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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잡문

더블린 3일차(5/22)

by 황보름

더블린에 온 이유가 더블린 국제 문학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더블린 국제 문학 축제는 매년 열리고, 축제 중에 더블린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휴남동 서점이 2025년 더블린 문학상 롱리스트에 올라서 나도 초대하지 않았나 싶다.


초대를 받고 처음 든 생각은, 어쩌면 클래어 키건이나 샐리 누니를 볼 수 있을까? 였다.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다고 해서 한국의 모든 작가가 참여하는 건 아닌데도, 그래도 더블린 국제 문학 축제라고 하니 그들이 참여할 것같은 기분. 결과적으론, 아니었지만.



북토크 한 시간 전에 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메리언 스퀘어로 향했다. 작은 공원에서 열리는 문학 축제.

잔디밭에 사람들이 편히 앉아 맥주를 마시거나 얘기를 하는 모습을 보며 대기실로 들어섰고, 오늘 사회를 봐줄 에이미를 만나 인사 나누고 얘기를 했다.

나는 주로 듣고, 윤땡땡 대표님과 에이미가 얘기를 나눈 거지만.


북토크를 할 때마다 긴장을 하긴 하지만, 오늘은 유독 긴장이 됐다.

오랜만에 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 외국이니까.


그래도 북토크가 시작되고나서는 다행히 편안한 기분으로 얘기를 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건, 외국 어디를 나가도 질문은 비슷하다는 것.

어떻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다가 작가가 되었는지에서부터, 소설에서 왜 일 이야기를 하게 된 건지 같은 질문들.

여기에 더해 한국에 대한 궁금증을 나에게 풀기도 한다. 한국은 집단 주의가 강한 나라인데 요즘은 어떤가. 젊은 세대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같은 것.

내가 아는 한에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을 해주다보면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가 하는 말이 이 분들에겐 한국에 대한 강고한 이미지가 될지도 모르기에.

외국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 역시 한국에 대해 공부를 더 해야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북토크가 점점 진행되며 내 긴장도 거의 다 풀렸다. 내가 하는 말에 관객들이 웃어주는 걸 보며 마음을 놓기도 했다.

관객 분들의 질문도 나와 휴남동 책에 대한 호감이 잔뜩 묻어난 것들이어서 대답이 어렵지 않았다.

가끔은 너무 어려운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오늘은 아니어서 다행.


북토크를 무사히 잘 마치고 계속 생각한 건, 이 모든 게 너무 감사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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