지면 내 통장은 두둑하지만 그만큼 쏟는 에너지는 상상 이상이다. ‘이걸로 수익화를 기대해선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선 순간부터 마음은 조금씩 평온해졌다. 회원이 8명으로 팍 줄었던 2기 때도 운영은 순조로웠다. 회원 수가 적은 만큼 개개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피드백도 구체적이었다. 수가 너무 많았을 땐 내가 지금 모임의 운영자인가, 과 대표인가 헷갈리기도 했다. 특히 내향형 성격인 나에게 10명 내외의 회원 수는 채팅방에서 소통하기에도 딱 좋았다. 처음엔 아쉬웠지만 이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야심 차게 모임을 시작할 땐 회원들 각자의 이메일 주소를 받았다. 마지막 편지와 이미지 카드를 개인에게 전해드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직접 해보니 이메일을 아직까지 확인하지 않는 분들이 계셨고, 생각처럼 선물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2기부터는 메일 주소를 받지 않았다. 입력하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가입의 장벽이 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핸드폰 번호와 입금자명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질문 하나를 추가했다.
5분의 회원들과 시작하는 글쓰기 모임 ‘나이쓰’ 3기. 채팅방에 모임 안내 글을 작성하고 카페 가입을 설명했다. 이미 과반수의 회원들이 기존의 분들이라 내가 분주하게 해야 할 일이 줄었다. 3기의 글쓰기 대주제는 ‘색깔’. 계절감을 드러내는 주제도 좋지만 때론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이 창의력을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월요일, 3기의 첫 시작이다. 안내 문자를 올릴 땐 ‘오전 10시’에 규칙적으로 올리자고 마음먹었다. 대중없이 아무 때나 쓰는 건 계획적이지 못하다는, 철저히 J 식의 판단에서였다.
[나이쓰 3기 1주 차 글쓰기 안내]
주제 : 먹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의 색깔
이번 주 글쓰기 주제는 ‘먹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의 색깔’이에요. 유난히 눈이 가는 색깔 음식, 그 색만 보면 식욕이 도는 음식, 한 입 먹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맛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색깔이 주는 기분, 기억, 감정에 집중해 보면 더 즐겁게 쓸 수 있을 거예요. 아래는 글 제목 예시예요. 꼭 따라 하지 않아도 되고, 참고만 하세요.
* 예시
“노란 달걀지단을 보면 괜히 마음이 따듯해진다”
“종이팩에 담긴 빨간 딸기 우유 한 모금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분홍색 소시지를 보면 소풍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길게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한 장면, 한 줄, 한 색깔로 시작해도 충분히 아름다운 글이 됩니다.
이번 한 주도, 여러분의 글을 응원할게요!
주제 안내 글을 올리며 맑고 칼칼한 재첩국이 떠올랐다. 그다지 좋아하지도, 심지어 먹어본 기억도 얼마 없으면서 갑자기 그 희뿌옇게 맑은 재첩국이 왜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재첩이 드문드문 보이는 국물, 그리고 그 위에 동동 떠 있는 초록색 부추. 색감이 그려지니 갑자기 입에서 침이 돌았다. 색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3기였다.
*4기 글쓰기 모임을 모집 중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께선 이곳으로 오세요!
https://blog.naver.com/allure_-/224047030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