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3년 6개월 전, 엄마에게 라트비아 남자와 연애를 한다고 말하니 가장 먼저 엄마가 내게 물어본 질문이다.
그뿐이랴, 친구들도 내게 '라트비아' 가 나라 이름이냐며 물었다. 그리고 지난 3년 간 왜, 그리고 어떻게 라트비아 사람을 만나 교제를 하는지에 대한 답변도 참 많이 했다.
라트비아 국기 (오스트리아 국기와 비슷하다)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이렇게 세 국가를 칭한다. 그리고 그중 가장 알려지지 않은 국가가 바로 '라트비아'이다. 다들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는 들어봤거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라트비아는 아는 사람이 정말 없다. 심지어 유럽 사람들도 라트비아를 잘 모른다.
(진짜다.많은 사람들이 거기도 유럽이냐고 묻는다)
출처: 매일경제
지도를 살펴보면, 라트비아는 러시아와 근접한 동유럽 국가(EU)이다. 북유럽인 덴마크, 스웨덴과도 굉장히 가까운 거리다. 그래서 보통 북동유럽이라고 칭해지는 발틱 3국은, 재작년부터 명칭이 '북유럽'으로 바뀌게 되었다.
라트비아, 낯설렘의 국가
라트비아는 뭐가 유명해?
라트비아 수도 리가
라트비아란 나라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을 땐, 관심조차 없다가 4년 차 커플이 되고 나니 아는 것이 꽤나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내게 라트비아는 무엇이 유명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종종 이 리스트를 말한다.
1. 건축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가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다. 13세기로 돌아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사실 13세기 안 살아봐서 모르지만) 그리고 800개가 넘는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이 있다. 그래서, 건축가셨던 우리 아빠는 라트비아라는 나라 자체는 잘 모르셨어도 건축 때문에 대략은 알고 계셨다.
2. 미녀
라트비아는 미녀로 유명한 나라 중 한 곳이다. 지어낸 주관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여자로 유명하다. 라트비아를 아는 사람은 보통 미녀가 많다는 이유로 라트비아를 알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리고 세계에서 모델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 발트 3국은 미남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미남은 많은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발트 3국 사람들은 정말 예쁘다.
3. 나무
라트비아는 나무가 정말 많다. 어느 정도로 많냐면, 정말 수도 리가만 벗어나면 모든 곳이 나무다. 그래서 나무를 스웨덴으로 수출한다고 했다. 그 많은 나무들을 IKEA에서 사간다고 했다. 나무가 워낙 많아서 그런지 수도 리가에는 4천 개의 나무집이 있다고 한다.
라트비아 동료, 인연의 시작
내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 라트비아 사람은, 현재 나의 연인이 아니었다. 그를 만나기 훨씬 몇 달 전 새로 일을 하게 된 곳에서 알게 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라트비아에서 왔다고 했을 때, 대체 거긴 어디냐며 물었고 사실 물어보고도 별로 관심도 없었다. 그저 동유럽 국가 중 한 곳이겠거니 하고 넘겼으나, 라트비아라는 국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바로 2015년 9월 초 어느 날이었다.
덴마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일주일 동안 친한 언니와 둘이 체코 프라하에 휴가를 갔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마음껏 누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내가 이렇게 사랑에 무자비하게 그것도 나의 일터에서 사랑에 빠질 줄 몰랐다.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휴가를 끝내고 돌아왔는데, 내가 없던 사이에 뉴페이스가 보였다. 근데 그냥 뉴페이스가 아니었다. 첫눈에 보자마자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인가? 요정인가?"
살면서 정말 후광이 비치는 사람을 인생에서 처음 보게 되었다. 진짜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냥 보자마자 입이 안 다물어졌다. 잘생기고 멋있고 가 아니라, 그냥 진짜 너무 신기하게 생겼었다. 요정인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해외생활을 오래 했던 나에게, 외국인은 그저 똑같은 사람이었을 뿐이었는데. 인종에 대해 조금 무감각하던 나였는데, 이 사람은 그냥 '다른 종족' 같았다. 근데 그냥 그게 다 일 줄 알았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 그냥 잠시 나와 일을 함께 할 동료. 그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둘 다 이렇게 우리의 인연이 질기고 길어질 줄 몰랐다. 그때부터 라트비아 그리고 라트비아 사람과의 인연이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