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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마리 Nov 06. 2021

기적의 치료제

한 번만 더 먹으면 완치가 되려나

가족 셋이 모두 아픈 건 처음이다

유치원 다니면 많이 아플 거라는 예상이

현실이 되었다


아들에서

나로

아내로


코에서 목으로

기관지로

결국엔 병원으로 갔다


월요일 차가운 아침

소아과는 인산인해

훌쩍이는 아이들을 코 막힌 엄마들이 안았다


오늘까지 세 번에 걸쳐 병원에 다녀온 나는

오는 길에 김이 뿜어져 나오는 만두 가게를 들렀다

내친김에 그 옆의 빵집에도


만두 열 개, 단팥빵 다섯 개

뭐하러 또 그런 걸 사오냐는 핀잔을 마시며

셋이 모여 훌쩍이며 훌쩍거리며 냠냠


소화될 무렵 이야기하다가

아내가 먼저 목소리가 돌아왔다

나도, 아이도 놀랍게 목소리가 돌아왔다


내일 한 번만 더 먹으면 완치가 되려나

아마도 핀잔을 더 먹으면

도로 아파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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