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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심리상담을 대체할 수 있을까

레몬마켓처럼 보이는 심리상담의 영역

by 조현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2621





챗지피티를 과금하여 이용하는 입장에서 어느정도 예상 되었던 일이다.


심리상담사나 정신과전문의나 양성과정이 고비용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니 이용료도 높을 수 밖에 없다.



고비용의 문제는 결국 효율성의 문제로 연결된다. 유사한 결과를 얻는다면 더 낮은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경제적 원리다. 모두가 자동차를 타고 다닐 필요가 없고 누군가는 자전거로 충분한 것이다.



결국 어떤 기준이든 투자대비효과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부분부터 차츰 인간 상담사가 퇴출 될 것이다. 내 예상은 대체는 24시간 긴급심리전화상담 영역이고, 새로 ai상담사가 활용 될 영역은 블랙리스트 내담자를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심리상담사 같은 영역이다.



더불어 기사를 읽는 순간, 문득 경제학의 ‘레몬마켓’ 개념이 떠올랐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좋은 상품이 퇴출되고, 불량품만 남게 되는 시장의 구조. 지금의 심리상담 시장과 닮아 있는 모습이다.



중고차 시장은 레몬마켓의 대표적 사례다. 판매자는 차량의 성능과 문제점을 정확히 알지만, 구매자는 이를 알 수 없다. 이 불균형 속에서 소비자는 평균적인 가격만 제시하고, 결국 양질의 차량은 시장에서 사라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심리상담 시장에서도 상담자는 자신의 전문성과 역량을 알고 있지만, 내담자는 상담을 받기 전까지 그 품질을 판단할 수 없다. 자격이 불분명한 상담자와 윤리적 기준이 부족한 기관들이 활동하는 상황에서, 상담의 품질을 경험 전에 판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는 실력 있는 상담자일수록 정당한 평가를 받기 어렵고, 오히려 마케팅에 능하거나 가격을 낮춘 상담자들이 주목받게 되는 왜곡된 시장이 만들어진다.


내담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상담자를 만나지 못하고, 결국 상담 자체에 대한 불신을 품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심리상담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이며, 그만큼 신뢰와 전문성이 생명이다. 이 시장이 레몬마켓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내담자가 상담자의 자격과 수련 이력, 윤리 기준 등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공공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상담계 내부에서도 윤리 기준 강화와 자율적 품질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상담은 상품이 아니지만, 신뢰를 잃는 순간 상품보다 더 혹독한 시장 논리에 휩쓸릴 수 있다.


심리상담 시장이 레몬마켓의 길로 가지 않기 위해, 이제는 제도와 현장 모두가 응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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