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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Sep 12. 2016

돈이냐 아이디어냐 프로모션 전쟁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마케팅 이론 21

프로모션에 대한 일반적 이야기

마케팅 전체에서 프로모션이라는 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프로모션이란 전략보다는 전술에 가까운 행위인지라 세일즈 프로모션이라는 한정적 영역으로 정의하기도 하고 매출 향상뿐 아니라 매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다양한 활동 전체를 프로모션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어떻게 정의하든지 간에 프로모션이란 고객과 기업이 만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모든 마케팅 활동이 매출 확대를 위한 과정이지만 프로모션은 특히나 매출 확대나 인지 향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다. 마케팅 4P 중 꽃으로 불릴 만큼 화려하기도 하고 눈에 띄는 독특함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프로모션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이 있다. 마케팅 베이스의 지식이나 경험 그리고 성공 스토리가 많은 회사들은 프로모션에 박하지 않다. 정량적인 결과도 중요하지만 정성적인 지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매출로 이어지는 프로모션이 아니라 할지라도 인지도 향상이나 관계 형성, 고객 유인 등을 위한 프로모션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인다. 당연히 프로모션의 다양한 결과들 중 정성적 효과 조사도 진행하고 이를 인정한다. 그리고 지표로 도출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것도 인정하고 발전시키려 한다. 다만 한 가지 문제점은 이런 활동들은 숫자로 보이지 않거나 너무나 많은 구성요소들로 이뤄진 마케팅 활동이다 보니 향후 결과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마케팅 프로모션적 요소들이 정량적 지표들이 부족할 때 브랜딩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딩 관점에서도 정량적 지표를 요구하기 때문에 판매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담당자들은 실행에 대한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존재 이유 즉 실행의 이유를 정량화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재무적 관점의 경영이 이뤄지는 회사에서는 프로모션은 투입 대비 효과가 정확하게 나오는 프로모션만을 프로모션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런 회사들은 주로 브랜딩 활동에는 박한 반면 영업적 세일즈 프로모션에는 상대적으로 후한 경향이 있다. 즉 판매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어 바로 효과가 투영되는 판촉(판매촉진)이라는 협의의 프로모션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런 회사들의 프로모션은 아이디어보다는 돈, 즉 자원의 투입이 어떻게 결과로 나타나는지에 대해 관심을 더 갖는다. 프로모션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준비과정도 어렵고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다양한 기대하지 않았던 변수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고객과의 접점에서 이뤄지는 일들이라 예기치 않는 사건들에 의해 성공 여부가 좌지우지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프로모션의 Big2 아이디어 vs 돈

프로모션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와 돈이다. 채널도 중요하고 환경이나 프로모션에 필요한 장치나 실행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들의 우위에 있는 것이 아이디어와 돈이다. 이 두 가지 중에 우위는 무엇이냐고 한다면 현재는 돈 일지도 모른다. 한때는 아이디어가 마케팅에 매우 중요한 요소였지만 채널이 다양해지고 스케일이 커지는 프로모션의 경향으로 인해 풍성한 자원의 지원이 프로모션을 프로모션답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디어가 없는 프로모션은 매우 빈약하고 성공하기 쉽지 않겠지만 이미 대중화되고 익숙해진 프로모션 기법들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돈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새로 시작하는 작은 기업들이나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자원이 충분하게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부족한 자원을 커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미 성숙된 시장이나 볼륨 있는 시장에서는 주로 대기업들이 전쟁을 치르기 때문에 아이디어보다는 꾸준한 물량이나 프로세스의 정교함이 아이디어의 빈곤을 채워준다. 산업사회가 성숙해지기 전에는 기업들도 아이디어 하나로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성숙된 시장에서는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하는 기업이 나오기 쉽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소비자의 필요에 의해서보다는 공급자의 필요에 의해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아이디어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줄 지속적인 돈의 공급이 어느 정도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때가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여전히 상큼한 아이디어로 시장에 새로 등장하는 다크호스 기업들도 있고 마케팅 영역에서도 신선한 방법으로 고객과 시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는 프로모션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점점 빈도는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더 놀랄만한 것을 찾기가 힘들기도 하고 과거처럼 매스커뮤니케이션 중심에서 타깃 커뮤니케이션으로 시장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선영아 사랑해는 이후 많은 아류 광고를 만들었고 티저 광고계의 스타였다. 출처 :www.adweek.co.kr>

'선영아 사랑해'라는 카피 하나로 일약 스타가 된 회사가 있었다. 마이클럽이다. 2000년 이 광고 카피는 전국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버스와 택시에 도배가 되었고 길거리에도 많은 포스터가 붙었다. 광고비만 50억 정도가 들어갔으나 광고효과가 800억으로 추산되었으니 엄청나게 성공한 캠페인이었다. 이에 대한 평가가 나눠지는데 광고는 성공했으나 회사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과 당시는 광고도 성공했고 회사도 성공했으나 이후 인터넷 환경이나 경쟁환경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서 실패했다는 평이다. 당시 벤처붐의 덕도 보면서 광고 매출이 급등하고 기업가치도 급등했으나 현재는 많은 커뮤니티 중의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이 광고는 프로모션 중에 얼마나 아이디어가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아이디어가 좋은 수많은 프로모션들이 있다. 이런 프로모션들의 한계는 지속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모션의 운명은 돈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뒤를 밀어줄 수 있는 자원이 있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를 계속 발굴할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와 같다.

<교육청에서 아이들이 침대를 가구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컴플레인까지 했던 광고 출처 : acebed.tistory.com>

반면에 지속적인 광고와 프로모션을 통해 1위 기업을 수십 년째 유지해온 회사가 있다. 바로 에이스침대다. 1988년에 등장한 '침대는 과학이다'라는 캠페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에이스침대는 이후로도 끊임없이 광고를 유지해오고 있다. 형제 업체이자 2위 업체인 시몬스는 최근 트렌드 변화의 영향에 따라 한샘에 자리를 내주었으나 여전히 에이스는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좋은 광고를 통해 인지도도 높이고 침대를 가구와 다른 영역으로 포지셔닝하여 고객의 선택을 받아왔다. 이 배경에는 지속적인 광고비 지출이 한몫을 했다. 매년 매출액 대비 15% 수준의 광고비를 집행함으로써 선두기업의 아성을 지키는 전략을 고수했고 이는 수십 년간 유효한 전략이었다. 최근에도 빅스타를 활용한 광고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나 광고만으로 1위를 지키기 어려운 환경이 도래했다. 침대 기술의 상향평준화와 함께 인테리어와 가구의 조화가 더욱 중요해지는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침대만으로 어필하는 것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프로모션의 확대를 할 때가 아니고 전체적인 기업의 사업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프로모션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사업방향 그리고 고 마케팅 전략에 가장 어울리는 프로모션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디어도 중요하고 이를 실행해줄 자원의 투입도 중요하지만 시장과 회사의 움직임과 함께하고 발맞추는 것이 프로모션의 기본이다. 다양한 종류의 프로모션이 있지만 모든 프로모션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광고나 홍보 판촉활동 등 모든 프로모션은 단발적 행사의 개념이 아니라 장기전략에 따른 정교화된 전술 운영으로 취급돼야 한다.

남들이 다 하니까가 아니고 이런 채널이 지금 가장 핫 하니까가 아니고 지금 우리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속성에 가장 맞는 그리고 주요 타깃에 어울리는 프로모션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이 마케터의 숙제다.


프로모션 실행하기

1) 비용 고민하기

기업에서 마케터들이 하는 일은 정해져 있다. 연말이 되면 사업계획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짜고 그에 따른 예산계획을 세우고, 이때 주로 약 20%의 여유를 가지고 예산을 세운다. 대부분 전년대비 10% 정도의 예산 확대를 기대하고 짠다. 하지만 경영지원팀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면 전년대비 10% 줄어든 예산을 받아 든다. 대체적으로 큰 회사들은 이렇듯 실행예산을 정해두고 프로모션도 어떻게 진행할지 대략의 그림이 그려진 상태로 시작한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미 정해진 프로모션을 세부 기획할 때는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채널도 많아지고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빛처럼 빠를 때는 대략 20%의 여유 자원을 제공하거나 기존 프로모션과 더불어 환경과 타깃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무명의 프로모션 비용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거 같다. 그러나 웬만한 큰 회사에서는 그리 않을 것이다. 이럴 때는 그냥 세부 아이디어에서 좋은 것들을 고민하면 된다.

2) 프로세스 및 타임스케줄

비용이 정해지고 프로모션 성격도 정해져 있다면 사실 좀 재미없는 실행 업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재미는 콘텐츠에서 찾길 바란다. 성격이 정해져 있다고 해서 콘텐츠도 이미 정해진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세부 실행을 고민하다 보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재미없는 프로모션도 핫한 프로모션으로 변신도 가능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프로모션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중요하다. 그래서 스케줄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역순으로 타임스케줄을 짜고 프로세스를 고민한다. 이렇게 정리되지 않으면 실행단에서 누락되는 건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프로세스에 맞게 타임 플랜을 짜고 협력할 사람이나 회사 그리고 담당자를 명확하게 해두는 것이 좋다.

3) 아이디어는 언제나 필요하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치고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아이디어는 머리가 많이 모일수록 많이 나온다. 한마디에 한마디가 더해지고 가지가 쳐지다 보면 아이디어는 계속 생겨난다. 아이디어라고 뭐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채널을 세분화하고 어떤 타깃을 메인으로 할 것이며 콘텐츠는 어떤 종류로 할 것인지? 피드백은 어떤 형식으로 받을 건지 등등 이런 세부 프로세스에 너무나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작은 아이디어들이 프로모션의 전체를 받치는 역할을 한다.

4) 프로모션은 디테일이다.

정의 그대로다. 프로모션은 디테일을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성공적 실행이 좌우된다.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체크하는 소심한 마케터 모드가 필요한 때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행사라면 고객에게 고지되는 채널이나 콘텐츠부터 또는 초대장부터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 장소 섭외부터 현장에 들어가는 배너와 무대 또는 안내하는 사람, 무대에 서는 사람 등등 동선부터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변수를 고민해보고 그에 따른 준비를 세세하게 해야 성공하는 프로모션이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사람이 마케터이다. 본인이 이 과정을 다 섭렵하고 머리에 담아두고 체크해 가면서 진행해야 누락되는 부분이 없어진다. 그리고 이런 것을 대행하는 회사의 경우 디테일하게 준비해줄 수 있는 대행사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직접 한다면 수고스럽겠지만 열심히 하는 수밖에.

5)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하자.

프로모션의 목적은 프로모션의 성공적 실행이 아니다. 프로모션이 잘 끝나는 것이 현재에선 가장 중요해 보이겠지만 결국은 이 프로모션이 어떤 영향을 주기 위해 하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고민이 없으면 실행을 위한 실행이 될 뿐이다. 프로모션 리스트가 마케터의 능력이 아니다. 실수 없는 프로모션은 당연한 것이고 이 프로모션이 무엇을 위해 기획되고 실행되었는지 향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결과까지 정확하게 분석해야만 프로모션이 끝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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