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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별 Jan 14. 2019

이런 거 궁금한 사람 적어도 한 명은 있겠지

일본 출판만화 역대 발행 부수 데이터 파헤치기

왜 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갑자기 일본 출판만화 시장 데이터에 꽂혀서 잠깐 정리해봤다. 만화 데이터면 다 궁금했는데 데이터 제일 찾기 쉬운 게 이거였다. 그냥 데이터 모아서 집계한 수준이긴 하지만 덕후라면 재밌게 볼 데이터 같아서. 재밌게 보신 분은 알려주세요!(..)


만화 역대 발행 부수 순위. 크롬 번역으로 깔끔하게 볼 수 있다.


데이터는 여기서 얻었다. 만화전권닷컴이라고 되어 있는데, 내가 데이터를 모을 당시는 2018년 12월 초중반이라 지금과 데이터가 약간 상이하게 나온다. 크롤링을 할까 했지만 1페이지밖에 안 되는데 뭣하러 크롤링하나 싶어서 Listly 크롬 익스텐션으로 긁었다. 처음에는 크롬 번역으로 띄워놓고 긁었더니 제대로 안 되어서 원어로 띄워놓으니 한 방에 해결.


크롤링 할 양이 많지 않다면 listly 정말 쓸만하다. 짱~! 이미지는 url로 긁어줌


막상 저 데이터를 모으니 추가로 알고 싶은 게 생겨서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수집했다. 처음에는 몇 개 안 되니까 프로그램 쓰고 정 안 되면 수동으로 하지 뭐 이랬는데 막상 146행 정도의 로우를 일일히 채우려니 귀찮아져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SKY 캐슬도 봄)


최종적으로 모은 데이터셋 146부이며,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rank(역대 발행 부수 rank)

2. sales : 역대 총발행 권수

3. thumbnail url

5. title(일본어)

6. title_kor(정식 발행된 경우 국내 정발본 명으로, 없는 경우 내 맘대로 해석)

7. volume(시리즈 구성 권수)

8. comic_artist (만화가)

9. publish_year(1화 연재 연도)

10. round_down_year(9를 10년단위로 그룹핑)

11. 코믹스 판매 규모(1화 연재 연도 당시 일본 출판만화 시장 규모. 억엔 단위)

12. 보정값(가장 출판규모가 컸을 당시의 규모를 분자로 하여 계산한 값. 출판 시장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시장 규모라는 가설 하에 계산해보려고 넣음)

13. 보정값 적용 : 10번 * sales

14. magazine : 1화 당시의 연재처

15. genre : 위키피디아에 기재된 장르

16. 1권당 판매 부수 : sales/volume


만화전권닷컴에 없는 데이터는 전부 내가 위키 같은 곳에서 긁어온 거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데이터를 모은 후에는 Tableau로 시각화해보았다.  그냥 빠르게 데이터 형태를 보고 싶으면 Tableau가 편하다고 생각한다. 엑셀처럼 피봇해야 할 필요도 없고 코딩할 필요도 없다..


나는 이 데이터를 1. 발행 부수, 2. 장르, 3. 매거진 이 세 개의 초점으로 나누어서 살펴보았다.


1. 발행 부수

1.1 누적 발행 부수

본격 해적왕의 위엄..

이걸 시작하면서 남편에게도 물어보고 회사 내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게 1위인 것 같냐고 물어봤었는데 의외로 정답을 맞춘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나는 원피스가 많이 팔렸을 거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2위와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줄 줄 몰랐다. 2위는 코난과 고르고 13이라는 만화인데 고르고 13은 발행 부수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낮은 것 같다.(나도 모름) 최근 만화라고 할 수 있는 진격의 거인은 19위이며 원피스 발행 부수의 19%에 해당한다.


1.2 연도별 발행 부수

비교도 안 될 정도로 1990년대에 치우쳐 있다. 가장 많이 상승한 시기는 1980년대로 이때 출판만화 붐이 시작해서 90년도에 정점을 찍었다. 그 이후로는 아주 빠르게 쇠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대 합산의 경우 1950년대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물론 이 숫자는 단행본만 집계한 내역 같아서 이북 시장까지 고려하면 상황이 또 다를 것이다.


1.3 1권당 발행 부수

터치 명작 ㅇㅈ합니다. 나는 러프가 더 좋지만

만화는 시리즈를 구성하는 권수가 있기 때문에 집계해본 항목이다.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가 가장 많이 팔렸고, 그 다음은 철완 아톰이 차지하였다. 원피스는 워낙 단행본 수가 많고 아직도 연재 중이다보니 순위가 내려갔다. 단행본 권수가 적은 편에 속하는 슬램덩크나 데스노트도 상위에 있다.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 확인해 보니 미유키나 H2도 상위권에 있었다.. (..) 아다치 미츠루는 대단하다.


1.4 작가별 순위 내 단행본 수

순위 내에 작가들이 몇 번 등장하는지를 집계해 본 것이다. 한 작품만 순위에 올린 경우 1번, 두 작품을 순위에 올린 경우 2번으로 센다. 아다치 미츠루나 다카하시 루미코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우라사와 나오키였다.

20세기 소년(+21세기 소년), 야와라!, MONSTER, Happy!, 마스터 키튼 이렇게 5종류였다. 대부분의 작가가 1개의 작품만 이름을 올린 것을 생각하면 우라사와 나오키가 히트를 정말 여러 번 치긴 했다.


1.5 보정값 적용 시 랭크와 기존 랭크 비교

출판 만화 시장은 점점 작아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시장 규모가 작아지지 않았더라면 하는 시대적 보정을 해본 것이다. 복잡한 계산을 한 건 아니고, round_down_year에 해당하는 출판 규모를 코믹스 판매 규모에 입력하고 가장 규모가 컸을 때 / round_down_year에 해당하는 코믹스 판매 규모를 비율로 계산해 원래 값인 sales와 곱한 것이다. 자료가 없는 90년대 이전은 보정값을 주지 않았다. 90년대 이후에만 보정값 계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90년대 이후 만화의 순위가 올라가는 현상을 보인다. 제대로 하려면 1940년대 규모부터 필요하기 때문에 이건 그냥 재미 삼아 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참고한 자료. 일본 출판 문화 통계 사이트에서 주웠다.

2. 장르

2.1 1권당 장르 메타 정보 보유 분포

위키에서 열심히 장르를 복붙하긴 했는데 위키라는 게 사용자가 작성하는 거다 보니 팬이 열심히 작성한 만화는 장르가 많고 어떤 만화는 장르 정보가 적었다. 만화 하나 당 보유한 장르 정부 개수 분포는 2개가 가장 많았는데 1개만 기재된 경우도 꽤 많고 소수의 만화는 장르가 4개 이상 기재되어 있어 이것도 재미 삼아 보면 될 것 같다.


2.2 인기 장르 순위

전체적으로는 소년 만화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그, 학원물, 액션 등 소년지(이런 구분이 그다지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만 억지로 나눈다면)가 주로 다루고 있는 장르들이다. 이걸 집계하면서 데이터가 좀 더 정확하면 좋겠다고 느꼈는데 장르는 소재, 배경, 연령대, 주제로 구성될 텐데 어떤 만화는 소년 만화라고만 적혀 있고 소재나 배경, 주제에 대한 명시가 없다보니 소년만화가 제일 압도적으로 많이 나온 것 같다.


2.3 인기 장르의 역사


시대별로 유행을 하는 장르가 있는지 궁금해서 집계해본 것이다. 소년 만화는 연대와 상관 없이 꾸준히 많다. 실제로도 많았을 것 같고 데이터의 편향성도 있을 것이다. 이 데이터가 정확하진 않겠지만 만약 맞다고 가정한다면 SF가 꽤 오래전부터 등장하고 꾸준히 나온다는 게 나는 재밌었다. 배틀만화가 1980년대에 들어서야 나타난다는 것도 흥미롭다.


3. 매거진

3.1 전체 매거진 성적

일본의 출판만화 시장은 매거진을 토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잡은 항목이다.

원피스의 연재처인 소년 점프 답게 2위인 선데이와 엄청난 격차를 벌리고 있다. 거의 선데이의 3배를 넘는다. 주간 점프는 어쨌든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기억에 남는 최근의 간판 작품(암살 교실, 식극의 소마, 바쿠만 등)가 있는데 선데이의 경우 가장 최근 작품이 은수저(2011) 하나로 과거의 명예에 아직 많이 기대고 있는 듯하다. 주요 작가 수도 점프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어차피 압도적으로 소년 점프가 1위긴 하지만 연도별로도 나눠봤다.


3.2 연도별 매거진 성적

sales에서 매거진별로 합산했을 때 top10에 해당하는 매거진만 골라내어 연도별로 뿌렸다. 거의 출판 만화의 현상황은 소년 점프와 유사한 추세로 움직이고 있다. 2010년에는 선데이보다 주간 소년 매거진과 주간 소년 챔피언의 성적이 더 좋아보인다. 해당하는 작품은 각각 주간 소년 매거진은 <일곱 개의 대죄>, 주간 소년 챔피언은 <겁쟁이 페달>, 선데이는 <은수저>였다.


3.3. 매거진별 장르 집계

매거진끼리 정량적으로 성향을 비교하기엔 데이터가 적다

매거진마다 성향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집계해본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데이터가 너무 적기 때문에 비교한다기보다는 (ex. A가 B보다 얼마나 개그 성향이 높다) 매거진의 대표적 성향이 이렇다고만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소년 점프가 가장 데이터가 많은데 소년만화라는 장르를 보통 명사라고 치면 개그, 학원물을 주로 다루는 매거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으로 데이터가 많은 편인 선데이는 개그, 판타지의 수치가 많게 드러났다.


이렇게 대략적으로 재미 삼아 일본 출판만화 역대 발행 부수 데이터를 살펴봤다. 출판만화의 흥망성쇠와 작가의 세일즈력, 매거진 비중을 실제로 확인해보니 꽤 재미있었다. 이게 정말 별 거 아니라 슥 긁기만 해서 Tableau 올리고 돌리기만 한 거라 쓸까 말까 했는데 적어도 나는 재밌있어서 만족! 개운하다.


작업은 Tableau Public에서 해서 업로드 하였다. 주소는 아래에!

https://public.tableau.com/profile/.15554552#!/vizhome/2018_12_0/sheet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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