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2

by 조현두

할매는 어렸을 적 옆 마을에서 봇짐 하나 지고선

할배에게 시집왔단다

거친 밭고랑 씩씩하게 매며 하루 그저 열심히 살아 볼 수밖에 없던 시절

학교 선생이 자전거에 태극기 꽂고 다니길래

저 선생 드디어 돌았나 보다 생각했단다


할매가 제일 큰 아빠 품었을 무렵

전쟁이 났다는 소문은 파도처럼 쓸려오고

산 넘어 쿵쾅이며 터지는 곳이 점점 다가올 때

그곳으로 가던 씩씩한 군인들

전부 대가리가 깨져서 피 흘리며 돌아오기에 아 큰일 났다며

겨우 큰 산너머 마을로 도망쳐서 숨었단다


그때 참 힘들었다는

소녀인지 할매인지 모를 목소리가

나뭇잎 그늘을 흔들었다

나뭇잎 참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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