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꾸미는 공간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자주 진심이 흘러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보이고 싶은 마음과
남기고 싶은 순간이
같은 화면 안에 겹쳐진다.
누군가는
더 빛나 보이기 위해 사진을 고르고,
누군가는
지나가버릴까 봐
급히 셔터를 누른다.
자극적인 색감 옆에
아기의 첫 웃음이 놓이고,
완벽한 몸매 아래
누군가의 긴 고백이 숨는다.
사랑은 필터를 쓰고 올라오고,
이별은 스토리로 사라진다.
생일, 여행, 고백, 죽음,
사소한 저녁과
다시 오지 않을 순간들까지.
이 공간에는
욕망과 기록이 함께 살고 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은
가볍기만 한 공간도 아니고,
진지하기만 한 공간도 아니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자기를 연출하는 곳이면서,
가장 자주
자기를 남기는 곳이다.
좋아요를 원하면서도
기억되길 바라고,
관심을 바라면서도
사라지지 않길 원한다.
그 모순이
이 공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인스타그램은
허영의 전시장이기 전에,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다.
그래서 나는 가끔
그곳이 시끄럽게 느껴질수록
이상하게도
사람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