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차가운 손

2011년


그 당시 그를 보면서 죽음이란 것이 어떨까 생각에 휩싸인 적이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나.

대부분의 사람처럼 죽음의 경계는 아주 먼 얘기였다. 그러던 중 그와 오랜만에 만나며

죽음의 깊은 곳을 잠시나마 조우한 적이있다.


그는 호랑이 같은 성격에 근엄했다. 이 표현 말고는 그를 표현할 방법이 어려울 듯하다.

한가지 더 그를 표현해보자면, 그는 차갑고 말 수가 적은 경상도 남자였다.


그는 나의 큰아버지이다.


어릴때는 명절에 그를 찾아가면 앞서 말한 그대로였다.


고등학생 이후로 그를 찾아갔던 적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데, 20대 초반 이 무렵에

아버지가 그의 병문안을 가자고 했다.

그렇게 강해보이던 그를 몇년 만에 본 순간 느껴졌다.


큰 수술을 해서 그런 탓일까.

그는 수척하고 강인한 모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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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를 빤히 보더니 내 손을 꽉 잡았다.


나는 수족냉증이라 나보다 차가운 손을 여태껏 만져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의 손은 차갑고 생기가 없었다.


시들시들하고 차디찼다.


그와 딱히 무언가 얘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듯했다.


그의 자녀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있어서 그리움을 완화시킬 대상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리움의 대상을 만들고

그리움의 대상으로 자신의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데우는 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