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중심은 가치의 문제가 아닌 퍼센트와 균형 감각의 문제
이제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했습니다'라는 말은 거의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서비스 성장은 사용자에게만 100% 좋은 선택을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각종 전환율
장단기 수익
광고 수익
성장 지표
현실의 서비스는 디자이너에게 언제나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사이 절묘한 균형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요즘 면접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선택이 사용자에게 완전히 좋지는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왜 이 방향을 택했나요?
많은 디자이너가 극단적인 구도로 다음을 생각합니다.
사용자 편 = 선
다크패턴(비즈니스 약간) 편 = 악
하지만 실무에서 그런 상황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100 대 0이 아니라 40 대 60, 혹은 45 대 55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입력 단계가 하나 늘어나면 사용자는 잠시 멈춥니다. 그러나 과정에서 의도가 정제되며 최종 전환율은 오히려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너 광고 노출을 줄이면 경험은 좋아지지만 수익은 바로 줄어듭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건 사용자 경험이 다크패턴인지 아닌지 라는 흑백 논리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를 감수해도 된다고 판단하는 디자이너의 기준입니다. 더 이상 디자이너는 사용성만 수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불편의 정도를 의식적으로 조율해 비즈니스와 사용성의 균형을 맞추는 사람에 가까워졌습니다.
이 UI는 사용자가 실수하기 쉬워 보이는데 왜 이렇게 설계하셨나요?
좋지 못한 답변은 이렇습니다.
비즈니스 요구사항 때문이었습니다.
기획에서 이미 정해진 부분이었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다르게 시작합니다.
이 선택이 사용자에게 완전히 편하지 않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 구간에서는 이탈보다 전환을 더 우선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그 대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치를 추가했습니다.
위와 같은 답변은 세 가지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1. 사용자 불편을 모르고 한 선택이 아니라는 점
2. 비즈니스와 UX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었는지
3. 그럼에도 디자이너로서 완충 장치를 고민했다는 흔적
면접관이 보고 싶은 건 디자이너의 흠결 없는 윤리성이 아닙니다. 현실을 인지한 상태에서의 균형 잡힌 판단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말이죠.
다크패턴은 사용자를 속이려 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선택을 설명할 수 있느냐가 기준입니다. 디자이너가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선택, 기준 없이 밀려간 결정, 사용자의 손해를 인지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결과. 이 세 가지가 겹치면 그때 비로소 다크패턴이 됩니다.
반대로 사용자에게 100% 유리하지 않더라도 왜 그 비율을 선택했는지, 어디까지를 허용 가능하다고 보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끝까지 지키려 했는지가 설명된다면 어떨까요? 그건 분명 현실적 균형을 다룰 줄 아는 디자이너의 판단입니다.
정말 중요한 건 그 숫자를 남이 정하게 두지 않고 스스로 인식하고 말할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합니다.
'다크패턴 vs 사용자, 그 사이에 낀 디자이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