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by 조현두

오랜 일 용서했다

그는 잘못들 마주할 용기가 없고

자기 실수들 드러낼 자신이 없어

머릴 감춘 꿩 대가리 마냥 침묵하는데


이제는 걸어야지

뛰쳐나온 악다구니를 다그치고

그를 잊어보자고 나를 달래는데

왜 몸은 폭풍 속 은행나무처럼 흔들리나


아아아아아

물에 빠진 돌멩이 같은 줄 알았던 마음

마치 뒷산 자그마한 돌탑처럼 덜그럭 댄다


아아아아아

기억은 모두 잊은 듯했지만

감정엔 유통기한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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