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8)
국법을 피할 수 있으나, 전생의 業(업)은 피할 수 없다(6)
오대산 묘법 노스님의 대표적인 법문 사례 중 일부임을 밝힌다.
미국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여성분이 묘법 노스님을 뵙고 가르침을 청했다.
여변호사 : 스님, 저희 사무실에 근래 이상한 이혼 사건을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겉모습은 단정하고 아름다우나 표정이 초췌한 중년 부인이 남편과 이혼하려고 왔습니다. 이유는 남편이 자주 그녀를 폭행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안건을 접수한 다음 날 그녀의 남편에게 사무실로 와 달라고 했습니다. 그 남편은 문약한 모습이었는데, 도저히 아내를 폭행할 사람 같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들의 사정을 설명하니, 그는 의외로 자기 아내의 일에 협조해 주기를 간청하면서 결코 그녀는 자신과 이혼하면 안 된다고 사정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처는 정신적으로 아주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만약 이혼하게 되면 그녀는 갈 곳이 없게 되며, 심지어 살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자기 부인의 기구한 운명을 털어놓았습니다.
우리 사무실 직원들은 그의 말을 듣고 모두 놀랐고, 불행한 그의 가정을 동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돕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가련한 여인은 오히려 이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우기니 우리들도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 이번 휴가를 이용하여 특별히 스님께 가르침을 구하고자 찾아왔습니다. 이 아름다운 여인이 왜 이와 같은 비참한 운명을 겪게 되었으며, 그녀가 회복할 가능성은 없는지요? 스님께서 자비로 길을 열어주십시오.”
묘법 노스님 : “당신이 말한 이 여인의 운명이 어떻게 불행한가? 라며 스님이 물었다.
여변호사 : ”그녀와 그의 남편의 원적(原籍)은 홍콩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반 학생으로 서로 매우 친했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어느 날 두 사람은 공원을 거닐며 남자가 여자에게 대학 졸업 후 결혼하자고 청혼했습니다. 그런데 여자가 매우 슬프게 울면서 자기도 그를 매우 사랑하지만, 그에게 시집갈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무엇 때문이냐고 추궁하니 그녀는 부득이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녀가 8세 때 부친이 돌아가셨고 다음 해에 모친은 재혼을 하였습니다. 그녀가 14세 때 계부(繼父)는 짐승만도 못 하게 그녀를 성폭행하였으며, 모친은 알면서도 울분만 삼키면서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그때부터 그녀의 악몽은 시작되었으며, 계부는 그때까지 장기간 그녀를 성폭행했습니다. 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난 후 매우 분개하고 동정하여 즉시 그녀를 악마의 손아귀에서 구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남자는 부친이 홍콩에서 신발공장을 경영하여서 집안이 매우 부유했습니다. 그는 여자의 굴욕적인 사정은 숨기고 단지 부모에게 두 사람의 견고한 사랑만을 이야기하고 함께 캐나다 대학에 유학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마침내 소원을 이루었고, 대학 졸업 후 결혼도 하게 되어 신발 가게를 경영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귀여운 아들을 낳고 가족은 아무런 걱정 없이 행복한 생활로 지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아들이 8세 때 납치를 당했는데, 그들은 경찰에 신고도 못 하고 수십만의 몸값을 보냈으나 아들은 결국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아들의 죽음은 그들 부부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더욱이 그의 처는 오래 지나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화(禍)는 예측할 수 없다더니, 일 년이 지난 후 그들의 구두를 가득 실은 큰 화물차가 부두에서 돌아올 때 강도에게 강탈당했으며 이로 인하여 거래처와의 계약기일을 넘겨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부를 뒤덮고 있는 액운은 결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3년 후 어느 날 저녁 구둣가게의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문 앞에 갑자기 한 대의 큰 화물차가 서더니 차 위에서 6명의 복면을 한 강도가 뛰어내리면서 상점으로 들어와 그들 부부에게 재갈을 채우고 몸을 묶었습니다. 그러고는 상점 안의 모든 물건을 화물차에 싣고, 현금과 몸에 지닌 장식까지 깨끗이 쓸어가 버렸습니다.
가장 비참한 것은 그들은 남편이 보는 앞에서 그녀를 돌아가며 강간한 것입니다. 사태가 발생한 후 그녀의 정신은 철저히 붕괴되었습니다. 계속 남편이 자기를 성폭행한다는 환각이 생겨 이혼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도대체 전생에 무슨 악행을 저질렀기에 금생에 이러한 고난을 당하게 된 것입니까? 스님, 저희들은 정말로 그녀를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런 비참한 이야기를 듣고 놀라워했다. 연약한 한 여인이 계속하여 정신적·육체적으로 이와 같이 큰 충격을 받은 것을 동정하였으며, 하늘의 불공평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스님이 가볍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이 여인의 전생은 남자로서 가난한 집에 태어나 부모를 일찍 잃고 사방으로 유랑하게 되었지요, 걸식하며 남의 집에 들어가 양을 방목하였으나 나중에는 사람답지 못한 학대를 견디지 못해 도망 나와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결국에는 산속으로 들어가 토적(지방에서 일어나는 도둑 떼)이 되었지요. 그때부터 그는 민가를 습격하여 약탈하며 남자를 괴롭히고 여자를 강간하며,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빼앗는 등 온갖 나쁜 짓은 다 저질렀습니다.
한 번은 마을에 들어가 강도짓을 하는데 어느 집 여인의 생김새가 예쁜 것을 보고 남편을 묶어두고 그 여인을 성폭행하였어. 그 후 수년간 그 여자를 괴롭혔지요. 그 부부는 그 사람의 흉포함이 두려워서 단지 욕됨을 참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생에서 그 토적(土賊)은 생을 바꿔 운명이 가련한 여인으로 태어났으며, 잔악한 계부는 바로 전생에 장기간 토적에게 몸을 빼앗겼던 그 부인이 몸을 바꿔 금생에 보복하러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이 살해되고 재물을 강탈당하고 강도를 만나 강간당한 모든 것은 그녀가 전생에 못된 짓을 한 것에 대한, 마땅히 받아야 할 과보입니다. 소위 인연이 도래할 때 과보를 받게 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전생의 인(因)을 알려면 금생에서 받는 것이 그것이며, 후세의 과(果)를 알려면 금생에 짓는 것이 그것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여전히 악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권하노니, 하루빨리 뉘우치고 악행을 멈추고 죄업을 참회해야 할 것입니다. 혹은 사법기관에 자수하여 널리 처분을 구하여야 합니다. 악보가 도래할 때는 후회해도 늦어요. 왜냐하면 설령 법률의 제재는 피할 수는 있어도 자기가 지은 악업에서 도망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경서에 이르기를 ‘인과응보는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과 같다. 비록 백천 겁이 지나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였지요. 이 모두 우리에게 ‘모든 악은 짖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諸惡莫作 衆善奉行)’고 권하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묘법 스님의 법문은 우리가 모두 믿고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한 치의 오차가 없다는 인과응보의 철저함에 경탄할 뿐이었다.
이때 어떤 사람이 묘법 스님에게 물었다.
“이 여인이 전생에 토적이 되었을 때 많은 악을 저질렀다고 할 수 있는데, 금생에 어찌 그렇게 정이 깊고 의를 중시하는 남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까?”
이 말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스님의 말씀에 집중하여 들었다.
“어느 날 저녁 그 토적은 강도 짓을 하고 산으로 돌아가는 도중 의복이 남루하고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어린 남자애를 만나게 되었는데, 상심하여 눈물을 흘렸어요. 그는 갑자기 자신의 비참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 측은지심이 싹트게 된 것이지요. 그는 어린애가 주인집 소를 잃고 모질게 맞았으며, 아울러 주인이 소를 못 찾아오면 관가에 고소하겠다고 위협하였다는 말을 듣고 매우 분개하였어요.
그리하여 주머니에서 얼마간의 돈을 꺼내어 어린애 손에 쥐여주면서 이 돈으로 주인집 소를 배상하고 다시 아버지와 함께 조그만 장사를 해서 살아가라고 하였지요. 그리고 다시는 그 주인집에서 일하지 말라고 하였지요. 남자애는 돈을 들고 토적에게 고맙다고 절하며 눈물 어린 말을 하면서, 다음 생에 소가 되고 말이 되어서라도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하였지요.
이 남자애가 바로 이 여인의 금생의 남편입니다. 따라서 그녀가 무슨 고난을 만나도 그는 줄곧 그녀를 떠나지 않고 버리지 않으며, 그녀에게 관심을 두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속에 의심이 눈이 녹듯이 일시에 해소되었다. 만약 이 여인이 불법을 믿고 받아들여 자신이 과거의 모든 악업을 진정으로 참회하면 악업이 소멸될 것입니다. 만약 그녀가 오계(五戒)를 지키면서 십선(十善)을 닦으며 <지장보살본원경>을 공경스럽게 한번 독송하면서, 전생에 그녀가 해친 중생에게 끈기를 가지고 회향을 지속한다면, 숙세의 업이 반드시 소멸할 것이며, 미래의 운명도 바뀌게 될 것이라는 법문을 하고 마쳤다.
스님의 간곡한 가르침에 여변호사는 노트에 자세히 기록한 후 미국으로 떠났다.
내가 사는 주변, 내가 다니는 직장, 나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관찰해 보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가까이서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예를 들면, 감기도 잘 안 걸리고 크게 아파본 적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숨을 거두기도 하고,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데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경우, 길을 가다 갑자기 넘어졌는데 뇌진탕으로 사망하는 경우, 수십 명이 사고를 당하여 희생되었음에도 유일하게 몇 명이 살아나는 경우, 차량을 몰고 가다가 갑자기 도로 꺼짐 현상이 발생하여 사상에 이르는 경우 등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들 눈앞에서 펼쳐 짐에도 그냥 내가 아니라는 생각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사람은 그냥 슬쩍슬쩍 힘 안 들이고 무엇을 해도 잘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죽으라고 열심히 해도 잘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돈을 열심히 모은다고 모았는데 뭔가 하려고 하니,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모은 돈이 엉뚱한데 쓰이게 되는 경우 등 다양한 경험을 하거나 이런 경우를 주위에서 접하며 살아간다.
이런 사안들은 인과응보를 진실한 마음으로 믿지 않고는 이해할 방법이 없다.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어찌 보면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 그러니 삿된 행동을 즉시 멈추고, 반드시 참회해야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을 위해서나 후손들을 위해 善을 행하고 德을 쌓은 일을 끊임없이 지속해야 福을 짓게 되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