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아빠인가?

모르는 8살 꼬마에게 위안을 받다...

by cloud

바쁜 한주를 마치고 날씨 좋은 토요일

민준이는 바다에 간다는 생각에 들떠있었고 김밥과 과일, 캠핑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우리 가족은 함덕 서우봉으로 출발했다


조용할 줄 알았던 해변은 비치발리볼 대회로 시끌벅적했고 마치 성수기 해수욕장을 방불쾌했다

민준이를 포함한 우리 가족은 양손 가득 짐을 들고 해변으로 향했고 민준이는 바다를 보자마자 짐을 냉동댕이 치고 바다로 달려들었다(수영복은 미리입힘) 아내는 그 뒤를 따랐고 난 그늘막 설치^^;


평화롭고 재밌게 놀다 올 것만 같았던 생각은 나와 아내의 착각이었던가... 그때부터 시작된 민준이의 바다사랑과 욕구불충족에 의한 짜증 폭발 ㅠㅠ


물놀이를 좋아하는 3~5세의 개구쟁이 남아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감하실 듯... 깊은 물에 들어가기, 모래 집어던지기, 오돌오돌 떨면서 파도 맞기, 말은 지지리도 안 듣기 등등


결국 민준이에게 화를 내며 다시 바다에 안온 다하니 울기 시작하는 아들래미... 다행히 배고플 때라 먹을걸로 유인해서 옷 갈아 입히고 먹을 거 다 먹고 인제 잘 꺼 같아 좋아했건만 자긴커녕 2차전을 한바탕 또 치르고 결국 수영복 입고 다시 바다로....

정말 휴식하며 놀러 온 건지 민준이랑 씨름을 하러 온 건지 분간 안 되는....ㅠㅠ


물이 많이 빠진 뒤 중간 백사장에서 아빠와 아들은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맞기며 다시 친밀도를 높여간다

아직 바닷물이차서 오돌오돌 떨기 시작하는 민준이 그래서 백사장에서 모래놀이하자고 하니 순순히 따라 나온다(오~ 웬일)


모래놀이를 하고 있는데 여행객인지 할머니 한분과 5세, 8세 가량된 아이들이 주변으로 다가왔다. 할머님이 "아들이 아빠랑 똑같아요" 라는 말로 시작해 제주 얘기 등을 하고 있는데...


내가 모래로 민준이 다리 위에 모래무덤을 만들고 있을 때쯤 8살 남자 아이가 하는 말....


와 좋은 아빠다


정령 나한테 한 말인가?? 그때부터 내 기분은 급상승과 동시에 괜히 민준이를 좀 더 이해해주지 못한 게 후회스럽기까지 했고.... 요즘 회사일로 평일에는 아침밖에 얼굴을 보지 못하는 민준이에게 미얀한 마음과 좀 더 좋은 아빠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