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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味 味 味

2024년 7월 7일

by Char ming Jan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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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으로 가는 기차 시간 때문에 이른 새벽 기상했다. 전날 늦게 도착해서인지 후허하오터의 아침 풍경이 다소 생경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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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널찍한 거리와 높은 건물들이 후허하오터의 규모를 짐작하게끔 만들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도시를 조금 더 자세히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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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주인분께서 전날 밤에 챙겨주신 살구 2개로 간단히 아침 해결! 적당히 달고, 신 맛이 완연한 여름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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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후허하오터 동부 기차역에 도착하였다. 후허하오터에서 베이징까지 가는 거리는 얼롄에서 후허하오터까지 가는 거리와 비슷하지만, 기차 속도가 빨라서 3시간이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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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탑승 전 간단히 맥도날드에서 커피와 맥모닝을 먹었다. 몽골에는 맥도날드가 없기 때문에 괜스레 더 반가웠다.


이후 탑승한 마지막 기차는 수도행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시설이 깨끗하고, 쾌적했다. 덕분에 베이징에 대한 기대감이 +1 된 채로 Qinghe 기차역에 무사히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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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3명과 다른 숙소를 잡았던 탓에 따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게 되었다. 친구와 내가 묵게 된 숙소는 베이징 2 환과 3 환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이동 시간이 더 걸렸다. 참고로 베이징은 고리모양의 도로가 층층이 쌓인 계획도시이며, 1 환이 베이징 시내 중심이다. 그래서 1~2 환 지역에 숙소를 잡게 되면 가격이 훨씬 비싸진다. 친구와 나는 숙소에 큰돈을 쓰지 않는 스타일이라 예산을 줄이는 대신, 관광지까지로의 이동시간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북경 택시를 타고, 간신히 숙소 근처에 도착했건만... 여행앱에 표시된 숙소 주소가 헷갈리게 되어있던 탓에 숙소에서 떨어진 도로변에 택시를 세워주셨다. 그런데 이때 사건이 발생했다. 알리페이가 또 인식이 안 되는 것이었다! 알리페이의 장점이자 치명적 단점인 전자화 때문에 결국 현금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미리 현금을 인출하지 않았던 탓에 수중에 가지고 있는 위안이 없었고, 택시기사님께 양해를 구해서 인근의 은행에 있는 ATM 기기로 향했다. 급하게 100위안 한 장을 뽑아서 기사님께 드렸건만, 기사님 또한 40위안의 거스름돈이 없어서 난감해하셨다. 설상가상으로 인출 시 사용했던 카드마저 잃어버려 멘탈이 나가버렸다. 하하.. 계속 택시기사님을 잡아두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사실 화가 많이 나보이셨음.) 100위안 다 드리고, 택시에서 내렸다. 살짝 우울해졌지만, 카드는 다시 발급받으면 되고, 필요할 경우 친구한테 돈을 빌리면 되니까~ 원영적 사고로 숙소 찾기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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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시 구글 맵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 자체 지도앱인 '고덕지도'를 다운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지인에게 물어물어 겨우 도착한 'Yi Stack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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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대만족이었다. 깔끔한 화이트와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중국보다는 대만의 아련한 감성을 담아낸 듯했다. 주변동네가 한적하면서 고요한 분위기인 점도 마음에 쏙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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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가로 향했다. 거리의 풍경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국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다르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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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어 다니다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가게를 발견하고, 무작정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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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로컬 식당이다 보니 한국인이 우리뿐이었다. 그래서 직원분이 특별히(?) 에피타이저를 주셨다. 물컹한 곤약젤리 베이스에 밥알이 들어있고, 그 위로 견과류가 토핑으로 뿌려져 있었다. 아직까지도 무슨 음식인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젤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입맛에 크게 맞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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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메인 요리. 나는 마파두부, 친구는 돼지고기 부추요리를 시켰다. 마파두부는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매콤하고, 자극적이었다. 기본적으로 고추, 파, 마늘 등의 재료가 대부분의 요리에 들어가서인지 맛이 대체적으로 비슷하게 느껴졌다. 맨밥이랑 먹으면 간이 딱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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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은 후, 숙소로 돌아왔다. 7월의 중국은 무척 덥고 습했기에 얼른 샤워를 했다. 배도 부르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폭닥한 침대에 누우니 잠이 솔솔…… 몽골에서 베이징까지 먼 거리를 오느라 쌓인 피로 때문인지 4시간 동안 깊은 낮잠에 빠졌다.


저녁 6시 무렵, 저녁을 먹자는 동기의 전화에 잠에서 후다닥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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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지하철 역으로 와서 티켓을 끊기. 도착역만 설정하면, 해당 결제 금액이 표시되고,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식이다. 베이징 지하철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편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는데, 오히려 한국 지하철보다 운영방식이 효율적이라 꽤 놀랐었다. 물론, 공산주의 국가이다 보니 지하철 역에 들어갈때마다 짐 검사와 여권 검사(외국인의 경우)가 진행되는 점은 매우 불편한 부분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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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베이징의 심장, 1 환에 위치한 왕푸징 거리에 도착하였다. 이제야 일선도시에 온 것 같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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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푸징 거리에 온 이유는 분명했다. 중국 여행 가기 전부터 노래를 불렀던 중국 대표 샤브샤브 브랜드 '하이디라오'를 가기 위해서! 먼저 온 동기들이 미리 예약을 해주어서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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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는 3가지 맛 + 물(젓가락 헹구는 용도)로 구성하였다. 개인적으로 마라맛은 너무 매웠고, 토마토탕 육수가 깔끔하게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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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로 사이드 재료 이것저것 담다 보니 늘어나는 가격. 한국에 입점한 하이디라오에 비해서 아주 조금(?) 싼 것 같긴 하나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맛은 기대했던 것만큼 맛있었고, 직원분들의 서비스가 정말이지 만족스러웠다! 수타면 퍼포먼스부터 생일파티 이벤트까지 볼거리가 가득했던 저녁. 식사가 끝나고 보니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8번 테이블에 앉았지 뭐야.. 이거 완전 럭키비키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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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푸징의 밤거리는 화려한 전광판과 건물 조명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야시장을 가려고 했건만, 어떤 연유에서인지야시장이 없어져서 가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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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대로 선배 마음을 훔칠 탕후루를 샀다. 탕후루의 원조나라라서 그런가 더 맛있게 느껴졌는데, 설탕의 두께와 과일의 신선함 비율이 적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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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거 먹은 지 얼마 안돼서 또 디저트 먹기. 더운 여름에는 또 아이스크림 아니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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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거닐다 보면 이렇게 상가 안에 먹자골목도 볼 수 있다. 배가 남았으면 여기 있는 메뉴 하나씩 다 먹어보는 건데. 못내 돌아가는 발걸음이 아쉽다.


보통 여행지에 오게 되면 관광에 집중하느라 음식과 먹거리를 소홀히 여기곤 했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비자 연장을 위해 방문하게 되서인지 관광에 대한 부담을 한결 내려놓고, 베이징의 맛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백종원처럼 그 나라의 음식에 집중하는 여행도 꽤 매력적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하루. 내일은 또 뭘 먹어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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