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 바람을 맞으러 가겠습니다

by 조현두

감히 나 꿈꾸어 봅니다

여태 해야지 언젠간 해야지 하고 미루어 왔던 일들

언제쯤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던 일들

하기 위해서 떠나려고 합니다


지금 내리는 이슬비가

그곳에서는 길 잃은 바람이 되어 나를 무자비하게

몰아세울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곳에서

엄마 손을 놓친 아이처럼 마음을 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는 모든 것을 여기에 두고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것을 잠깐 두고

바다 건너 바람을 맞으러 가겠습니다


딱정벌레 등껍질 같이 영롱하게 빛날 푸르른 바다

나를 꽃향기처럼 감쌀 온기

따가운 햇빛으로부터 가려줄 구름을 기대하며

조금 멀리 가겠습니다


그러니 잠깐 여기 나를 두고 가겠습니다

우리가 엉켜있다면

얼마 후에 만날 그 시간

참 반기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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