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마케팅 이론 5
뷔페란 곳이 있다. 동일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필자처럼 위소(위가 작은)한 사람들에겐 불리한 곳이다. 최대 효과를 내기엔 위가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 때 유행하던 무제한 고기 뷔페가 사라진 것은 사실 많이 먹는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업주들이 최대효과를 내기 위해 저질의고기를 썼던 것이 원인이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내는 것이 경제원칙이다. 이는 기업이나 경제활동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합리성의 원칙이다.
마케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마케팅 활동에서도 최소 또는 최적의 리소스로 최대의 효과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One-Source Multi-Use가 마케팅에서도 중요한 원칙이다. 모델을 기용하면 다양한 채널에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컨텐츠 하나 잘 만들어서 여러 채널에 노출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광고나 콘텐트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한 사람이 다양한 역할을 해서 One-Man Multi-Use하기를 원한다. 한 때는 I자형 인재를 원했다.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가 되기를 원했다. 이후에 T자형 인재를 원했다. 제너럴하면서도 전문가가 되어주길 원했다. 최근에 U자형 인재를 원한다. 여러 분야에 깊은 인사이트를 가진 인재가 각광받는다.
뿐만 아니라 마케팅을 마케팅에서만 하지 않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고 마케팅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영역들도 마케팅 영역으로 흡수되고 있다. 마케팅 활동을 기획하다 보면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협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마케터라는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한다. 또한 모든 부서에 마케팅적 마인드를 주문하고 있다. 영업부서에서 마케팅적 활동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개발하기도 하고 데이터 분석팀에서 프로모션을 기획해서 테스트 마케팅을 해보기도 하면서 마케터만 마케팅을 한다는 의미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채널만 관리하던 팀들이 채널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상품개발 시에도 마케팅 프로그램이 상품요소 중 하나로 들어가기도 하는 등 기업 내에서 부서간의 협업의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되다 보니 마케팅 결과물의 치적의 분배에 있어서 경쟁이 생기고 오너십에 대한 분쟁이 생기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업무 성격이 모호해져서 서로 프로젝트 책임에 대해 핑퐁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과거처럼 채널이 단순하고 상품이 단순하던 시절에는 각 부서의 역할만 잘 해도 협업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각자의 역할만 잘 수행하면 업무 프로세스가 잘 돌아간다고 판단할 수 있었던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업무자체가 다양해지고 부서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무영역이 허물어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해마다 업무에 따른 부서가 생기고 없어지는 현상들이 생기는 것도 이러한 현상에 기인하다.
과거의 마케터들은 다양한 부서의 일들이 잘 융합되어 굴러갈 수 있도록 하여 한 프로세스가 잘 정리되게 하는 역할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역할을 하다간 책임을 독박 쓰거나 결과물에 대한 보상이 없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부서간 협업이 아닌 경쟁이 발생하는 기 현상이 발생한다. 물론 필요에 따라 협업이 필요하기도 경쟁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기업의 업무 분위기는 책임지지 않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회사원들의 푸념 중에 하나가 아이디어 하나 냈다가 전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는 글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보면 어느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구조의 문제가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로 여겨진다.
마케터에겐 악몽 같은 시대이다. 마케터는 어떤태도와 능력을 갖추어야 살아 남을 것인가? 마케터는 더 이상 단순한 마케팅 프로모션 담당자가 아니다. 분석팀 수준의 데이터 분석력, 상품팀 수준의 상품 이해력, 영업팀 수준의 판매력, 채널팀 수준의 채널활용능력, 지원팀 수준의 리소스 운영능력 등이 요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게다가 과거엔 돈을 쓰는 역할이었다면 최소한 벌지는 않더라도 비용을 절약해주는 역할까지 요구 받고 있다. 거기에 더해 같은 부서원 모두가 경쟁자인 시대이다보니 직급이나 역할에 상관없이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마케터끼리도 경쟁을 해야하는 구조이다.
적재생존이라고 했던가. 마케터의 자질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경쟁이 필요하면 경쟁을, 협업이 필요하면 협업을 해야 살아남는다. 고객과의 수 싸움, 부서간 전투, 기업간 전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