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하면 세상을 바꾸고, 현명하면 자신을 바꾼다

by Rain i


"Yesterday I was clever, so I wanted to change the world. Today I am wise, so I am changing myself." - Jalaluddin Rumi


영리하면 세상을 바꾸려 하고, 현명하면 자신을 바꾸려 한다. - 잘랄레딘 루미


가끔 동료에게 서운할 때가 있다. 우리 부서에 입사한 지 7개월 정도 된 주니어 엔지니어가 있는데 우습게도 나를 서운하게 하는 건 이 초짜 친구다. 내가 기대한 것보다 일을 잘하는 편이고, 성격은 조용하며, 집돌이이면서 여자 친구는 없고, 업무에서는 성장 욕심이 꽤나 크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긴 하지만 사회 물을 오래도록 먹은 사람이 아니므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 나는 이 친구에게 꽤나 공을 들인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통해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잘 처리해준 부분이 있다면 성취감을 가질 수 있도록 그 노력과 성과를 공식적으로 칭찬해주기도 한다. 어쨌건 좋은 인재로 성장하여 1~2년 후에는 우리 부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 섭섭한 점은 너무 내색을 안 한다는 거다. 아니, 달리 얘기하면 누군가를 제대로 칭찬해주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자신과 남을 바라보는 그의 기준이 높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좋은 것을 좋다고 표현해주는 것이 관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필요한 말들만 딱딱 하니, 그를 성심성의껏 도와준 사람은 때로 머쓱해진다. 나도 그런 면에서 서운한 것이다. 마치 평생을 희생한 부모가 무심한 자식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심정이랄까. 입사 후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해서든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물 주고 거름 주고 했던 나의 노력을 몰라주는 것 같아 혼자 맘속으로만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이런 마음을 표현하기도 어려웠다. 이럴 때면 참 머쓱해진다.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나도 참 철이 덜 들었나 보다. 아직도 어린 친구에게 칭찬 한마디나 구걸하고 있으니.’하며 혼자 웃고 잊어버린다.


그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억지로 바꾸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안다. 내 생각이 정답이라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그저 이런 사람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마음 그릇을 키우는 길이 최선이고 더 빠른 길일 것이다. 내 인생의 전반부에는 힘들 때마다 항상 세상을 향해 목청껏 외쳤던 것 같다. 좀 변하라고. 뭐 이 따위 세상이 다 있냐고. 당신도 변하고 너도 변하고 그 사람도 변해야 한다고. 하지만 나의 외침은 악다구니만 있을 뿐, 힘이 없었고 메아리도 없었고, 영향력도, 여운도 없었다. 잘랄레딘 루미의 가르침처럼 현명한 사람은 세상보다는 자신을 바꾸려 한다. 섭섭한 마음 따위는 지우자. 내 마음만 괜찮으면 신기하게도 세상에 대고 악다구니를 쓸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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