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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arest Blue Mar 13. 2020

브런치는 왜 아점보다 이른시간에 톡으로 글을 보낼까?

브런치 유저 시나리오


브런치

      

브런치(Brunch)란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식사를 말한다. 아침 식사를 뜻하는 브렉퍼스트(Breakfast)와 점심을 의미하는 런치(Lunch)의 합성어로, 아침 겸 점심을 뜻한다. 하루 중 첫 끼라 아침식사처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가벼운 식단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브런치를 제공하는 식당도 있으며 메뉴는 지역과 가게마다 다르다. 제공 시간은 대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정도까지다. 

브런치 - Daum 백과                                                        


 필자가 학창시절을 보낸 2000년대 중반에는 학교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로 '놀토'라는것이 생긴 것이다. 놀토란 말 그대로 노는 토요일의 준말이었다. 노는 토요일? 그렇다면 놀지 않는 토요일도 있었다는 것인가? 물론이다. 지금은 토요일이 공휴일화 되어 등교와 근무라는것이 꽤나 어색한 존재가 되었지만, 이때 당시에는 주6일 수업과 출근이 일반적이었다. 놀토의 실시는 한국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언제나 '성장과 성과'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한국이 '쉼'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것이 아닐까 싶다. 


놀토는 이렇게 한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놀토가 실시 됨에 따라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있었다. 바로 '브런치 문화'다. 브런치란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 된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아침과 점심식사 중간의 시간대를 이른다. 대개 10시 30분에서 3시 사이에 분위기 있는 카페 등에서의 식사를 의미한다. 브런치 유행에 관련한 2007년쯤의 기사를 보면 한 끼 브런치 식사 비용은 1인 2만 5천원대라고 소개하고 잇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지금에도 브런치 메뉴들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평일 회사 근처에서 오후 업무를 위해 때우는 점심 식사 비용은 아직까지도 6,000원대인것에 비하면 바쁜 현대인들에게 브런치란, 나에게 주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자 사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브런치라는 것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아마도 식사를 하는 시간대와 메뉴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앞서 언급한것과 같이 브런치 시간대는 10시 30분 늦어도 11시 부터 시작이 된다. 그리고 브런치 메뉴는 간단하지만 있어 보이는 메뉴로 평소 소비하는 점심 메뉴와는 차별화 되어야 한다. '있어 보이는' 메뉴가 되기 위해서는 instagrammable 해야한다.  6,000원의 평균 점심 식사 비용보다 4배 가량 더 비싼 브런치 메뉴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점보다 이른 시간, 톡으로 브런치 글이 도착합니다.



브런치는 아점, 즉 Brunch Time 보다 이른 시간에 카카오톡으로 글을 보내고 있다. 지난 12월 말쯤 부터 브런치 계정을 친구 추가해서 글을 받아보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브런치의 글들은 대개 오전 8시쯤 도착한다. 브런치라는 네이밍에 어울리는 마케팅을 해야한다면 당연히 오전 11시쯤 글을 보내야 마땅하다. 그런데 왜 아점 보다 이른 시간일까?



이것은 브런치의 주요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알면 쉽게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브런치의 모든 사용자의 정보를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정보는 접근하기 어려우니 아쉬운대로 필자가 만든 브런치북의 인사이트 리포트를 가져와 보았다. 브런치에서 보여주는 연령대는 10대 부터 60대까지로 요약되어 있다. 주요 독자가 20대 여성, 50대 여성이다. 놀라운것은 10대 독자층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 브런치내에서 글을 읽다보면 간혹 10대 작가님들도 보이긴 하는데, 진정 포노사피엔스 시대인듯 하다. 스마트폰 신인류들은 영상 컨텐츠 소비를 선호한다고 하더니 이렇게 통계로 보니 더욱 와닿는 대목이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생각해 보기로 하고.) 


다시 나의 브런치북의 독자 정보가 모든 브런치 사용자를 대표하는 표본이라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하자면, 20대부터 50대의 인구는 대개 경제활동 인구로 구분이 된다. 그 말인 즉슨 이들은 어느 한 직장에 소속되어 있거나 소속되어 있지 않거나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은 프리랜서의 시대라며 그 인구가 증가하고있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사원으로 일을 하고 있다. 회사원이란 돈을 벌기 위해서 '물리적인'회사에 출퇴근을 하는 존재들이다. 




잡코리아의 좋은일 연구소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간은 출/퇴근길(45.7%)이라고 한다. 그 다음이 26.3%의 잠들기 전 시간대이다. 놀라운 것은 브런치의 시간대가 걸쳐있는 점심시간에는 3.3%밖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개 직장인들에게 용인된 점심시간은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이다. 이 시간대는 점심식사와 휴게 시간이 모두 포함된 시간으로 2시간 정도의 시간이 확보되는 경우라면 식사 외에도 다른 활동을 할 여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경험한 회사들은 모두 1시간의 FM 기준을 지켰다. 업무에 밀려 조금이라도 출발하면 밥집 앞에서 20분 이상 대기를 하고, 15분 정도 걸려서 나온 메뉴를 10분만에 먹어치우고, 커피 한 잔 사서 사무실로 돌아가기도 빠듯한 시간이다. 이와 같이 Brunch Time에 브런치 이용자들은 여유가 없다. 그러니 출/퇴근 시간대에 브런치 글을 톡으로 보내주는것이 좋은 방법인 것이다.





그렇다면 출/퇴근 시간대는 몇시로 생각해야할까? 자율 출근이 도입된 회사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9 to 6를 고수하는 회사들이 많다.  1시간 이상의 출근 시간이 소요 되기 때문에 9시 이전에 사무실에 도착하기 위해선 적어도 오전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는 출발을 해야 한다. 경기-서울 출퇴근을 했었던 기억을 살려보자면, 오전 6시 50분 쯤 일어나서 30분 내외로 출근 준비를 하며 네이버 지도 앱을 켜놓고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한다. 이때는 카톡도 읽을 시간이 거의 없다. 출근 버스를 타고 나서야 조금의 여유가 생기고 눈을 감고 음악을 들으면서 앉아 있거나, 버스 좌석이 꽉차서 앉을수 없는 경우에는 친구들과 카톡을 하거나 인터넷에서 이런 저런 글들을 검색해 보곤 한다. 




이러한 배경들 때문에 브런치는 아점보다 이른 시간에 톡으로 글을 내보내기로 결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브런치에서 글이 오는 시간이 오전 8:00시 정각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마 첨단의 IT 기업 카카오에서 수동으로 글을 내보내는 수고로움을 시행하고 있는걸까...?(궁금하다)




그리고 '아점 보다 이른시간'에 톡으로 글이 도착한다고 했지만, 위의 사진과 같이 변주를 하기도 한다.

2020년 1월 31일에는 글의 주제인 '퇴근'에 맞춰서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인 오후 6시 04분에 글을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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