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꿈이 있다면

하루키 처럼, 임경선 처럼

by 보나


요즘 복직이 다가오니 자꾸 꿈을 꾸게 된다. 밤마다 회사 사람들이 등장해서 나를 괴롭히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판타지 같기도 하고, 스릴러 같기도 한 꿈을 몇 번 꾸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너무 피곤하다. 이 피곤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또다시 생각한다.


'지금 이대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육아휴직을 한 지금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사실 행복하다. 이런 행복을 얼마만에 느끼는가 싶을만큼 말이다. 일하면서도 충분히 행복을 느꼈다 생각했는데, 마음의 여유가 많을 때 느끼는 행복과 여유가 없을 때 느끼는 행복의 차이가 이렇게 큰가 싶다. 워킹맘일 때는 예쁜 문양이 있는 접시에 여러가지 음식을 가득 담고나서 간신히 남는 공간을 통해 행복을 느꼈다면, 지금은 접시 가운데에 맛있는 다과 딱 3개만 올려두고 남은 여백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아이들이 주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남편에게 고마움을 마음껏 표현해 줄 수 있다. 매일 사랑한다 말해줄 수 있고, 매일 고맙다 해줄 수 있다. 매일 안아주고 뽀뽀해 줄 수 있다. 의무감이 아닌, 저절로 우러나온다. 그간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던 걸까. 도대체 그 동안은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 어찌보면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울 거 같았던 일들이 이렇게 큰 행복으로 다가오다니.




지금 이대로 계속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사실, 맞벌이를 하다 일시적 외벌이가 되니 확실히 쪼들린다. 근 몇 개월간 대출도 못 갚고 있고 대출을 갚지 못함은 저축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에 반면 아이들의 교육비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 첫째 아이 방학도 있고, 둘째 아이가 커서 영어 유치원을 보내게 되기도 하면서 가르치고 싶은 것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더 늘어나 버렸다. 외벌이가 되었는데 지출은 더 늘어나는 아이러니함.


이런 아이러니함을 가지고도 나는 지금 이대로 살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러면서 오늘도 치열하게 생각한다.

'지금처럼만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요즘 임경선 작가에게 푹 빠져있다. '태도에 관하여'가 유명해 지기 전에도 그녀의 책들을 읽었고 나와 결이 참 비슷하게 느껴졌고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 그녀는 오전에 카페로 출근해서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을 살고 오후에는 충실한 엄마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얼마나 이상적인 삶인가. 더 나아가서는 하루키처럼 살고 싶었다. 하루키도 하루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 글을 쓰고 더 이상 쓰지 않고 나머지 시간은 달리기도 하고 저녁에는 술도 마시며 논다고 한다. 꿈이지만, 그녀와 그처럼 산다는 삶은 어떤 삶일까. 작가이지만, 매일 성실하게 루틴대로 일정을 지키며 글을 쓰고 산다. 나는 루틴을 지키는 거 하나는 자신이 있는데! 할 수 있을거 같은데! 정해진 대로 하는 걸 잘하는 사람이니까.


그럼 나도 그렇게 살면 되는걸까? 그럼 돈도 벌고 유명해 져서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는걸까?

이루기 어려울 것 같은 꿈을 계속 꾼다. 그리고 계속 생각해 본다.

'지금처럼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역시 이 자리에 앉아 뭐든 쓰는 수밖엔 없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