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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젓국갈비 먹으러 강화도 갈까?

⓷젓국갈비 사장_강화도

by 비단구름

▣ 날이 좋으면, 강화도에 간다!


남쪽에 제주도가 있고, 동쪽에 울릉도와 독도가 있다면 서쪽엔 강화도가 있다. 제주도, 울릉도, 독도, 백령도 다 좋지만 강화도에 가는 이유는 강화도가 집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날이 좋으면, 문득 강화도에 가곤 하지만 그날 강화도에 간 이유는 며칠 전 티브이에서 강화도의 향토 음식인 ‘젓국갈비’를 본 탓이다. 세계테마기행, 백반 기행, 한국인의 밥상, 한국기행, 극한 직업, 동네 한 바퀴 등 여행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특히 개띠개와 살고부터는 당일치기 외에는 제대론 된 여행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여행 프로그램을 보며 세상 곳곳을 누비는 상상을 하며 직접 여행하는 것만 같은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 그날은 어느 프로그램에서 젓국갈비를 소개하고 있었다.


▣ 강화도엔 젓국갈비가 있다.


춘천 하면 닭갈비가 떠오르는 것처럼 강화도엔 젓국갈비가 있다. 닭갈비, 양념갈비, 돼지갈비, 왕갈비, 갈비찜, 숯불갈비 등 대부분의 갈비가 국물 없는 구이나 찜 형태인 것과 달리 젓국갈비는 전골냄비에 돼지갈비와 감자, 두부, 애호박, 대파, 양파,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배추, 홍고추 등의 채소를 넣고 끓인다. 기호에 따라 인삼을 추가하기도 한다. 주로 말갛게 끓이며 간은 새우젓으로 한다. 어느 프로그램의 젓국갈비 사장님은 간은 오로지 새우젓으로만 한다고 하셨다.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맛이 일품이다. 찬바람이 슬슬 불기 시작하면 따뜻한 밥 한 숟가락에 젓국갈비 국물을 한 입 떠먹으며 몸을 녹이고 싶다.


나의 단짝인 케이와 나는 강화도의 젓국갈비라는 음식을 보자마자 구미가 당겼다. 돼지갈비를 구워 먹거나 찜으로만 먹어봤던지라 국처럼 끓여 먹는 것이 몹시 신기한 레피시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우리는 젓국갈비를 보자마자 “갈비를 끓여 먹다니! 몹시 신기하군! 가서 먹어보자!” 하며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며칠 뒤 목적 없이 종종 가는 강화도지만 이번엔 젓국갈비를 먹겠다는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강화도로 향했던 것이었다. 가는 김에 개띠개도 데리고. 그렇게 그날 강화도로 케이, 금비, 금조, 개띠개, 그리고 나까지 다섯 일당이 가게 된 것이었다.



식당은 좁은 골목을 지나야 있었다. 식당 앞에 도착해서 우리는 젓국갈비를 먹을 동안 개띠개를 묶어 놓을만한 기둥을 찾았다. 식당 앞엔 개띠개를 묶어놓을 만한 것은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테이블이나 의자 다리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식당으로 이어진 골목을 통과하며 본, 식당에서 십여 미터쯤 떨어진 작은 공터에 개띠개를 묶어둘 만한 전봇대 같은 것을 본 기억이 났다. 우리는 개띠개를 데리고 오던 길을 되돌아갔다.


“좀 멀긴 한데. 괜찮을까?”


개띠개의 리드 줄을 돌돌 감아 놓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멀지는 않은데 식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우리끼리 밥을 먹겠다고 개띠개 혼자 이런 낯선 곳에 버리듯 묶어 놓고 기다리라니, 어쩐지 죄책감이 들었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개띠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을 것이었다. 그래도 하는 수가 없었다. “강아지는 강아지일 뿐이야. 강아지는 사람이 아니야. 강아지한테 너무 인간의 마음을 투사하면 안 돼.”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미안한 마음을 애써 떨쳐내야 했다. 아무리 주변을 살펴도 여기 말고는 도무지 개띠개를 맡겨 놓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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