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한별 Aug 13. 2019

지속 가능한 작은 모임 꾸려나가기

주. 현재 이 모임은 참여자를 더이상 받지 않음을 알립니다.


4월 말부터 작은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막상 해보니 나에게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모임을 어디에선가 이미 많이 하고 있겠지만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글을 적는다. 동네 친구를 만드는 것처럼, 자주 가는 펍에 클럽을 만드는 것처럼 종사하는 업계내에 동료를 만드는 작은 모임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모임은 구체적인 주제나 기한을 정한 스터디 모임이 아니라 꾸준히 본인이 배운 것과 과정을 공유하고, IT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 현황, 뉴스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한마디로 통칭 '열심히 살아보세 모임'. 일본에서 들은 라이트닝 발표 중 '골든 위크 기간에 친한 사람들끼리 온천에 가서 앱을 만든다'는 내용이 영향을 많이 줬다. 정말 힙하다(..),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주제를 정하지 않은 이유는 일단 나부터가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자서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하기 싫은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마치 혼자 마라톤을 하는 기분이었다. 완주한다 해도 혼자 축하하고 끝. 완주 못해도 혼자만의 찜찜함으로 남는다. 이어달리기 식은 아니어도 서로가 서로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만 해줘도 훨씬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나중에 온천 가서 앱 만들 수 있나 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온천에 보내주십시오


모임을 해보면서 느낀 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자유로운 의견 나누기의 장점이다.

참가인 성향상 반응을 잘해주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인지 몰라도 내가 공유하는 뉴스에 저마다 의견을 달아줘서 그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히 진행되는데 이게 꽤 재밌다. 사람들이 점차 자유롭게 기사를 올리고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다른 직군 사람들은 이런 관심사를 갖고 있구나 알게 된 것도 재밌었다.


이런 식으로 의견 공유를 함


원래 의도였던 TIL, WIL도 잘 진행되고 있다. 아무래도 남들이 계속 올리다보니 하나라도 올릴 거리를 만들까 하고 움직이게 된다. 남의 TIL, WIL을 읽는 것도 꽤 재밌다. 종종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스레드로 물어보기도 했는데 이것도 다른 직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TIL을 올리면 사람들이 응원 이모지를 붙여주는 것도 귀엽다. 좀 더 할 마음이 생기게 하려고 slackbot에 휴리스틱 반응 메시지도 추가했다. 


이모지 붙이는 재미에 하는 것 같음. 책 읽은 사람에게는 북북 할아범 붙여줌


그리고 몇 번의 오프라인 모임을 준비해본 것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스터디는 잘 참여하지 않는 유형의 사람이라 모임 준비나 행사 준비는 문외한이었다. 직접 모임을 준비해보니 행사 준비란 소규모여도 챙길 것이 많았다. 막연히 머리로는 이런 게 필요하겠지 상상만 하다가 실제로 해보니 빼먹은 것들도 있었다. 아쉬웠던 점을 다음 모임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는데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아서 즐거웠다. 제품이든 뭐든 개선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꿀잼인 듯.


내가 신경 썼던 부분은 오프라인 모임 전에 아래와 같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었다. 장소와 일시, 비용은 물론이고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참가자에 대한 정보(모모씨는 현재 기획자이고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고 요즘 고민은 커리어이다)도 같이 제공하여 대략 이번 모임에서는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겠구나, 자유시간엔 이 사람과는 어떤 이야기를 해야지 라고 생각할 수 있게 했다. Glisser 라는 툴도 활용해봤는데 손 들고 질문하는 것보다 수월하게 질문이 나오고, 질문 내역이 남는 것도 유효한 접근이었다.


모바일 청첩장 같은 느낌으로 언제라도 찾아볼 수 있게 정보를 정리했다
모임 컨셉에 따라 직군 분포만 제공하기도 하고 참여자의 직군, 관심사를 다 제공하기도 했음


아직 참여한지 몇 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게는 모두 신선한 경험이었다. 이래서 모임을 하는구나(..) 라는 걸 3n살에 깨달음. 회사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 외에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있다는 걸 배우게 되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모임에 참여하고 싶고 이런 류의 모임이 더 많이 생기고, 노하우가 공유되어 좀 더 나은 지속가능한 소모임 만들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우민의 식판에는 오징어가 정말 자주 나오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