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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물장어 Feb 28. 2021

[시네마 톡] 라스트 레터

이와이 슌지가 우리에게 보내는 마지막 러브레터

러브레터는 내 인생 영화 중 한편이다. 스토리, 화면, 음악 모두가 나의 노스텔지어를 자극했다.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그 여운이 사라지는게 두려워 자주 보지 못하고 잊혀질 것 같을때 쯤 한번씩 꺼내어 보는 영화다. 러브레터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러브레터는 수많은 사람들을 이와이 월드에 빠지게 만들었다. 나 또한 이와이 월드의 시티즌으로서 그의 모든 작품들을 찾아보았다. 내 컴퓨터의 이와이 슌지 폴더에는 화이트와 다크로 그의 작품들이 잘 정렬되어 있다.


영화 라스트 레터는 제목부터 예고편까지 러브레터와 너무 유사해서 나로서는 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실제로 영화는 러브레터와 유사한 플롯을 차용하고 있으며 유사한 장면과 소품들을 곳곳에 삽입했다. 심지어 러브레터의 남녀 주인공도 조연으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러브레터를 계속해서 오마주하면서 기억하고 결국에는 그 기억에서 벗어나려 한다. 


이 작품을 보고 나와 같은 이와이 월드 시티즌에게 러브레터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이와이 슌지에게는 넘어서고 싶은 기억이었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이 슌지는 25년 전의 큰 성공 이후 그 작품을 너무 사랑해서 그 작품의 주위를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던 것 같다. 이와이 슌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낸것만 같다. 영화 러브레터 마지막 장면에 와타나베 히로코가 마지막 편지를 통해 후지이 이츠키에게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돌려주고 자신은 과거의 추억에서 벗어난 것처럼 이와이 슌지는 우리에게 러브레터의 추억을 되돌려 주고 자신은 그 추억에서 벗어났다. 순수한 청년 이와이 슌지는 60을 눈앞에 두고 그렇게 마지막 편지를 우리에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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