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을 감화시킨 현령 진식(陳寔)

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54)

by 운상

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54)

도둑을 감화시킨 현령 진식(陳寔)


진식(陳寔)은 후한 말 사람으로 영천(潁川)의 허현(許縣) 출신이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진식은 일찍부터 현의 말단 관리로 일하면서 앉거나 서거나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다.


현령 등소(鄧邵)가 가상히 여겨 진식을 불러 대화를 나눈 후 국립대학이라 할 태학(太學)에 진학을 알선했다.

중앙 관리로 진출한 진식은 사문정장(四門亭長)을 지내는 동안 학자로서 관리로서 명망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근면하고 겸손한 진식은 남의 괴로움이나 불행을 알뜰히 보살펴 주었고, 정무를 공정하고 청렴결백하게 처리했다.


그가 고을 현령을 맡아 다스리던 어느 해, 심한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자 절도 사건이 자주 일어났다. 진식의 집에도 도둑이 들었는데, 대들보 위에 숨어 있었다.


진식은 짐짓 알고도 모르는 체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바로 하고, 자연스럽게 자식들을 깨웠다.


그러고 나서 위엄 있는 목소리로 자녀들에게 훈계했다.


“사람은 반드시 천성을 살려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악한 사람이라고 해서 본래 천성이 악한 것은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익혀진 못된 습성이 그 사람의 본바탕을 흐리게 해서 악한 일을 하게 되었을 뿐이다.

바로 이 대들보 위에 있는 사람(梁上君子)이 그런 종류의 사람이다.”


대들보 뒤에 엎드려 동정을 살피고 있던 도둑은 진식이 훈계하는 말을 듣다가 ‘대들보 위의 사람’이란 말에 대경실색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부랴부랴 내려와서 진식 앞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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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습니다. 굶다 못해 일을 저질렀습니다. 벌을 내려 주십시오.”


도둑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진식은 인자한 얼굴로 타일렀다.


“너의 모습을 보니 악한 사람 같지는 않구나, 허물을 뉘우치고 깊이 반성하면 선한 사람으로 돌아갈 것이다. 오늘 너의 이 행동은 가난이 죄인 것 같다. 부디 착한 사람이 되어라.”


말을 마치자 진식은 사람들을 시켜서 도둑에게 “비단 두 필을 주어 돌려보냈다.

이 일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모두 진식에게 감탄을 금치 못했으며,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형벌을 받더라도 진식에게 꾸중을 받지는 말아야 한다.”


그때부터 진식이 현령으로 있는 이 현에는 도둑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런 현장을 이용하여 자식들에게 생동감 있는 도덕적 교훈을 가르쳤던 것이다.

도둑에게 이런 아량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은 몸과 마음이 잘 단련된 성인군자가 아니고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구나!라고 음미해 보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한다.


참고) 홍혁기,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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