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고롱고롱

#338

by 조현두

낯선 길에서 만난 낯선 길고양이

내 팔 꼬옥 붙잡아 걷던 사람은

발걸음 우뚝 멈춰세우고는 쭈구려

고양이한테 선한 손 내민다


작은 어깨 더욱 작아보이는 것이

나는 이 사람 이러다

고양이 만큼 작아지는 것이 아닌가

헛웃음 피식 새어나서 웃게 된다


회색 얼룩길고양이

아무것도 없는 텅빈 손에 볼 문지르면

이 사람 고양이한테 사람 말을 건네는데

고양이는 알아들을리가 있나


고양이 고롱고롱 고양이 고롱고롱

고양이 고로로롱 이런 고양이가 고맙다

이 사람 선한 손에

작은 머리 내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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