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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200자 생각

1200자 단상(20250318) - 일탈逸脫

삼강오륜 일탈 리프레시 탈선 사람 인성 됨됨이 신의 군군신신부부자자

by 브레인튜너

일탈은 원래 있어야 하는 곳에서 벗어나는 일을 의미한다.




창작 관련 일을 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해석이 필요할 때 잠시 하던 일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일탈이라 하기도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보통 사람에게 가끔 일탈은 '기분 전환' 등으로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리프레시refresh를 넘어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원래의 영역 또는 본디의 목적이나 길, 사상, 규범, 조직 따위로부터 빠져 벗어난' 처지로 전락한다.


사람은 이 땅에 태어나는 순간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인류가 역사를 기록한 게 불과 5천여 년이다. 가족이 구성되고, 이웃이 모여 사회를 이루어 국가가 생겼다. 사회 전반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성문법이 생겼고, 나름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불문법과 관습법이 전해졌다. 특히 우리 사회는 조선朝鮮시대 5백년 동안 철학자가 다스리던 정신적 유산 때문인지는 몰라도 법보다는 '사람됨'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람됨이라 하면 삼강오륜三綱五倫이다. 아직도 한국 사람의 의식 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듯하다. 내재한 특성을 크게 드러내지 않을 뿐, DNA로 이어지는 정서情緖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삼강오륜은 강상綱常이나 삼강오상三綱五常이라고도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사는 법에 관한 지침이다. 물론 21세기 현 시대에 시대에 뒤처지는 고리타분한 내용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자력으로 회복이 가능한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도리道理이다.


삼강은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이다. 사람 사이에 서로 지켜야 할 법도法道를 강조한다. 오륜五倫은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이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것과 기본적인 윤리를 지키도록 강조한 다섯 가지 의무를 정리했다.


공자孔子에게 제나라 경공이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자,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합니다."(김원중, 『논어』, 글항아리, 2012, 223쪽)


사람은 반드시 이래야 한다고 틀에 가두려는 경직된 사고思考라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인간 상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의信義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생각한다.


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살자.



논어_김원중 교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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