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마케팅 이론 20
마케팅 이론서나 인터넷에서 VIP 마케팅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사례가 잘 나오지 않는다. 왜냐면 이런 마케팅은 정보가 잘 공유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마케팅의 대상들은 자신들의 정보가 드러나길 싫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마케팅을 내보여주기도 해야 하는데 그것은 진정 VIP들이 아니라 VIP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VIP 마케팅에 대해 몇 분들이 정의를 해 두고는 있지만 주로 귀족마케팅이라고 하여 고급 제품 위주로 취급하는 회사들이 전개하는 마케팅에 한정한다. VIP 마케팅이 뭐 대단한 과학적 원리나 경영학적 신기법으로 무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상에 따라 그 수위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로 고급화 개별화 차별화되어가고 있다. 이런 VIP 마케팅은 파레토 법칙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80대 20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면 상위 20%가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든가 상위 20% 고객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든가 잘 팔리는 제품의 20%가 매출액의 80%를 차지한다든가 하는 것이다. 뭐 그리 대단한 법칙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최근 트렌드에는 맞지 않는 올드한 얘기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파레토의 법칙은 단순한 경제적 원리를 발견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연의 법칙에 가깝다. 지금 시장에서는 롱테일의 법칙이 더 맞는 얘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상위 1%가 부의 99%를 차지하는 초자본 물질주의에서는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의 법칙은 유효하다.
이 파레토의 법칙에서 나온 마케팅 전략이 선택과 집중이다. 기업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위 고객들에게 더욱 집중하자거나 매출을 많이 올려주는 상위 제품들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하자는 등의 전략이었다. 여기서 나오는 이름들이 있으니 소위 말하는 VIP, 프리미엄, 럭셔리, 하이엔드, 프레스티지, 귀족 마케팅 등이다. 다 비슷해 보이긴 해도 조금씩 다르다. 뭐 그렇게 대단한 차이점이 있다기보다 이름 자체로 차이점을 구별할 수 있다.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받아들이는 고객들은 이름이 뭣이 중헌디다. 그러려니 하면서 챙겨가고 받아가고 서비스받을 뿐이다.
VIP 마케팅
영어로 Very Important Person이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야 매출을 많이 올려주는 고객, 이익을 많이 가져다주는 고객이 VIP겠지만 최근에는 그런 의미도 중요하지만 브랜드를 사랑해주고 기업을 서포트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매우 중요해서 그에 따른 대응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기업들에게 파워블로거나 셀러브리티들이 이제는 매우 중요한 VIP들이라 그들을 위한 별도의 마케팅을 전개하기도 한다. 다만 극히 제한적이다. 이런 사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업의 매출을 대부분 책임지는 상위 고객들에 대한 마케팅을 VIP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VIP 마케팅은 파레토 법칙에 가장 충실한 마케팅이다. 그리고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나 RFM(Regency, Frequency, Monetary)을 통해 고객을 평가하는 기업들이 애용하는 마케팅이다. 즉 회사 매출액에 얼마나 기여해 주느냐에 따라 고객을 구분하는 것에서 나오는 마케팅 기업이다. 주로 유통업이나 금융업 등 B2C 업체에서 많이 사용되는 마케팅이다. 물론 B2B에서도 주요 고객사들을 챙기는 마케팅을 한다면 VIP 마케팅이라 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회사에 기여가 큰 고객들에게 잘해주자는 마케팅이다. 이 마케팅 안에서 프리미엄이라든가 프레스트지, 귀족 마케팅이란 용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 VIP 마케팅을 잘 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게 매출이나 이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뿐만아니라 일부의 고객이 회사 전체 고객의 트렌드를 선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트렌드세터나 셀러브리티들에게 잘못 접근했다가 전체적인 마케팅의 오점이 만들어 질 수 도 있다. 이런 오점이 매스마케팅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고객선정에 있어서도 고민을 많이해야 하는데 단순히 매출액이나 빈도로만 고객을 평가했다가는 실제로 회사의 이익에 기여하는 VIP가 누락될 수도 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때문에라도 이익 기여도 중심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매출액 중심으로 구분하는 게 대부분이다. 실제로 백화점 VIP들을 분석해보면 명품 등 수수료가 낮고 객단가가 높은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일반 고객보다 매출액은 높지만 이익 기여가 낮은 경우도 있으니 VIP 마케팅을 한 가지 기준으로 전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VIP 마케팅을 가장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 곳은 백화점이다. 국내의 모든 주요 백화점 고객은 한우나 한돈처럼 등급이 매겨져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트리니티부터 로열까지 5단계로 VIP를 구분하고 서비스를 차등한다. 현대백화점은 클럽 자스민부터 골드까지 5단계로 롯데 백화점은 MVG 3단계로(애비뉴엘은 별도) 고객을 구분한다. 상세 서비스는 조금씩 다르지만 발레파킹이나 라운지 이용이 메인 서비스라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 참고로 백화점 발렛파킹 스티커는 유통도 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고객과 차량이 등록되고 일치해야만 하기 때문에 거래는 뜸해졌다. 백화점 마케팅만 따로 언급할 일이 있다면 좀 더 상세하게 보도록 하자. VVIP 마케팅이라고 해서 극소수 VIP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기도 하는데 크게 봐서는 VIP 마케팅 범주라고 할 수 있다.
프리미엄 마케팅
프리미엄 마케팅은 VIP 마케팅의 한 종류로 볼 수도 있으나 반대로 VIP들을 위한 마케팅을 총칭한다고 할 수 있기도 하다. 대체로 프리미엄 마케팅이라 함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일반 라인과 프리미엄 라인으로 나뉠 때 프리미엄 마케팅이란 용어가 적절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최근에 제네시스란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브랜드가 나뉘기 전 에쿠스나 제네시스를 위한 마케팅은 프리미엄 마케팅을 일반 대중을 위한 자동차들에는 매스마케팅을 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제품군을 일반 카드와 프리미엄 카드로 나누는데 아예 프리미엄 마케팅 전담 부서를 두기도 한다. 일부 고급 수입차 회사들이 벌이는 마케팅도 프리미엄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럭셔리 마케팅과 일부 겹치기도 하지만 럭셔리 마케팅은 명품회사들의 마케팅을 칭하기도 해서 구분이 명확하지는 않다. 전반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투트랙 전략으로 가는 회사들이 매스마케팅과 프리미엄 마케팅을 구분하는 것으로 보면 무리가 없겠다. 꼭 비싼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만 프리미엄 마케팅을 구사하지는 않는다. 화장품 회사들은 화장품 자체가 억 소리 나게 비싼 건 아니지만 일반 제품군과 프리미엄 제품군을 브랜드로 나누고 소위 매스 브랜드와는 다른 마케팅을 구사한다. 설화수나 후가 이런 브랜드에 속한다.
럭셔리 마케팅
럭셔리 마케팅이나 하이엔드, 귀족마케팅 서로 겹쳐 불러도 큰 무리가 없지만 그 성격은 조금씩 다르다. 럭셔리 마케팅은 주로 명품 제조회사들이 보여주는 전략이다. 명품이 영어로 Luxury Goods다. 제품 자체가 럭셔리로 구분되기 때문에 이 제품들에 대한 마케팅 자체가 럭셔리 마케팅으로 불리기도 한다. 명품이라는 정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 어떤 회사들은 꼭 명품이라 불릴 수 없는 제품이더라도 다른 제품보다 고급화시키고 타깃을 상위계층으로 한정시켜서 전개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프리미엄 마케팅이란 정의가 더 맞겠으나 타깃 자체가 급이 다르다는 의미로 럭셔리 마케팅이라고 한다. 럭셔리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고급이나 사치스러운 이미지를 차용해야 하기 때문에 꼭 VIP들 대상이라고 해서 럭셔리 마케팅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프리미엄이란 단어도 일반 제품보다 좋다는 정의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또한 같이 사용하지는 않는다. 럭셔리라고 할만한 상품들인 하이엔드 요트, 자동차, 오디오, 보석, 시계, 잡화 명품들을 취급하는 회사들이 주로 이런 마케팅에 적합하다. 제품 자체가 고급이고 비싸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케팅 자체가 럭셔리화 된다. Masstige나 Affordable Luxury 등은 럭셔리 마케팅에서 뻗어 나온 마케팅적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로열 마케팅, 노블 마케팅 등등 유사한 이름들이 많이 등장하나 다 거기서 거기다. 부여하는 의미가 좀 다를 뿐이거나 마케팅 콘셉트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VIP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VIP 마케팅은 매스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기업이나 매스마케팅을 주로 했던 마케터들이 시작하기 쉽지 않다. 뭐 그게 얼마나 다르겠냐고 반문한다면 쉽지 않다고 다시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타깃이 다르고 제품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계급이 사려졌다고 하지만 자본주의적 계급은 여전히 건재하다. 봉건적 계급이 자본적 계급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VIP들이 사는 세상은 일반인들이 범접하기 힘든 곳이고 이들의 삶의 행태나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매스적 사고방식으로 접근하는 거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역지사지가 힘들 수밖에 없어 더욱 힘들다.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VIP적 삶을 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하기도 힘들다. 대상 고객들이 대부분 보수적 성향이기 때문에 매우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즉 스토리도 없고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아직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VIP 마케팅은 조금은 올드해 보인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이뤄지는 과정만 그럴 뿐이지 절대 고루하거나 올드패션드한 것은 아니다. VIP들은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지고 있어 새로운 것들을 가지고 접근하기에 의외로 쉽다. 다만 잘 고민해서 접근해야 한다. 아이폰이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때 강남사모님폰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차별화된 것을 찾는 대상들의 특성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만한 여유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터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이를 곡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VIP 마케팅을 해야 하는 마케터라면 기본적으로 3가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1. 고객에 대한 이해
VIP 마케팅이란 기본적으로 고객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똑같은 고객을 차별하느냐라는 말은 20세기가 시작하기 전 얘기다. VIP 마케팅을 위시한 여러 가지 이름의 마케팅들은 기본적으로 자본을 가진 자 즉 돈이 많은 사람이 기업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라고 정의되는 마케팅이다. 그래서 이 고객들이 어떤 성향의 사람들인지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마케팅 전략도 전술도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고객들을 분석하는 시스템에 투자하는 것이다. 2000년 초반 열풍을 일으켰던 CRM이란 용어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부터 국내에서도 VIP들의 성장률이 대폭 높아졌고 럭셔리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다. VIP를 이해하고자 하는 다양한 조사와 분석들도 이뤄졌다.
VIP들은 기본적으로 구매빈도가 높고 구매액 자체가 많다. RFM에서 FM이 더욱 중요하다. 물론 접근 대상을 정할 때 Regency도 중요하지만 FM에 비해서 중요도는 떨어진다. VIP들은 구매력이 높기 때문에 비싼 제품들만 살거라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진 않다. VIP들의 가치와 맞는 제품들에 대해선 지갑을 열지만 그렇지 않은 상품들에 대해선 너그럽지 않다. 이들의 소비 앞에 스토리가 필요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맞아야 한다. 소위 진상이라는 고객들은 스스로 VIP라고 말하는데 진짜 VIP들은 스스로 VIP라고 칭하지 않는다. 그들은 빈정 상하면 조용히 다음번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이해들은 고객들은 다년간 만나봐야 파악되는 성향들이지 단순히 그들의 데모 정보를 분석한다고 나오진 않는다. 그래서 VIP를 대하는 서비스 제공자들은 제품을 많이 안다거나 해서 경력이 쌓이지 않는다.
백화점 신입사원 시절 명절이 되면 선물 배달에 동원되곤 했다. 그만큼 손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마케터에게는 VIP들의 삶을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소위 국내 부유층이 사는 동네들을 돌아다니면서 집안을 문틈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전부이기는 했지만 그들의 삶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운이 좋으면 물건을 옮기러 집안까지 들여다 볼수도 있었다. 이시절쯤 되면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는데 배달을 다니던 백화점 직원앞에 나타난 엄마와 아들이 나누는 대화다. '너 공부안하면 이 아저씨처럼 된다'^^ 나름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회사 다니는데 듣는 사람은 어이가 없었겠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높이만 3미터에 달하는 황동으로 된 문이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저택도 있었고 그 시절 흔치 않던 대리석 바닥 아파트도 볼 수 있었다. 또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장을 보러 간다며 길을 나서는데 입구에는 링컨 리무진과 기사가 대기하는 모습도 목도하였다. 지금이야 물류 프로세스가 바뀌기도 했고 고임금 직원들이 배달보다는 임금 값을 하라며 배송에 내보내지 않지만 화물차에서 라면을 먹으며 선물을 배송하던 때 일들은 이후로 마케터로서 일을 하기에 좋은 경험이었다.
2.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
VIP들은 그냥 돈을 쓰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나 가치관, 배경이나 환경에 맞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위해선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돈을 쉽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지갑을 함부로 열지도 않고 작은 돈도 우습게 여기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고객들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속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여기서 VIP 마케팅의 한계가 나타난다. 이런 마케팅을 기획하거나 실행하는 마케터나 현장에서 세일즈나 응대를 하는 직원들은 VIP들의 삶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그래서 VIP 마케팅은 잘 사는 집 애들이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좀 배우거나 체험해 보면 되지 않느냐 반문해볼 수도 있으나 매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체험지수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고급 승용차를 팔기 위해선 판매사원들도 승용차를 자신이 소유하고 이용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완전 판매에 불과하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교육도 받고 이용도 해보는 시간을 갖겠지만 그 시간만으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VIP들에게 어떤 만족감과 가치를 주는지를 알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다. 기본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스펙부터 시작해서 어떤 환경과 어울리는지 다른 제품들과는 어떤 하모니를 이루는지 끊임없이 연구 분석해야 한다. 또한 VIP들이 다니는 곳에 대한 연구도 해야 한다. 프리미엄 마케터라면 호텔이나 면세점, 백화점, 명품샵 등 주로 VIP들이 이용하는 장소를 이용하는 것에 전혀 부담이 없어야 하고 이를 잘 흡수해야 할 필요도 있다. 꼭 비용을 지불하고 다 이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간접체험이 가능한데 그런 곳에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우면 마케터가 될 수 없다. VIP 마케팅에 성공한 기업으로 회자되는 도요타는 렉서스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 직원들을 미국 LA 인근 라구나 비치 호화 주택에 입주시켰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을 보내 미국 부유층의 삶을 체험하고 분석하게 했다. 이는 제품을 만들거나 팔기 위해서 타깃을 이해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것들과 이용하는 곳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3.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
VIP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이 프로모션에 어떻게 응하게 되었고 어떤 식으로 이용하게 될지 선행연구를 하고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VIP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VIP 프로모션에 노출되어 왔고 초대도 수없이 받아왔다. 그래서 매스마케팅을 하던 프로세스로는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사전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만이 프로모션의 성공을 가져온다. 장소를 멋있게 꾸미고 제품들을 화려하게 장식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갖춰지는 것이 아니다. 동선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프로세스화 해야 한다. 일반적인 매스 프로모션들에 비해 VIP 대상 프로모션이 피곤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예를 들어 VIP 초대회에는 프리미엄 마케터들이 중요하게 배치되는 곳이 있다. 바로 주차 라인이다. 초대되는 차량의 번호를 기억하고 어떤 고객이 들어오는지부터 확인해야 프로모션이 제대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런 일은 알바가 해결해 줄 수 없는 일이다. 모든 프로세스의 디테일을 시나리오로 완성시키고 미리 예행연습을 하고 모든 스태프들은 이 프로세스를 숙지해야 한다. 또한 프로모션 콘셉트가 유지되기 위한 장치들이 준비되어야 하고 이 또한 스태프들이 다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 퇴장 시까지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납되지 않고 심지어 프로모션이 종료된 후 A/S도 확실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이 VIP를 상대해야 하는 프로모션의 프로세스다. 이런 프로모션은 VIP 마케팅의 일면일 뿐이다. 전체 프로세스로 옮겨가 보면 더더욱 많은 디테일이 준비되어야 한다. 일반 브랜드들처럼 광고 한번 하고 메시지 한번 내보냈다고 해서 스토리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VIP 마케팅에 스토리가 필요한 이유다. 스토리가 없는 제품들에 쉽게 문을 열지 않는다. 현대차가 제네시스란 브랜드를 론칭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매체에서 지적하는 것이 대동소이하다. 스토리와 가치를 얘기하고 있다. VIP 마케팅에는 스토리와 가치가 담겨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VIP 마케팅은 종합예술에 가깝다. 국내에 프로모션을 전문으로 하는 많은 기획사들이 존재하지만 VIP 마케팅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여기저기 VIP 마케팅 전문이라고 외치기는 하지만 사실 제대로 진행할 수 있는 곳을 찾기는 힘들다. 결국 마케터가 제대로 된 기획과 콘셉트를 가지고 총지휘를 할 수 있어야 기획사도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리소스의 투입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 프리미엄 마케팅을 하기 위해선 사소한 것에도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한다. 일부 기업 중에 VIP 마케팅을 제대로 하는 곳은 대체로 오너가 진두지휘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명약관화 한대 리소스 투입에 있어서 여유가 생기고 콘셉트이나 프로세스를 직접 챙겨주기 때문이다.
VIP 마케팅을 비판하는 기사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백화점들이 휴관하는 날에 VIP만 불러서 영업한다고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하거나 어떤 제품들은 원가보다 폭리를 취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한다. 이런 VIP 마케팅의 등장으로 이를 위장한 사기도 많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VIP 마케팅은 경제적 원리일 뿐 아니라 자연적 현상이기도 하다. 이익이 있는 곳에 이익을 주는 대상에게 집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만 그것이 상식 이하이거나 편법 탈법 위법일 경우 비판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VIP 마케팅이 일반 고객들이 가져다준 이익을 VIP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대상과 방법이 다를 뿐 기업에게는 다 소중한 고객이기 때문이다. VIP 마케팅이 중요한 이유는 회사의 핵심 타깃이기 때문이다. 핵심타깃이 흔들리면 주변도 같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VIP 마케팅은 돈으로만 해결되지도 않는다. 매우 세련되게 설계하고 실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보기에는 매우 느리고 더이상 할게 더이상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세상은 넓고 VIP도 많고 이들이 경험하는 것들도 많다. VIP 마케팅은 이런 모든 것을 섭렵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라 어렵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첨언하자면 VIP 마케팅을 하는 부서의 임원이나 팀장은 최소한 VIP 정도급은 되어야 한다. 그 세상을 모르는 임원에게 그 세상에서 벌어질 일들을 설명하거나 그 동네의 브랜드를 설명하는 것은 해야할일도 많은 마케터에게 너무나 큰 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