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배워야 하는 결정적 이유 18가지
영어를 잘하면 모든 면에서 유리합니다. 이 말이 과장이라고 생각된다면 이렇게 바꿔 이해하셔도 됩니다. '영어를 잘하면 모든 면에서 불리하진 않다.'
영어를 13년 가까이 매일 접한 제 경험담과 주변 고수들에게서 들은 말을 모아 작성했습니다. 약간의 과장은 애교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토막글이니 술술 읽힐 겁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사진은 제가 직접 찍었습니다!)
영어를 잘하면 좋은 점은, 영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관점을 비틀어 읽으시면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를 잘하면 좋은 점'으로 읽고, 두 번 읽을 때는 '영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로 바꿔서 읽어보세요.
그럼 바로 18가지를 알아볼까요?
영어를 잘하면 좋은 점 1-6가지
1.
시간 관리 능력이 생긴다. 영어를 잘 하려면 절대적인 '양'을 채워야 한다. 양은 곧 '시간'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그 시간을 영어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인 영어 고수들은 시간을 잘게 쪼개서 사용한다. 출근 전 15분과 출근길 10분을 영어에 쓰고, 퇴근길 15분과 잠들기 전 10분을 영어에 투자한다. 이렇게 10분 단위로 시간을 '관리'하는 감각이 발달한다. 주말은 일주일 중 유일하게 2~3시간 이상 연속으로 쓸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지니, 영어 학원을 다니거나 긴 호흡으로 공부해야 할 영어 기사를 읽는다. 영어학원에는 학생이 몰리는 성수기가 있다. 1월과 7월이다. 하지만 영어 고수들에게는 따로 성수기가 없다. 사시사철이 성수기이므로.
2.
2세를 바일링구얼(이중언어구사자)로 키울 수 있는 옵션이 생긴다. 최근 배우자 중 한 명은 아이에게 한국어만 쓰고, 다른 한 명은 영어만 쓰는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늘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선 드문 일이 아니며 중학생이 되어 3개 국어 이상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꼭 바일링구얼로 키우지 않더라도 아이가 언제 처음 영어를 접해야 할지, 학원을 다닌다면 어떤 학원이 괜찮은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생긴다. 한국에서 자녀를 위한 영어교육은 중대한 이슈다. 그런 걱정 하나만 덜어도 자식을 키우는 데 큰 위안이 된다.
3.
3번째 언어를 배우는 데 유리하다. 물론 운이 좋게 뿌리가 같은 어족일 경우 훨씬 빨리 배울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절대량이 줄거나 노력을 적게 들여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2번째 언어든, 3번째 언어든 똑같은 시간과 똑같은 노력이 든다. 단, 시행착오는 대폭 줄일 수 있다. 이미 영어를 배울 때 다양한 시도를 해봤기 때문에 '언어를 단기간에 마스터한다'라는 환상 따위는 없다. 충분히 속아봤기 때문에 그런 상술에 휘둘리지 않는다. 기적의 방법은 없고, 나에게 맞는 방법만 있다는 사실을 이미 수차례 경험했다. 그렇게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3번째 언어를 배우게 된다. 당연히 유리할 수밖에.
4.
새로운 것을 배우는 학습 능력이 올라간다. 영어는 아무리 읽어도 모르는 단어가 나오고, 아무리 들어도 안 들리는 단어가 나온다. 매일 영어를 접할 때마다 매일 새로 배우는 셈이다. 하지만 영어 고수들은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그 단어를 피하기보다 어떻게든 내가 쓸 수 있는 영어로 길들이려고 노력한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의 공통점이 바로 이점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덜하고, 모르는 것에 관한 창피함이 덜하며, 평생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다짐이다. 이런 태도를 갖추고 나면, 빅데이터, 코딩, AI 같은 새로운 산업을 배우려는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5.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영어에 겁을 먹고 미국 주식을 피하는 사람이 꽤 있다. 물론 국내에는 미국 기업을 소개한 책이 많이 출간됐다. 하지만 책은 '책 특성상'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다. 투자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내가 투자한 기업의 재무제표를 실적이 나올 때마다 확인하는 것이다. 영어에 겁을 먹으면 이것조차 두려워진다. (돈이 걸려 있기 때문이겠지만.) 물론 재무제표를 확인하는 데 뛰어난 영어실력이 필요하진 않다. 정말 필요 없다. 그러나 영어를 어느 정도 하게 되면, 이런 겁조차 느끼지 못한다.
6.
취미와 영어를 연결할 수 있다. 요리가 취미라면 요리에 관한 무제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요리 잡지, 요리 유튜브 영상, 요리 강의, 요리 블로그, 요리 책 등 영어로 된 자료가 넘쳐난다. 취미에 더 깊게 심취하다가, 취미가 취미로 그치지 않고 부업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시간만 주어지면 뭐부터 할지 모르겠다는 걱정보다 뭐부터 할까?라는 설렘이 생긴다. 그렇게 '취미 부자'가 된다.
영어를 잘하면 좋은 점 7-12가지
7.
자막, 번역, 다른 사람이 옮긴 우리말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물론 자신이 자막을 단 사람보다, 본인이 번역을 단 사람보다 영어를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건 그들도 마찬가지다. 나보다 영어를 뛰어나게 구사한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그러니 영어를 잘하면 내가 답답한 부분을 직접 찾아볼 수 있다.. 모르는 부분을 구글링하거나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안 나오면 평소 알고 지내는 원어민 친구에게 연락하면 된다. 핵심은 누군가에게 기댈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8.
해외여행을 가는데 두려움이 사라진다. 두려움이 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해외여행이 가고 싶어진다. 타국에서 외국인과 소통하는 즐거움과 외국인 가이드와 함께 투어를 하는 설렘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한 여행지 선택지도 넓어진다. 가고 싶은 곳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영어권 국가부터 비영어권 국가까지 경계 없이 다닐 수 있는 든든한 자신감이 생긴다. (보너스로 부모님을 모시고 해외여행을 '자신 있게' 갈 수 있다!)
9.
취업에 유리하다. 물론 일하는 분야에 전문 지식과 기술이 뒷밤침 돼야 한다. 여기에 어학실력까지 갖춰지면 취업에 상당히 유리하다. 문방구 회사를 지원하는 데도 어학 점수가 필요하다는 기사를 봤다. 회사 입장에서도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영어를 잘하는 지원자를 채용할 확률이 높다. 해외 취업을 노릴 수도 있고, 국내에 있는 외국계 회사를 지원할 수도 있다. 사실 언어는 어떤 의미에서 다른 모든 분야를 포용한다. 그러니 유리할 수밖에.
10.
배우는 법을 배운다. (Learn how to learn!) 국내에서 영어를 잘하기까지 '한 가지' 공부 방법만을 고수했을 리가 없다. 여러 시행착오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한 분야를 '파면'서 저절로 노하우를 습득한다. 노하우를 따로 정리하지 않아도 그 감각이 몸에 밴다. 앞으로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겁이 사라진다. 또한 한 분야를 다양한 각도로 접하면서 배움을 최적화한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법, 공부 환경을 설정하는 법 등 배우는 법을 배우게 된다. 물론 배움에 있어 '모티베이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굳이 말로 꺼내지 않아도 감각적으로 알게 된다. 내적이든 외적이든, 이유 없이 무언가를 꾸준히 지속하긴 어려운 일이니까.
11.
한국을 낯설게 볼 수 있다. 괴테는 '외국어를 모르는 자는 모국어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했다.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것은 한국어와 비교할 언어가 생긴다는 뜻이다. 한국어로 이루어진 한국 땅을 영어란 언어로 새롭게 보고 느낄 수 있다. 자동차가 보행자를 보고 멈추지 않을 때는 한국이 미워지다가도, 코로나 위기를 한마음으로 이겨낼 때는 한국만 한 나라가 또 없다고 여긴다. 영어를 잘하면 이런 현상에 더욱 예민해진다. 또한 외신에서 우리나라 이야기를 다루는 기사를 읽으며 일시적으로 한국을 타국화시킬 수 있다.
12.
똑똑한 인상을 준다. 영어 실력과 지능은 상관관계가 있을 순 있지만 인과 관계는 없다. 영어를 잘하게 되면 '스마트'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진 않다. 하지만 그럴 거라는 기분 좋은 오해를 받는다. 신기하게도 그런 오해가 오히려 영어를 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이유로 변한다. 예고 없이 받은 칭찬이라 그런지 더욱 열심히 하게 만든다.
영어를 잘하면 좋은 점 13-18가지
13.
2인분의 삶을 살 수 있다. 우리말로 생각할 때의 자아와 영어로 생각할 때의 자아가 다르다. 당연히 모국어를 사용하는 자아가 더 익숙하고 편하다. 하지만 분명 작은 차이가 있다. 영어 자아는 개방적이고 개인적이고 개성을 추구한다. 한국어 자아는 우리에게 관계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집중하게 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문장을 남겼다. 기존에 존재했던 '내'가 아닌 다른 '나'로 살아보는 유일한 경험은 '다른 언어'를 배워보는 일이 아닐까.
14.
Confidence comes from competence.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 어떤 일을 잘하면 그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영어를 잘 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슬럼프와 지루함을 견뎌야 한다. 하지만 중급 문턱을 넘어서면 대체로 그동안의 안 좋았던 점은 잊어버리고 영어를 향한 겸손함과 자신감만 남는다. 이 자신감은 다른 분야까지 옮겨간다. 기타를 배우건 수영을 익히건, 모두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코딩을 짜든 논문을 쓰든, 시간을 투입하면 이뤄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자신감이 번진다.
15.
검색에 유리하다. 검색은 양(quantity)에서 질(quality)을 찾는 작업이다. 반드시 '양'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정보의 특성 때문이다. 정보의 '질'은 그것을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지금 '손톱깎이'가 필요한데 눈앞에 있는 휘황찬란한 '식칼' 무슨 도움이 될까. 그래서 일단 다양한 종류의 칼을 '검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어로 된 정보가 한강이라면, 영어로 된 정보는 태평양이다. 영어에 능하면 세상을 넓게 볼 뿐만 아니라, 영어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다.
16.
대학 서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굴레에 갇히면 다른 가능성을 포기할 위험이 크다. 나도 영어를 모르기 전까지는 국내 유명 대학밖에 몰랐다. 기껏해야 미국 하버드대와 런던 전경대만 주워들었다. 세상은 넓고 대학은 많다. 돈과 시간이 허락돼야겠지만, 상황에 따라 외국 대학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다. 여기에 영어까지 할 줄 알면 조금 더 과감해진다. 내가 만약 지금 영어 실력으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해외 대학으로 향할 것이다. 사람도 배움도, 두루두루 넓게 사귀고 싶다.
17.
가족과 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때론 귀찮을 때도 있지만 세상에는 영어를 요구하는 일이 꽤 많다. 평생 한두 번은 반드시 영어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때 가까운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조카에게 영어학습에 관한 조언을 아낌없이 할 수 있고, 영어 교육 관련 책과 강의를 추천해 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연인에게 플러스 점수를 딸 수 있다.
18.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생긴다. 영어를 잘 하려면 반드시 영어권 문화를 통과할 수밖에 없다. 언어와 문화는 한 몸이므로, 문화를 쏙 빼고 언어만 배울 순 없다. 그렇게 다른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과정에서 이질적인 '문화'를 맞닥뜨린다. 나이를 묻는 질문이 때론 무례할 수 있다는 물음임을, 밥을 먹었냐는 질문이 때론 생뚱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른 문화를 체험하지 않고선 느끼기 힘들다. 이 차이는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닌, 다양성의 문제다. 다양한 견해와 다양한 색깔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순간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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