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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쳐짐

by 이수빈

겹쳐짐



자꾸 밤늦게 자게 된다는 엄마의 말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책 보지 말고

티비 보지 말고

라디오 듣지 말고

일찍 좀 자

그러니까 자꾸 아침에 늦게 일어나지


어린 딸은 그새 머리가 좀 컸다고

솔로몬이랍시고 이렇게 타박만 했다


이젠 알 것 같다

왜 잠 못 드는 엄마의 밤이 자꾸만 길어졌는지


나이가 깊어질수록

하게 되는 생각, 고민도 덩달아 넓고 깊어진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20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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