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나는 너를 내 꿈 속에 불러온 걸까.
꿈속에서_
지나가버린 시간의 문턱 그 어디쯤에서 누구보다 가까웠으나, 어느새 그 문턱 너머의 일상 속에서 사라져버린 누군가를 만나게 될 때가 있다.
꿈에서 깨고 나면, 어쩐지 실제로 만난 기분이 들어서 묘한 그리움과 반가움에 사로잡힌다.
분명히 빽빽한 일상들로 가득한 내 인생의 책장에는 너를 위한 어떠한 틈도 존재하지 않았다.
최근에 슬며시 펼쳐본 과거의 일상 그 어느 페이지에도 너는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마치 오래전부터 그리웠던 이를 만난 것처럼 아련한 기분에 사로잡히고 만다.
어째서 나는 너를 내 꿈 속에 불러온걸까.
혹시 네가 내 꿈 속에 놀러온건 아닐까.
아니면 우리는 서로를 보고 싶어했던걸까.
덤덤하고 잔잔한 일상 속에서 그리워할 누군가를 놓쳐버린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다.
그리움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나는 조금 의문스러운 이 그리움의 정체에 대해 어떠한 의구심도 품지 않는다.
그저 그리움이라 믿고 싶고 잡고 싶고, 이윽고 깨지 않은 꿈결 속 어딘가에서처럼 네가 소중해진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내 일상의 어느 한구석에도 없었던 사람인데, 견딜 수 없이 그리워진다.
참을 수 없이 보고 싶어지고 만다.
아마도 그리 오래가지 않을_
네가 준 짧고도 반가운 파동이 수면 위에 녹아내리듯 그 모습을 감추면, 나는 다시 너를 모르는 사람처럼 잔잔한 일상 속을 지나치듯 걸어갈 것이다. 꿈 속에서조차 너를 만나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는 펼쳐보지 않을 일상의 어느 한 페이지에 네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조차 까맣게 잊은 채.
모든 떨림을 삼켜버린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던 모든 것을 부정하듯이.
_그래도, 반가웠다.
꿈이 아닌 곳에서, 이젠 꿈에서조차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지 모르는 당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