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금 떠나요
날씨가 변덕을 부리기 전에
평소에 조용하던 휴대폰이 울리기 전에
고요하던 그 자리에 누군가 찾아오기 전에
우리 지금 바다라도 보고 와요
당신도 잘 알잖아요
맛있는 음식은 아껴뒀다가 상해버렸잖아요
사랑을 아꼈다가 사랑이 떠나버렸잖아요
12월까지 아껴뒀던 휴가는 항상 남아버렸잖아요
나중에, 언젠가 기약 없는 말 따위는 믿지 않잖아요
날씨가 좋으니
아무도 나를 찾지 않으니
무엇보다 지금 그러고 싶으니
그러니 우리 떠나요. 바로 지금,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