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만 해도 행사를 참 열심히 다녔는데 어느 순간 덧없게 느껴지고 옆에서 남편은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걸 뭣하러 가니? 라고 핀잔을 줘서 잘 다니지 않게 되었다. 간다고 해도 후기를 쓸 정도로 감응받은 게 없어서 쓰지 않았는데 2018년 여기컨은 정말 재밌었다. 힙스터 행사 같았음..
여기컨은 여성기획자컨퍼런스의 준말이다. 공식 홈페이지는 이곳이고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참고하면 된다. 처음에는 내가 기획자가 아닌데 갈 필요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동행인이 그래도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결제했다. 결과는 대만족!! 근래 갔던 컨퍼런스 중 가장 만족했다. 기획자를 일잘러로 치환해도 되는 내용들이었다.
행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잘 기획된 행사라는 것이 잘 느껴졌다. 서울숲역에서 내리면 행사장으로 가는 길목에 전단지가 붙어 있어 찾아가기도 쉬웠고, 나눠주는 목걸이 뒷면에 스케쥴이 인쇄되어 있어 프로그램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언제 진행되는지 확인하기 쉬웠다.(아쉬운 점이 있다면 행사 장소 상세가 나와 있지 않아 1층인지 2층인지 찾아다녔다.) 전체적으로 실용적이면서 아름다운 디자인이 매우 내 취향이었다. 굿즈팩도 엄청 취향이었다. 팔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에 남는 세션에 대해 몇 가지만 정리해봤다.
1. 이수지님 발표 : 스타트업 기획자의 월화수목금
예전에 라마마 서비스를 디벨롭하는 과정에 대해 쓴 글을 읽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발표도 재밌었다. 서비스를 만드는 마인드나 일 하는 태도 모두 배울 점이 많았다. 발표 들으면서 사진을 자주 찍는 사람이 아닌데도 계속 사진을 찍게 되었다. 발표를 들으면서 나는 어떻게 했지? 하고 자꾸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마지막에 공유해주신 장표(참고한 도서)를 보니 나도 읽은 책이 훨씬 많았는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배운 것을 바로바로 활용하는 태도에서 기인하는 거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전환율을 더 올려야 할 것 같음..(ㅠㅠ)
2. 여성기획자 컨퍼런스 : 제2회 여기컨, 행사 기획부터 실행까지
왜 기획했고 어떻게 기획했고 어떻게 디자인했는지에 대해 잘 나와서 좋았다. 왜 '기획자' 컨퍼런스일까 궁금했었는데 IT에서는 개발자 컨퍼런스 중심이라 기획자는 소수자 성향이 있다라는 장표를 보고 납득되었다. 여기컨 디자인 과정에 대해서도 나왔는데 나는 디자인을 내가 잘 모르는 미지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두 분의 디자이너가 어떻게 협력했고 그래서 어떤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었다.
3.meetgo : 모두를 위한 이벤트 플랫폼 '믿고 가는 밋고' 오픈 뒷이야기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서비스를 실제 서비스로까지 운영하고 있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가 완전 제3자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실제 서비스가 되려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다.
행사 기획하신 분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녀온 나도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