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응보 이야기(사례 33)

善의 씨앗을 퍼트려 萬物(만물)을 움트게 하라(59)

by 운상

죽은 아내의 현몽으로 다시 부부가 되었다는 영험담(33)

일타 큰스님의 윤회와 인과응보 이야기 중에서


11년 전에 죽은 아내의 현몽으로 염불을 하여 전일의 죄업 소멸은 물론 수명까지 늘어나고, 다른 여인의 몸을 받아 살아난 부인과 다시 부부가 되어 살았다는 기이한 영험설화가 있습니다.


옛날 함경남도 길주 땅에 왕사궤(王四机)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하루는 11년 전에 죽은 부인 송 씨가 와서 창문을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여보, 어서 일어나셔서 저의 말을 들으세요.”


자다 말고 깜짝 놀라 일어난 왕랑(王郞)은 창문을 열고 물었습니다.


“죽은 당신이 어찌 나를 찾아왔단 말이오?”

“당신에게 꼭 부탁할 말이 있어 왔습니다.”


“무슨 부탁이오?”

“다름이 아니라 저는 죽은 지 11년이나 되었지만, 명부(冥府:사람이 죽어서 가는 세계)에서의 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아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당신이 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침 당신의 명이 내일로 다하기 때문에, 내일 아침이면 다섯 귀신이 당신을 잡으러 올 것입니다.


그런데 오래전에, 당신과 내가 서쪽을 향하여 염불을 하며 절하는 이웃집 안 씨 할머니를 비방하면서 시끄럽다고 욕설을 퍼붓지 않았습니까?


하얀 옷을 입은 부인.png 한 밤중에 저승에 간 부인이 찾아 옴


죄 가운데 남의 선행을 방해하는 것보다 더 큰 죄가 없기 때문에, 당신이 오기만 하면 나와 함께 지옥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부디 당신은 지금부터 목욕재계하고 집안을 청소한 다음, 서쪽벽에 ‘나무아미타불’ 여섯 자를 써 붙이고 정성을 다해 염불 하세요. 그렇지 않고는 결코 이 죄를 면치 못하오니, 부디 이 부탁을 저버리지 마세요. 그럼 가요.”


왕랑은 너무나 역력하고 분명한 일이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목욕재계한 다음, 죽은 아내가 부탁한 대로 일심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외웠습니다. 이튿날 아침 날이 훤히 밝으려 하는데 과연 다섯 명의 저승사자가 오더니 서로 말을 주고받는 것이었습니다.

저승사자 : “말 듣기 하고는 다르군.”


그들은 도리어 왕랑에게 절하였습니다.

왕랑 : “어디서 오신 분이십니까?”

저승사자 : “예, 우리는 염라대왕의 명령을 받고 당신을 잡으러 왔습니다. 그러나 도량을 정돈하고 염불을 하시고 있으니 함부로 다룰 수가 없습니다. 대왕께서 기다리시니 어서 길을 떠나시지요.”


할 수 없이 그들을 따라 명부에 이르렀는데, 염라대왕이 사자를 보고 꾸짖는 것이었습니다.

“이놈들, 꽁꽁 묶어 빨리 오라 하였는데 왜 이리 늦었는가?”


“황공하오나 도량을 청결히 하고 앉아 염불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마 명령대로 실행치 못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염라대왕은 태도가 급변하였고, 10대 왕은 모두 일어서서 목례를 했습니다.

“그대 부부가 일찍이 안 씨 노인이 염불 하는 것을 비방하고 욕설하였기로, 먼저 송 씨를 잡아온 다음 그대의 수명이 끝나기를 기다려 함께 지옥으로 보내려고 하였도다.


이제 사자의 말을 들으매 ‘지성으로 염불 한다’ 하니, 모든 것을 용서하고 다시 인간으로 보내어 30년을 더 살게 하리라.”


그때 최판관이 말했습니다.


“왕랑은 시신(屍身)이 있으므로 지금 돌아가도 다시 살아날 수 있지만, 송 씨는 죽은 지가 오래되어 시체가 썩어 버렸으니 어찌합니까?”

염라대왕이 매우 난색을 표하자 왕랑이 말했습니다.


“길주 군수의 딸이 지금 21세인데 명이 다하여 이틀 전에 죽은 것을 보고 왔습니다. 아직 그 시신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니 송 씨의 혼령을 그에게 의탁하면 어떻습니까?”


염라대왕은 그들을 인간 세상으로 다시 내보내면서 당부했습니다.

“옆집 안노인은 3년 뒤에 죽어 바로 극락세계로 갈 것이니, 부모님같이 잘 모시고 사시오.”


왕랑은 죽은 후 3일 만에 깨어났고, 길주 군수의 딸도 살아나 그동안 명부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군수에게 사뢰었습니다.


“이 몸은 군수님의 소생이 분명하오나 영혼은 왕랑의 전처 송 씨의 혼령이오니, 그리로 시집을 보내 주십시오.”


“혼령이야 누가 되었든 몸을 우리 부부가 낳아 준 것이니, 우리들만 잘 모시면 족하니라. 시집을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거라.”

군수부부는 크게 기뻐하며 혼례식을 올려 주었습니다. 왕랑 부부는 30년을 더 살아, 왕랑의 나이 80세, 부인의 나이 51세가 되도록 아들 딸을 낳고 잘 살다가 한 날 한 시에 죽었습니다.


또 그 옆집 안 씨 노인도 왕랑이 되살아난 지 3년 만에 죽으니, ‘세상에 이런 기적이 없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신심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로서, 조선시대에는 <<왕랑반혼전 王郞返魂傳>>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책으로 간행되었습니다.


지성으로 염불하고 발원하면 반드시 업장을 소멸할 뿐 아니라 큰 공덕을 성취하게 됩니다.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일월 같은 광명은 사사로움이 없어서 모든 중생에게 다 비추지만,‘선조유신(先照有信)하고 선조유연(先照有緣)이라’ 신심 있는 중생을 먼저 비치고 인연 있는 중생에게 먼저 내리기 마련이 것입니다.

註) 왕랑반혼전(王郞返魂傳)

조선 시대의 고전 소설. 불교를 믿지 아니하던 왕사궤(王思机)라는 인물이 10년 전에 죽은 아내의 꿈속지시에 따라 염불을 열심히 했다.

그 결과로 사자(使者)에게 잡혀 염라대왕에게 갔으나, 염라대왕의 지시로 부인과 함께 환생하여 독실한 불교 신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다가 극락왕생하였다는 내용으로, 불교에의 귀의와 윤회사상을 강조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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