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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뤄구샹과 스치하이

2024년 7월 8일

by Char ming Jan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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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의 마지막 날.

전날 밤 소나기가 내린 덕에 쾌청한 날씨로 아침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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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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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 복숭아 가게를 다녀온 친구의 추천을 받고, 거리로 나왔다. 유럽 등지에서 많이 판매되는 납작 복숭아의 원산지는 사실 중국이며, '판타오'라고 부른다. 일반 복숭아에 비해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고, 7~8월 무더운 여름에 수확되는 과일이다. 가격도 한국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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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평일 낮, 납작 복숭아 2개를 사서 여름의 거리를 걷는 게 행복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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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1층 카페에서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한 후, 납작 복숭아 하나를 먹었다. 달디 달디 단 납복. 쌉쌀한 아메리카노와 궁합이 좋았다. 한국도 납복 재배를 확대하는 중이라는데 샤인머스켓처럼 여름 과일로 대중화될 날 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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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러 다시 왕푸징 거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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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왔으니 베이징덕(북경오리)은 먹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전취덕' 왕푸징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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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이 가득한 중국 감성의 가게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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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모란꽃 그림을 뒤이을 오리꽃과 오리 껍데기 까나페(?)가 나왔다. 보는 재미도 가격에 포함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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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껍질 자체가 기름지다 보니 야채와 같이 전병에 싸서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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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던 사이드 요리. 간장이 엄청 짜 보였는데 슴슴한 채소에 잘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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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랑땡 st의 요리도 시켰다. 예상했던 대로 기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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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나온 베이징 덕 본 요리. 어떻게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직원분께서 친절히 살을 발라주셨다! 맛있긴 한데... 계속 먹으니까 속이 느글거렸다. 그럼에도 베이징 여행이 처음이라면 시도해 볼 만한 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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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베이징의 메인 관광지, 자금성과 천안문을 가려했으나 표가 다 팔려서 갈 수 없게 되었다. (일주일 전 정도부터 인터넷 사전 예매가 가능함으로 미리미리 구매하는 것이 좋다.)


결국, 장소를 바꿔 베이징의 인사동이라 불리는 '난뤄구샹'에 가기로 결정했다. 왕푸징에서 난뤄구샹까지는 도보로 약 40분 정도 걸렸다. 날씨가 덥기도 하고, 중국의 대중 자전거도 체험해보고 싶어서 자전거를 대여해 보았다. QR 코드를 인식한 후,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바로 이용가능하다. 예상했던 것보다 자전거 상태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도로와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 운전하기 간편했다. 오히려 한국보다 신호시스템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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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분여 만에 난뤄구샹 거리에 도착했지만, 걸어오는 일행을 기다리는 겸 한 바퀴 더 돌며 지구를 구경했다. 여름 특유의 습한 바람과 더운 열기가 자전거 바람으로 인해 식혀지는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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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난뤄구샹 내부.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인파로 정신이 아득해졌다. 분명 오늘 월요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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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목을 축이고자 'CHAGEE' (차지)라는 카페로 향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패황별희를 모티브로 만든 밀크티 브랜드였다. 컵, 종이백 등의 부자재의 브랜딩을 고급지게 해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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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거닐다 들어간 치파오(중국 전통 옷) 가게. 퓨전 한복 보듯 현대식 치파오 디자인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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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어귀를 지나다가 발견한 강가. 버드나무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풍경이 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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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걸어서 스치하이(십찰해) 호수에 다다랐다. 엄청난 규모의 호수와 그 위를 유유자적 떠다니는 보트들. 여름햇살에 비친 윤슬까지. 약간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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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반바퀴 돌아 용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왔다. 난간에 걸터앉아 지나가는 행인들을 구경하며 천변풍경 주인공처럼 하염없이 멍 때리며 힐링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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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버드나무, 수련 등 잘 관리해 놓은 인공 조경에 눈길이 갔는데, 이 정도 스케일의 호수를 관광지화시켜 운영하는 것이 중국이라서 가능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가족들이랑 함께 다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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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이 되어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는 상점가 거리로 향했다. 인산인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월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정말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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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걸어 다녔던 탓에 배가 너무 고팠기에 근처 음식점에 들어가 짜장면, 만두 국, 메밀국수를 시켰다. 스트릿푸드 파이터로서 평가를 내린다면, 확실히 중국의 원조 짜장면은 한국식보다 더 슴슴하고, 싱거운 맛이었다. 짠맛을 좋아하는 나에겐 살짝 아쉬운 느낌... 만두 국은 만두 국 맛이었다. 예전부터 중국 여행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샤오롱바오가 판매하지 않아 아쉬움이 컸지만, 언제든지 먹을 기회가 있겠지!! 시원한 옌징 맥주(베이징 라거)에 음식을 곁들이니 무더웠던 하루의 피로가 싹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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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난뤄구샹의 밤거리.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의 분위기와 제법 시원해진 공기가 기분을 더 몽글하게 만들었다. 물론, 여전히 사람은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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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중국 여행 기념품을 사기 위해 찻잎 가게에 갔다. 차로 유명한 중국 답게 맛도 각양각색이다. 망고, 수박 맛 2팩을 샀더니 6만 원이 증발... 관광지 물가라 그런지 확실히 비싸다.



이렇게 베이징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갔다. 예상치 못하게 원래 계획이었던 '천안문'과 '자금성' 대신 '난뤄구샹'을 가게 되었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베이징의 여름 정취와 자연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이틀 만에 베이징이라는 대도시를 다 둘러보는 것은 무리였기에 약간의 아쉬움을 남겨놓은 채 다음의 방문기회를 엿보기로 하였다. 그때는 또 다른 베이징의 매력을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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