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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Jan 26. 2018

생각머리

#클레멘타인 솔직 에세이


괴롭다.

무엇이 괴롭냐고 물어도 정확하게 답을 할 수 없어 괴롭다.

이런 걸 두고 헛지랄이라고 하나보다.


아니다.

나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언인지 알 수가 없다.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나?


생각해보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

하지만 여기 내가 이렇게 있으니 있다고 결론 낸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관심 있고, 내가 좋아하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뭔지 모르겠다.


왜 모르겠냐면, 남들 사는 대로 살아서 그런다.


나는 옷 살 때도 베스트 추천으로 1위-3위 사이에 있는 걸로 산다.

나는 밥 먹을 때도 남들이 맛있다는 곳으로 간다.

나는 책도 베스트셀러 중에서 고른다.


그러다 보면 내가 그것을 정말 좋아서 한 짓인지, 그냥 남들이 좋다니까 평타 이상이라 좋은 건지, 진짜 좋아서 좋은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것은 이유가 있겠지.


그래도 내가 꼭 그것을 좋아한다는 결론은 아닐 텐데.

남들이 좋아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내 것이 없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알아버렸다.

몰랐다면 좋았을 걸.

몰랐다면 살기 편했을 건데.


알아버려서 세상이 붕 떠버렸다.

누군 잘났고, 누군 멍청하고, 누군 이런 걸 알고, 누군 저런 걸 잘 한다.


나는 어 그러니까 나는

그냥 괴롭다.

이런 상태가 벌써 몇 달째인걸 보면,


뭐지.

나는 이런 괴로움을 좋아하나?

제기랄. 그렇다면 소오름이다.


그래. 안 괴로운 척하고 있는 사람도 사실은 괴로울 테지.

결국 남도 괴로우니까 나도 괜찮아야 한다고?

어유. 이딴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내가 등신이지.


괴롭다.

재밌는 걸 찾고 싶어.

내 이름에는 왜 즐길 '희'자가 들어있는 거야!

젠장. 답답허다.


매번 브런치에 헛소리만 적어재끼니 누가 좋아하겠니?

그 동안 쓴 글들은 다 거짓말인 것 같다.

으악. 몽땅 다시 쓰고 싶다.





스스로 잘라버린 앞머리처럼 생각도 길어지면 자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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