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읽기 1년차 때는 쉬운 소설 위주로 보다가 2년차 때부터 전공서 위주로 보고 있습니다.
전공서로 갈아탄 이후부터 날마다 정해진 분량의 전공 원서를 전공자들과 함께 온라인상에서 읽고 과정을 기록합니다.
오늘 전공 원서 스터디 하나를 끝맺음했습니다. 550쪽 가량의 전공서를 1년에 걸쳐 읽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 기록의 일부입니다.
깨알 같아서 잘 안 보이실 것 같은데, 저 포함 네 명이서 날마다 세 쪽씩 읽고 구글 스프레드싯에 다섯 달 동안 기록한 내용입니다.
550쪽의 전공서를 1년 동안 주중에 날마다 세 쪽씩 읽는 게 혼자서 가능한 일일까요? 그게 가능한 사람이라면 아마 뭘 해도 성공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그 정도의 의지력을 지닌 사람이 전체 인구 중에 몇 프로나 될까요? ㅎ
습관 구루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날마다 조금씩 하되 기왕이면 뜻이 맞는 사람들과 같이 하라,입니다.
날마다 조금씩 같이 할 때 위 스프레드싯에서 보시듯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 가능한 일로 변화합니다.
5개월을 목표로 잡고 있는 다른 원서 스터디도 착실히 진행 중입니다.
원서 읽기는 저의 핵심 습관이자 제가 루틴하게 진행하는 많은 습관들의 중심축입니다.
원서 읽기라는 핵심 습관이 있기에 이를 중심으로 삶의 우선순위가 정해집니다.
하루에 전공서를 세 쪽씩 읽는 데는 아무리 길어야 20분 남짓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런 전공 스터디가 세 개이기 때문에 하루 한 시간은 원서를 읽는 데 사용한다는 말입니다.
정해진 분량을 날마다 우직하게 읽는 이 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때로는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갑자기 업무량이 늘어날 때가 있고, 아이 둘이 동시에 감기에 걸려서 평소보다 손이 더 많이 가는 날이 있을 수 있고, 다른 어떤 긴급한 일들이 예상하지 못 한 곳에서 튀어나오기 일쑤입니다.
하루를 48시간으로 늘릴 수는 없기 때문에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중요한 것 중에서도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늘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원서 읽기를 지속한 지 2년을 꽉 채운 지금, 우선순위에 대한 순간순간의 판단이 단순히 언어학습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삶을 정제하는 과정으로 느껴집니다.
정제하다1精製
1.불순물을 제거하여 순수하게 하다2.정성을 들여 정밀하게 만들다
정제하다2整齊
1.격식에 맞고 바르게 하다2.정돈하여 가지런히 하다3.격식에 맞고 바르다
국어 사전에 나와 있는 정제하다의 뜻입니다. 원서 읽기를 위해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하지 않는 것은 불순물을 제거하여 삶을 보다 순도 높게 만드는 것이고, 삶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한다는 뜻에도 부합합니다.
원서를 읽는 것이 즐겁지 않다면 2년을 지속하기란 어려웠을 것입니다.
즐거워서 원서 읽기를 지속하는데, 지속하다 보니 삶이 정제되고, 그렇게 정제된 삶이 나를 더 꿈꾸게 합니다.
꿈이 꿈으로 끝날지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원서 읽기를 통해 무언가를 꿈꿀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좋네요.
날마다 꾸준히 원서를 읽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되는 분은
경험수집잡화점의 하루 15분 원서 읽기 단톡방으로 오세요.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