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로 일하며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의 가장 큰 바람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자신의 팀이 잘 굴러가고 성과를 내는 것. 그래서 리더들은 자연스럽게 성과가 잘 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일을 맡기고, 성과가 안 나는 사람에겐 피드백을 반복해서 줍니다. 저성과자들이 자신의 말을 잘 받아들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이 전략이 언제나 잘 작동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죠.
분명히 본인은 팀이 더 좋은 방향이로 가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노력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팀은 균형을 잃고 조직원 사이에는 불균형한 감정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성과가 좋은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월급은 비슷한데, 왜 나만 더 많이 해야 하지?” 이 말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어쩌면 Burn-out의 시작일수도 있습니다.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있기에 더 좋은 성과를 내면 조직에서 인정해주리라는 믿음과 더 많은 성과를 내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는 조직원이라면 이 부분은 크게 문제가 안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마음가짐으로 일을 대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과중한 업무로 인해 부담을 갖기도 하고 무너진 워라밸로 인해 불만을 갖기도 합니다. 그리고 퇴근 후 이력서를 업데이트를 할수도 있겠죠.
반면 성과가 낮은 직원은 어떨까요? “나는 왜 계속 이 일을 못할까?” 자신감은 점점 떨어지고, 자존감은 바닥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조직 내에서 저성과자의 목소리는 줄어들고, 결국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죠. 항상 부담을 앉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판단을 토대로 일을 진행해야 할지 어려움을 매번 겪게 됩니다. 이때 리더는 보통 피드백을 강화하게 됩니다. 그런데 효과는 없고, 오히려 더더욱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보통의 리더는 아래 두 가지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 친구,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잘할 것 같은데…
내가 말한 대로만 하면 될 텐데, 왜 그걸 못하지?
하지만 저는 이러한 생각을 하기 전에 아래 생각을 더 먼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리더로써 이 조직원의 강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나는 이 강점을 어떻게 조직기여에 활용할 수 있는 지 알고 있는가?
나는 이 조직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주고 있는가?
결국 자신 스스로를 먼저 평가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한번 스포츠팀을 살펴볼까요? 축구에서 포지션이 맞지 않는 선수는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제 기량을 낼 수 없습니다. 스트라이커가 수비수가 된다면 자기 기량을 다 펼칠 수 있을까요? 잘하던 선수가 팀을 옮기고 성적이 부진하거나, 반대로 잘 못하던 선수가 팀을 옮기고 엄청난 성적을 올리기도 합니다. 혹은 팀 선수는 그대로인데, 감독이 바뀌고 팀의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도 종종있습니다. 비단 스포츠 팀이 아닌 기업 환경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유명한 사례로 스티브 발머의 뒤를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3대 CEO로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는 회사의 정체되고 있던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꾸고, 혁신을 이끌어내며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금 세계 최고의 IT 기업 중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 브랜드 이미지가 많이 훼손된 상태에서 창업자였던 하워드슐츠 복귀로 기업문화 쇄신을 한 스타벅스나 취임 후 기존 BM을 버리고 구독형 모델은 안착시켜 기업을 재도약 시킨 Adobe의 샨타누 나라옌 등 여러 사례가 존재합니다. 이들은 조직원을 어떻게 바꾼 걸까요? 그들은 사람을 바꾼게 아니라 사람을 쓰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다른 리더들은 하지 못했던 사람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조직원의 문제처럼 보이는 대부분의 상황은 리더가 그 사람을 ‘잘 못 쓰고’ 있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어쩌면 이게 더 큰 원인일 수 있습니다.)
많은 리더가 ‘무엇을 못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피드백을 합니다. “이걸 왜 못해죠?”, "이건 더 노력해야 해요!"같은 방식이죠. 하지만 피드백이 효과를 가지려면 단 하나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받는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이 동기부여는 '공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공감일까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여기서 '인정'은 역량에 대한 인정보다는 사람에 대한 '인정'이 맞을 듯 합니다.
“지금 어떤 고민이 있는지 알고 있어요.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해봤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00님이 잘하시는 건 XX에요. 지금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XX를 ZZ부분에 사용하시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거에요!”
“XX를 잘하기 위해 제가 YY를 통해 도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혹시 더 도움이 필요하신 부분이 있을까요? 전 00님이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요!”
라는 식으로 "이해 → 강점 확인 → 가능성 제시 → 지원" 의 흐름을 가져보는 겁니다.
보통의 저성과자는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합니다. “나는 왜 못할까?”라는 질문에 갇혀 있고, 자신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일, 잘할 수 있었던 일도 미뤄두게 됩니다. 우선 ‘당장 시킨 일’부터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 항상 부담으로 작용하죠! 이때 중요한 건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못하는 부분을 알려주고 이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는 게 아니라 저성과자가 잘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이 부분을 활용해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지 안내해줄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건 어떨까요?
“지금 잘하고 있어요."
“이렇게 강점을 활용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요.”
“저는 당신을 믿고 도울 준비가 되어 있어요.”
성과를 내는 사람은, 무조건 모든 걸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타자는 반드시 공을 잘 던질 필요는 없죠. 그런데 내가 타자에게 투수를 맡긴다면, 그건 조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리더의 판단 실수죠. 조직원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리더가 그 사람을 잘 못 보고, 잘 못 쓰고 있을 수도 있죠. 이 두 가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분하지 못하면, 그 사람은 결국 떠나 다른 좋은 리더 아래에서 진짜 성과를 내게 될 것이고, 이는 본인의 리더로써 자질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을 잘 쓰는 능력이고, 잘 쓰는 리더가 결국 성과를 만드는 조직을 만듭니다.
이 글이 내가 혹여 무조건 조직원을 탓하는 리더는 아니었는 지, 나는 조직원의 역량을 잘 아는 리더인지 자신을 되돌아 보는 데 도움이 되시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