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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oud Windwalker 이한결 Jan 10. 2017

대한민국 대탈출 까미노 데 산티아고.

chapter 2-2. 조용한 순례지, 프랑스 "슈망 생작"

day 27.

Aumont Aubrac -> Nasbinals

전체 26km. 최고 높이 1165m. 난이도 중.


숙소-Gîte Nada, Village, 48260 Nasbinals, tel-04 66 32 50 42, 12유로, 주방이 있다.

마을 중앙에 있는 투어리스트 오피스에서 물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미토리와 4인실을 같이 운영하는 대형 숙소이다.


"미리 예약은 안 한다" 이 마인드가 또 문제를 만들었다! 저렴한 숙소를 잡지 못할 위기에 거짓말처럼 두 명의 독일인 누님들이 숙소를 양보해준다. 이유는 본인들은 힘들어서 호텔로 가려한다고, 참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투어리스트 오피스의 친절하고 아름다운 여 직원이 전화로 예약 변경, 운만 믿는 여행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다.


고산지대이며 나무가 많은 프랑스 중남부.
프랑스 순례길은 간혹 사유지를 통과한다. 그래서 찍게된 풍경사진.


"GR65"그리너까"슈망 생작"인 이 길 은 중간중간 사유지를 지나곤 한다. 특별한 제재나 규칙은 없다. 다만 언제나 순례자인 우리를 직간접 적으로 신경 써주는 이들에게 당연히 불편을 끼쳐선 안된다. 




day 28.

Nasbinals -> Saint-Côme-d'Olt

전체 32.5km. 최고 높이 1307m. 난이도 상.


숙소-Gîte le Chat en Boule, 19 Avenue de Saint-Geniez, 12500 Saint-Côme-d'Olt, tel-06 87 04 49 51, 2인 40유로, 주방이 포함된 프라이빗 2인실 호텔급 숙소이다.


투어리스트 오피스에 걸려있던 프랑스 순례길 루트들.


*"aubrac"지역은 방목으로 소를 키우는 것과 그 고기의 맛이 유명하다. 이곳을 여행하거나 순례하게 된다면 꼭 먹어보자. 


담백 하면서 맛있다.


깊지 않은 강이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너무나 조용하고 고요한 분위기, 특히 새벽에 강에서 올라오는 안개는 신비한 분위기를 만든다. 프랑스 들어와서 숙소를 잡을 때마다 지나친 청결함에 놀라곤 했는데 오늘 잡은 숙소는 그 점정을 보여줬다. 


실재가 사진보다 더 아름답다. 




day 29.

Saint-Côme-d'Olt -> Espalion -> Estaing

전체 19.5km. 최고 높이 490m. 난이도 중.


숙소-Gîte detape communal, 12190 Estaing, Tel-06 44 95 52 14, 일종의 공립 숙소.


                                                               "Espalion" 지나기 전, 풍경들.

"Espalion" 초입 풍경.


중간 경유지인 "Espalion"은 그냥 지나 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마을이지만, 지난밤 묵은 마을과 너무나 가깝기에 그냥 구경만 하고 패스했다. 


"Estaing" 입구에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다리. 


13세기 Estaing 가문으로 세워진 작은 마을,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 유네스코 도시. 사기스럽게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투어리스트 오피스를 먼저 찾자, 내가 묵은 숙소는 신축 이기에 위에 숙소 정보와는 다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가는 공립 숙소 정보를 올렸다. 마을에 조그만 마트가 하나만 있어지만 식사용 식자재는 충분했다. 늘 그렇듯 밤에 저렴한 맥주 파는 곳이 없나 두리번거리다 순례자 무리와 조우, 그들도 나도 수다를 떨기보단 조용히 시간을 보낸다. 




day 30.

Estaing -> Espeyrac

전체 22.5km. 최고 높이 649m. 난이도 중상.


숙소-Gîte d'étape communal d'Espeyrac, Le Bourg N, 12140 Espeyrac, Tel-06 89 08 72 29, 마을 중앙에 위치한 성당 뒤편에 숙소가 있다.


순례길 조그만 교회에 소망하나.


프랑스 숙소들의 특징 중 하나는 낮에 스탭도 없고 숙소의 문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 명심하자 미리 예약이 안돼 있으면 무조건 숙소로 들어가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예약을 잡아보자.


순례지는 어디던 사연이 있다.
이름과 사연들.


언제부턴가 마을의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공기, 향기, 하늘, 촉감 그리고 감정,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을과 길 사이에 놓여 있는 나라는 인간의 마음, 그 진폭만이 남는다. 


또 누군가의 사연.




day 31.

Espeyrac -> Conques

전체 12km. 최고 높이 625m. 난이도 하.


숙소-Abbatiale St Foy Communaute' des Pre'montre's, 12320 Conques, Tel-05 65 69 89 43, 11유로, 디너 12유로, 아침 6유로, 중앙 대성당 뒤편에 있는 대형 숙소이며 교구에서 관리한다. 자원 봉사자들이 만들어 주는 디너가 너무나 훌륭하다 꼭 경험해 보자.


피레네의 위대한 명소중 하나이며 유네스코에 등재되어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거기에 "푸와"라는 성녀의 전설이 남아있는 재미난 마을이고 내가 갔을 때 특별히 순례자 들을 위한 성모승천 미사를 경험할 수 있었던 고마운 곳이다. 


성당 뒤편, 순례자 숙소의 조그만 정원.


*"푸와"는 3세기 갈리아(옛 프랑스)의 도시 아정(Agen)의 귀족 집안의 딸로 태어났다. 유모를 통해 몰래 기독교인 된다. 그녀는 집 안의 빵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곤 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앞치마에 숨겨 나가려는데, 아버지가 니 앞치마 안에 든 게 무엇이냐 물으니, 그녀는 마음속으로 신에게 기도하여, 꽃이에요 라고 대답하고 앞치마를 펼쳤는데, 그 안에는 정말 빵이 아니라 빨간색 꽃들이 있었다. 로마 총독은 그녀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알고, 그녀를 잡아 화형에 처하려 했으나 비둘기들이 내려와 불을 끄고 그녀에게 관과 비단옷을 건넸다. 결국 총독은 그녀를 교수형 시킨다. 10살 나이에 교수형으로 생을 마감한 성녀 푸와의 성유골이 있다는 쌍뜨 푸와 대 수도원 성당의 뒤편 순례자 숙소의 선물 같은 화단이다. 어쩌면 그녀의 영혼이 이곳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지도.


너무나 훌륭했던 수도원의 디너.
멀리 보이는 "꽁끄"의 모습.


"꽁끄"는 나에게 이번 프랑스 "슈망 생작" 길 위에서 분기점 같은 곳이다. 숨 돌리기 힘들 정도의 길 위에서 적당함이 무엇인지 끝없이 확인하는 나의 나약함이 얼마나 부질없음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공간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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