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더 먹으면 완치가 되려나
가족 셋이 모두 아픈 건 처음이다
유치원 다니면 많이 아플 거라는 예상이
현실이 되었다
아들에서
나로
아내로
코에서 목으로
기관지로
결국엔 병원으로 갔다
월요일 차가운 아침
소아과는 인산인해
훌쩍이는 아이들을 코 막힌 엄마들이 안았다
오늘까지 세 번에 걸쳐 병원에 다녀온 나는
오는 길에 김이 뿜어져 나오는 만두 가게를 들렀다
내친김에 그 옆의 빵집에도
만두 열 개, 단팥빵 다섯 개
뭐하러 또 그런 걸 사오냐는 핀잔을 마시며
셋이 모여 훌쩍이며 훌쩍거리며 냠냠
소화될 무렵 이야기하다가
아내가 먼저 목소리가 돌아왔다
나도, 아이도 놀랍게 목소리가 돌아왔다
내일 한 번만 더 먹으면 완치가 되려나
아마도 핀잔을 더 먹으면
도로 아파질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