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는 제한된 자원이다. 그러니 당신은 주의를 기울이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지금의 이 자본주의를 '주의 경제'라고 부른다고 한다. 주의를 더 많이 뺏는 자가, 자본 시장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까지 수많은 개인의 주의를 뺏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 수많은 개인(나 포함)은 자꾸만 흩어지는 주의를 어떻게 해서라도 붙잡아두기 위해 역시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 실패한다. 그렇게 주의를 뺏긴 우리는 타인과는 물론 나 자신과도 피상적인 관계를 맺은 채 얕은 깊이의 생각과 감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인내심 있게 하나의 사안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능력.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그 과정에서 돌출되는 수많은 난관들을 지혜롭게 돌파하는 능력. 자기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그 감정의 근원을 파악하는 능력. 타인의 행동을 바라보며 그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는 능력. 세상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타인과 수월히 관계 맺으며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이런 능력들은,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하기에, 지금 이 시대의 우리는 나, 그리고 타인과 더불어 잘 살아가기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우리에게 왜 더 독서가 필요한지 말해준다. "읽기는 주의 깊게 보는 눈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에게 읽기는 또한 타인에게 곁을 내어주는 능력, 그리고 타인의 곁에 다가가는 능력을 길러주기도 한다. "우리는 읽는 과정을 통해 오늘날 숨 가쁜 경쟁의 현실 속에서 길들여진 단기적 이해타산적 사고 습관에서 벗어나 관조와 포용의 우회로로 접어든다." 저자는 이를 돌봄의 읽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핵개인이란 말까지 도래된 이 세상에서 읽기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길 수 있어 좋았다. "읽기는 자신과 주변을 돌보는 눈, 세상을 살피는 눈, 이 모든 것과 더불어 제대로 살 수 있는 눈을 길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