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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나침반

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9)

by 운상

고장 난 나침반(9)

오늘날 정치가 이렇게 밑바닥까지 온 이유는, 제도 개혁시민참여 확대나라의 구조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해결하지 못한 이유가 있지만,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고 국민의 행복과 이익,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善과 義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걸맞은 인재를 등용하지 않아서라고 판단한다.


오직 당을 위해 필요한 인재를 등용하여, 대치되는 정국을 이루어 왔기 때문에 이런 낡고 부패한 정치 문화가 반복되어 온 것이라 여겨진다.


국민들을 잘 따르게 하는 길은, 정직하고 마음이 곧은 인재를 등용하여, 어리석은 사람들보다 위에 앉게 하면, 국민들은 복종하고 따르게 된다. 반대로 어리석은 사람을 등용하여, 정직하고 마음이 곧은 인재 위에 앉게 하면, 국민들은 복종하지 않고 따르지 않게 된다.


이는 쉬운 것 같으나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말은 리더가 현명하고 지혜로우면 물이 아래로 흐르듯이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법령을 만들어 실시할 때는 먼저 가장 윗사람을 대상으로 적용해야 하며, 그 다음으로 아랫사람을 대상으로 적용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먼저 존귀한 사람을 대상으로 적용해야, 법이 바로 설 수 있고, 처벌을 받은 사람이 그것을 공정한 처벌로 여겨 탓하지 않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윗사람은 그냥 놔두고 아랫사람을 대상으로 가지치기만 한다 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을 가볍게 처벌하여 일반 국민들과 차별화한다면, 국민들은 불공정한 처벌에 불만을 가지게 되어,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법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된다.


나라가 법을 적용하여 처리함에 공정하지 못한 일이 지속된다면, 그런 나라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는 우를 범하게 될 수 있음을 역사적인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상앙과 한비자는 엄한 형벌로 관리와 백성들을 다스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들은 형벌을 실시할 때, 신분이 높은 왕의 친척과 조정의 대신들에게 먼저 적용했으며, 다음에 하급 관리와 백성들에게 적용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법 집행이 공정했을 뿐만 아니라 형벌을 두려워하게 되어, 함부로 죄를 범하는 일이 없게 되었다.

특히 상앙은 진(秦) 나라 효공(孝公)에 의해 변법( 變法)의 책임자로 임명되어 정사를 맡아보게 되었다. 법령은 지극히 엄격해지고 공평무사하게 진행되었다. 아무리 권력 있는 자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가차 없이 처벌하였고, 심지어 가까운 왕족이나 근친들에게도 온정을 베풀지 않았다.


군대는 강해지고 제후들은 상앙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법은 모든 백성에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공평하게 시행되었다.


이렇게 하여 상앙 變法(변법)이 시행한 지 10년 만에 진나라는 법치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면서 빠르게 강대국으로 성장했으며, 상앙이 죽은 후에도 그의 법은 그대로 시행되었고, 진나라는 계속 발전을 거듭하여 마침내 약 100년 후에 중국 최초로 6국을 평정하고 천하를 통일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위 상앙의 예를 든 이유는,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법 집행을 해 왔는지 반추해 보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법을 집행하면서 공정한 집행을 해 왔는지·간혹 윗사람은 놔두고 가지치기만 해 오거나 차별화된 집행을 해오지는 않았는지·정의에 반하는 처분을 하지는 않았는지를 관련 책임자들은 되돌아보고, 깊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지금부터라도 국민 모두의 입장을 헤아리고 수긍할 수 있는 조치를 행하여, 공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짐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법이 올바르게 집행되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사기범들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리 만큼 엄중한 처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사기범들은 국민의 정서를 병들게 하고 나라 전반에 걸쳐 신뢰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함으로써, 나라의 선량한 흐름을 방해하여 불신풍조가 만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위공직자들은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엄중하게 처벌하여 기존의 관습을 완전히 타파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엄중한 처벌을 함으로써 국민들의 본보기가 되어,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법 앞에 모든 국민이 공정한 처벌을 기대할 수 있게 되어, 법치국가로서 면모도 갖추어지고 삶의 질도 한 층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제나라 정치가이며 재상을 지낸 안영(晏嬰)은 이렇게 말했다. 정의에 비추어 일을 도모하면 반드시 소득이 있을 것이고, 인애(仁愛:어질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에 근거해서 일을 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정의와 인애를 어기면서 행동한 사람이,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이제껏 들어 본 적이 없다.


이 말은 정의에 어긋나는 조치를 하고, 선량하지 못한 일을 꾀하는 자는 그 순간은 이익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事必歸正(사필귀정: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감)이 되어 시간이 흐른 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다는 말이다,


즉 그 행위에 해당하는 인과응보를 피할 수 없다는 말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니 특히 나라의 고위공직자를 포함하여 국가의 질서를 바로잡는 법의 판결이나 집행을 다루는 자들은 오직 국민의 행복과 이익, 나라의 안위를 위해서는 義를 향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義는 사람들이 가야 할 바른길이기 때문이다.


정치라는 것은 바르게 하는 것이니, 바른 것으로 이끌면, 누가 감히 따르지 않겠는가? 예를 들면, 나침반이 항상 북쪽을 가리키기 때문에 항공기나 선박 등의 항로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유용한 기구이다. 하지만, 여행이나 등산 혹은 새로운 환경에서 지리적 위치를 찾고자 할 때 필요한 기구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라는 우주선이 정상적인 궤도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으로 작동이 가능한 나침반이 필요하다.


적어도 위정자의 행세를 하려고 하는 자는, 나라가 항상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나침반이 善과 義를 향해 고정(국민의 행복과 이익, 국가의 안위)되어 있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 부닥칠지라도 바늘은 일관되게 북쪽을 향해 고정되어 있어야, 정상적인 나침반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善(선)은 착하고 정당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것으로, 양심을 理想(이상)으로 삼는 완전한 德을 말함이다. 또한 義(의)는 사람들이 걸어가야 할 바른길이다. 결국 善과 義를 향해야 하는 이유는 도덕적 기준과 양심에 부합하는 것으로, 국민들이 가야 할 바른길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 현실은 항상 북쪽을 향해야 할 나침반이 고장 나 바늘이 제멋대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어느 쪽이 북쪽인지 국민들은 헷갈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어찌 국민들이 고장 난 나침반을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나침반이 고장 나 제구실을 못 하고 있으니,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나침반을 정비하여 나라가 善과 義(국민의 행복과 이익, 국가의 안위)를 향해 정상궤도를 운행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판단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주인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지도자 혹은 리더가 올바르게 모범 된 행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널리 퍼져 주변 사람도 따라서 올바르게 되고, 지도자 혹은 리더가 올바르지 못하여,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하면, 비판이 따르게 되고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리더의 솔선수범이 이정표가 되어야 함을 말함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지도자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늘 국민과 국가를 위한 爲國獻身(위국헌신) 사상이 갖추어진 자라야 한다. 맹자는 자신을 바르게 하여야 남을 바르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말은 자신이 모범이 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야 타인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는 말이다. 즉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말과 행동이 어긋나더라도 내가 지지한다는 이유로 그냥 지나쳤다면, 이제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국민과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한(漢) 나라 때의 정치가인 광형은, 공자가 ‘누가 예의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한 사실을 언급하며 개탄한 이유는, 나라의 고위공직자들이 사회 전반을 다스리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그들의 일거일동(하나하나의 동작이나 움직임)이 사회 풍조를 좋은 방향으로 혹은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일침을 가했다.


만일 ①나라의 통치권자를 포함한 고위 공직자들이 서로 예절을 지키면서 겸손하고 너그럽다면, 그 영향이 아래까지 미치며 서로 다투지 않을 것이다.


②고위공직자들이 선량하고 베풀기를 즐긴다면, 아래에서 거칠게 윗사람을 비방하지 않을 것이다.


③고위공직자들이 높은 지조를 가지고 있다면, 아래의 기풍도 그에 따라 호전될 것이다.


④고위공직자들이 관용과 온화함을 갖고 국민들에게 은혜를 베푼다면, 아래의 사람들도 서로 사랑의 마음을 나누게 될 것이다.


이 네 가지 훌륭한 사회 풍조는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가 위엄스럽게 명령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최고 통치권자를 비롯하여 고위 공직자들이 솔선수범으로 모범적인 행동을 보일 때, 사회 전반을 감화할 수 있고, 교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이 내용 중 “중앙정부의 관리들을”⇨“통치권자를 포함한 고위공직자들”로 필자가 현실에 맞게 대체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진리의 문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사회 풍조의 좋고 나쁨의 근원은 나라 고위공직자들의 품행에 영향을 받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국민들의 불신 풍조는 만연되고, 정치적으로는 극과 극의 대치 상태가 지속되면서 나라는 둘로 쪼개진 지 오래며, 분열은 더욱더 심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위공직자들은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하나로 모을 통합방안은 없는지, 이제는 국민들이 분발하여 대한민국을 새로이 창조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한민국을 혁명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후세들에게 올바로 된 나라를 물려줘야 하는 것이 숙명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행복과 이익,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지 않고, 패거리를 이루어 당파 싸움을 하는 이런 집단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집단이라도 무리를 이루어 나라의 道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業은 共業에 해당하는 과보를 받는 것이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모든 국민은 각자 맡은 바 역할에 따라 좋은 業을 짓고 복을 짓는 행위를 습관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행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많을수록 사회는 분명히 안정되고 행복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죄업을 지어도 나에게 금방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함부로 행동해서는 죄업만 늘어나게 되어, 더 큰 재앙이 따르게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런 내용들은 깊이 받아들여 반성하고, 미래를 살아가는 데 나침반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도덕적 수양이 잘 된 국민은 도덕적 근본 자세가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주변 상황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쉽게 동요되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근원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쉽게 마르지 않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평소에 인격 수양에 필요한 서적들을 꾸준히 탐독할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


그 이유는 안으로는 자신을 수양하는 학문을 하게 되는 것이고, 밖으로는 통찰력을 높이게 되어 사안을 보는 안목과 식견이 길러지게 되어, 위정자들의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제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善과 義를 향한 나침반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여, 어떠한 외부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바늘은 항상 북쪽을 향해 고정되어 있듯이, 善과 義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마음의 나침반이 항상 고정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혹여 나침반이 고장 나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늘 반성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설령 삿된 길로 가고 있더라도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을 아는 순간, 바로 반사적으로 본래의 마음자리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라가 항상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국민 모두는 감시자와 선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함으로써, 나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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