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잠에서 덜 깬 채 기차에서 내리니 오전 10시 무렵이었다. 하루 만에 중국에 오게 되다니!
다음 장소인 후허하오터 기차는 오후 2시 출발이라 시간이 남았기에 남은 시간 동안 얼롄이라는 도시를 탐방하기로 결정하였다.
얼롄 기차역의 모습. 국경지대에 있기 때문에 나름 출입국 심사의 구색을 갖추고 있다.
얼롄 시내의 모습. 정돈된 도로와 간판에 적힌 한자들이 중국에 왔음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시내를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보행자 도로가 널찍해서 안전하게 거리를 거닐 수 있었다는 것. 일선도시도 아닌 작은 소도시에서도 대륙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은 시간 관계상 KFC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우기로 하였다. 그런데 여행 전 미리 등록한 알리페이(중국전자금융거래)가 인식되지 않아 인턴 동기가 대신 결제해줬다.. 뭐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이후 일정에는 잘 인식되었다. 도시마다 알리페이 인식 유무에 차이가 있는 걸까...?
길 걷다가 눈에 들어온 CS25. 베끼는 것도 감쪽같은, 여기는 중국이다.
간단히 얼롄 구경을 마치고 나서,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많았다면 이곳저곳 더 구경했을 텐데 갈길이 멀다 보니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앞으로 인생에서 한 번 더 오기 힘든 도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내렸던 기차역으로 다시 돌아와 짐 검문을 받았다. 이후 탑승한 후허하오터까지 가는 기차는 정말이지 중국의 감성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거의 90도를 유지하는 좌석, 에어컨 없이 하염없이 돌아가는 선풍기와 창밖으로 들어오는 후덥지근한 바람, 탑승객 중 일부가 구석에서 피는 매캐한 담배 냄새까지... 이걸 견디면서 장장 8시간을 가야 한다고?? 8시간 기차여행인데 가격이 저렴한 데는 이유가 다 있더라.
반대편에는 우리가 몽골에서 타고 온 슬리핑 기차가 서 있었다. 저 기차가 그리워질 줄은 꿈에도 몰랐지.
그렇다면 장장 8시간 동안 뭐 하면서 시간을 보냈나.
전기 사용이 안 되었기 때문에 휴대폰을 제약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가져온 책을 읽거나 잠이 올 땐 얕은 잠을 잤다. 하지만, 너무 더운 나머지 잠에서 깨기 일 수... 그럼에도 느리게 덜컹거리는 기차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사색에 잠기는 그 순간들이 참으로 낭만적이었다.
오후 10시 무렵, 후허하오터에 도착했다. 후허하오터는 자치구의 수도라서 꽤 규모가 큰 도시이다. 그래서인지 기차역에서 내려서 본 시내의 모습은 얼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했다. 아쉽게도 숙소를 찾는다고 바빴던 탓에 제대로 된 사진이 없네요.
그렇게 무거운 몸과 짐을 이끌고, 예약한 숙소를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숙소대행사 측의 실수로 주소가 잘못 입력되어 있어 결국 현지인의 도움으로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 베이징까지 도착하지도 못했는데 벌써 피로 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