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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디자인하다: 포트폴리오가 특별해지는 순간

포트폴리오에 실패를 담는 방법들

by 우디 Jan 09. 2025

목차

1. 실패를 기록하는 용기, 왜 필요할까?
    - Case 1) 예산 삭감으로 중단된 사용자 테스트
    - Case 2) 클라이언트 보안 규정으로 데이터 접근 불가
2. 실패한 프로젝트 ≠ 실패한 디자이너
3. 유의미한 작은 성공의 발견과, 적극적인 스토리텔링
4. 실패 속에서 익어가는 디자이너의 이야기


우디 님! 실패한 프로젝트들도 포트폴리오에 넣을 수 있을까요?

작년부터 디자인 포트폴리오 코칭을 해오며 꾸준히 들어온 이야기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 물음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실무자로 이직을 준비할 때는 실패한 프로젝트를 감추고 싶었으니까요.


완벽한 성공 사례만 장표에 가득해야 멋진 디자이너처럼 보일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팀을 관리해 보고, 또 채용 담당자가 되며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지원자를 만나며 이 생각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실패도 포트폴리오에 넣을 수 있다.

아마 채용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관리자분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디자이너가 하는 많은 시도들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사실을 말이죠. 오히려 너무 과장되게 기록한 성공은 의심을 받게 됩니다. 저 역시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며 마음이 움직였던 때를 돌아보면 흠결 없는 성공을 기록한 것들만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시도들의 대부분이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많은 시도들의 대부분이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어려웠던 상황을 솔직히 서술하고, 시도와 시행착오를 담백하게 담아낸 포트폴리오들은 오래도록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들에는 다음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 비록 프로젝트 자체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시도 사이의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함
- 그 프로젝트가 자신을 어떻게 성장하게 만들었는지 담겨있음


문학에서는 완벽한 주인공 보다, 결점이 있는 주인공이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서사가 훨씬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실패는 갈등과 극복의 원천이며, 때때로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1. 실패를 기록하는 용기,

왜 필요할까?


나열식 성공 포트폴리오는 실제 디자이너의 역량이나 태도, 고민의 깊이를 완벽히 드러내지 못합니다. 반면 실패를 숨기지 않는다는 것은, 디자이너 스스로 자신의 과오와 실수를 인정하고 학습한 과정을 드러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흔적은 곧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구축하는 탄탄한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디자이너들의 모든 프로젝트가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돌발 변수는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측 불가한 지점에서 포트폴리오의 고유성이 생기기도 합니다. 다음은 기억에 남는 실패와 회고, 개선 방향이 담긴 포트폴리오를 떠올리며 최대한 유사하게 구성해 본 두 가지 예시입니다.


포트폴리오에 실제로 담는 형식과 프로세스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Case 1) 예산 삭감으로 중단된 사용자 테스트

기존 기능의 개선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준비했던 대규모 사용자 테스트가 예산 삭감으로 취소됨. 경영진은 최종 검증 없는 상태에서 출시를 요구함.


시도
- 내부 직원 대상의 소규모 테스트로 UI 개선 효과를 점검하고 보완
- 마케팅팀과 협업해 SNS 채널을 통해 클릭당 비용이 저렴한 설문조사로 변경

성과 및 결과
- SNS 설문에서 유료 기능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N% 이상 높음. 내부 테스트에서 긍정적 평가를 확인함
- 하지만 최종 런칭 후 사용자 기능 사용률은 소폭만 상승


회고 및 향후 개선 방향

1) 내부 테스트의 신뢰성 문제: 내부 직원 대상 테스트는 빠르고 접근이 용이했지만, 실제와의 사용 패턴이 다를 수 있음을 실감. 이를 통해 내부 테스트는 초기 피드백을 받는 수준으로 활용하고,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검증의 중요성을 느낌.


2) 테스트의 다각화: 제한된 자원에서도 최대한 다양한 검증 방법을 병행하여, 정성적 데이터와 정량적 데이터를 조화롭게 활용할 계획 수립. 예) SNS 설문 + 사용자 패널 인터뷰 + 간이 A/B 테스트


실패에 꼭 담겨야 할 회고와 향후 개선 방향실패에 꼭 담겨야 할 회고와 향후 개선 방향


Case 2) 클라이언트 보안 규정으로 데이터 접근 불가

개인정보 보호법 및 내부 보안 규정으로 인해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는 상황. 프로젝트 목표였던 사용자 맞춤형 UI/UX 설계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었음.


클라이언트는 보안상 이유로 사용자 클릭 패턴, 로그인 기록 등 정량적 데이터를 제공할 수 없었고, 디자이너는 제한된 정보만으로 가설을 세워야 했음.


시도
- 비슷한 산업의 공개 데이터를 참고해 가상의 페르소나 설정
- 내부 테스트를 통해 특정 행동 시나리오를 설계
- 유사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진행하여 추가적인 정성적 데이터를 확보

성과 및 결과
- 사용자 페르소나의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추천 기능’을 시각적으로 단순화하여 전환율을 N% 향상함. 하지만 최초 설정한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로 남음
- 클라이언트에게 정성적 접근의 시도에 대한 인정을 받음


회고 및 향후 개선 방향

1) 정성적 데이터의 한계: 정성적 접근법은 사용자 행동에 대한 이해를 제공했지만, 서비스 최적화까지 적용에는 한계를 느낌. 특히, 초기 단계에서 매우 유용하지만, 검증 과정에서는 정량적 데이터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다각적 접근이 필요함을 느낌.


2) 보안 규정과의 조기 협의: 프로젝트 초기 보안 규정과 데이터 접근 범위를 더 명확히 정의하고 클라이언트와 협의할 필요성을 느낌. 예상치 못한 제약 사항이 프로젝트 진행 중간에 발견되지 않게 만드는 것의 중요함을 깨달음




2. 실패한 프로젝트 ≠ 실패한 디자이너


위 두 사례처럼 서비스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디자이너의 모든 시도가 실패로 귀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젝트 성패는 다양한 외부 변수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실패 속에서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건져 스토리로 엮을 수 있는 세 가지 방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우회로 전략
프로젝트 목표와 환경이 불안해졌을 때, 어떻게 우회 전략을 만들었는지는 훌륭한 스토리 텔링이 될 수 있습니다. 일정이 앞당겨지고, 데이터 접근이 막히며, 핵심 동료가 갑자기 나갔을 때 어떤 대안을 탐색했는지 떠올려 봅시다.


2) 제한된 리소스에서의 창의성

제한된 환경에서의 작은 승리들도 강력한 메시지를 가집니다. 특히 “데이터가 없어서, 보안상 정보에 접근할 수 없어서, 마케팅 투자가 끊겨서”라는 어려움이 분명했다면, 한계 속에서 어떤 시도를 했는지 떠올려 봅시다.


3) 사용자 이해의 깊이

수치로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사용자 목소리에 기반한 정성적 접근은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진짜 사용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니즈를 어떻게 파악했는지가 잘 드러나도록 구성해 봅시다.



3. 유의미한 작은 성공의 발견과,

적극적인 스토리텔링


지금까지 실패한 프로젝트 속에서 성공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음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런 ‘작은 성공’들은 특히 경험이 적은 디자이너일 때 가치관과 문제대응 능력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실패한 프로젝트 속 작은 성공을 발견하기실패한 프로젝트 속 작은 성공을 발견하기


부분적 성취를 강조                                                             

예컨대, A/B 테스트 10개 중 단 1개라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냈다면, 그 과정을 집중적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시도를 통해 유저의 이탈률을 3%라도 낮추었다면, 혹은 사용자 만족도를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올렸다면 그 자체가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과정 중심의 구성과 결과 해석                                                     

결과가 좋지 않을 때일수록, 어떤 근거로 기획하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디자인이 변형되었는지를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고, 그 결과 무엇을 배웠는지”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만 담을 수 있습니다. 이후 결과해석에는 단순히 “실패했다”는 요약에서 그치지 말고, 그 안에서 시도한 디자인 솔루션과 실험 과정을 소개하면 좋습니다.


실패로부터의 학습 곡선 제시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종료된 이후, 디자이너 스스로 시행착오를 어떻게 복기했는지 보여주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에 진행하는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점을 적용했는지 기록해 봅시다.



나가며: 실패 속에서 익어가는

디자이너의 이야기


실패와 시도가 하나도 담겨있지 않은 포트폴리오는 조화 같은 느낌이 듭니다. 디자이너가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는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어떤 시도를 했는지 알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패담만 가득한 포트폴리오를 권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어려운 환경에서 시도한 디자이너의 고군분투기가 적절히 담겨있다면 그 포트폴리오는 강렬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다음 성공으로 가는 값진 자양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의 실패와 디자이너의 실패를 동일시하지 않기


단순히 ‘잘 해낸’ 결과물만 전시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점점 더 복잡해질 사용자 여정과 보다 더 똑똑해질 고객들 속에서 디자이너는 앞으로 더 도전적인 시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를 피하기는 힘듭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패를 관리하는 태도입니다.


저는 실무자때 잘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실패’까지 멋지게 담을 수 있는 존재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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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자이너를 돕는 디자이너 우디입니다. 이번에 디자인 취업고민을 담은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1,000 디자인 취업 고민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얻은 인사이트

디자인 리더/PO 시절 생생한 채용 담당자 경험

세 곳(신한 커리어업, 구름, 멋쟁이 사자처럼)의 부트캠프 멘토 경험

10,000건 이상의 포트폴리오 검토

200시간 이상의 1:1 코칭

위 시간을 통해 얻은 ‘디자이너 취업 인사이트’를 고스란히 전하겠습니다.



'실패를 디자인하다: 포트폴리오가 특별해지는 순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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