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영어는 어떻게 가르치는 거야..

세 살 영어 여든 간다잖아.

by Lisa

올해부터 세 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다.

아가들을 위해 백설공주 앞치마에 머리에 꽃을 달고 수업에 들어간다. 어린이집을 들어서는 순간 아기들이 외친다

"꼰주님 꼰주님!!!"

나이 마흔에 머리에 꽃 달고 백설공주 옷 입으면서 미친년 소리 안 들으면 다행이건만...

고마워 아가들아.. 너희들은 천사야..


두 달이 지난 지금 세 살의 특성이 이제 파악되었다.


1. 무조건 오버해서 노래를 한다

2. 무조건 오버해서 율동을 한다. 끝.


수업내용은 무조건 아주 아주 오버하는 율동을 넣은 노래를 해야 한다. 나를 향했던 집중이. 노래가 끝나는 순간 흩어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캐리.. 그녀는 천재였던 것이다. 그래서 파악한 것이 인사도 노래, 활동도 노래 책도 노래. 무조건 노래 노래다. 아직 말을 못 하는 친구들이 많아 아직 구체적인 대화는 되지 않지만, 여기에도 대표자는 존재한다. 바로 1월생 친구들이 맡는 역할이 친구들의 대표이자 통역사이다.

책을 읽어야 할 타이밍, 리듬감 없는 목소리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1월생 통역사들이 외친다

"노뤠! 노뤠! 노뤠!!!!!!!!!"

(해석: 노래하란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당장 바닥에 누워서 낮잠을 자기 시작할 것이야!)

할 수 없이 다시 노래를 틀고 책을 노래로 불러준다.

유독 흥이 많은 친구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고속버스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얼쑤" DJ DOC의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다.


올해부터 처음 3,4세 영어 수업을 맡게 되며 걱정이 컸다.

과연 이 아이들에게 뭘 가르칠 수 있을까. 그 나이 때 우리 집 아이들은 가르쳐봤지만 그때는 일대일 수업이었으니까, 고객의 니즈에 빠르게 맞춰줄 수 있었지만. 스무 명 가까이 되는 3,4세 청중들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걱정은 기우였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집중력이 좋다. 물론 노래만 있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3,4세 아이들의 영어는 집에서 어떻게 다뤄줘야 할까?

나는 두 가지만 지켜주세요~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1. 동요 많이 듣고 함께 따라 부르기

2. 동영상 보지 않기.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한다면 비싼 영어 교구 교재 사지 말고 훗날을 위해 저금하기.)


이게 영어 교육방법이라고? 그렇다. 영어교육방법이다.

절대 비싼 영어 교구를 구입하지 말고 한 권씩 한 권씩 애정을 가지고 CD 듣기를 하길 권한다. 책은 알라딘이나 예스 24에 가면 음악 CD가 포함된 세계 유명 작가부터 마더구즈 동화책까지 다양하다.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이 찢어질때까지 읽고 들었다.


CD 듣기 마저도 절대 강제성을 띄면 안 된다. 노는 동안 배경음악으로 들을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노출 정도면 된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면 해당 CD를 틀어주면 금상첨화이다. 아기는 다음날 어린이집 영어 모범생으로 발탁될 테니까.


한 가지 더

어린아이들은 제발 동영상은 가급적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린이집에서 수업을 하다 보면 영상이나 게임에 많이 도출된 아이들은 티가 난다. 지루하고 정적인 것을 참기 힘들어한다. 그 아이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방법은 이제 오직 자극적인 유튜브 인 게 너무 안타깝다.

아이들은 조금 심심하게 키웠으면 좋겠다. 심심함 속에서 재미를 찾고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인 듯하다.


식당에서 핸드폰에 눈을 고정한 채 부모가 떠먹여 주는 밥을 먹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제발 지금 당장의 편리함보다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집중을 하지 못하고... 얼마나 산만하게 돌아다니는지... 정말 보여주고 싶다...


사실 이러쿵저러쿵 썼지만, 어린 아가들에게 영어는 별게 없다. 세상에 이런 언어가 있구나. 노래는 재미있구나 정도만 느끼면 되는 것 같다.

정말로 말하자면 다 필요 없다. 그냥 많이 안아주고 함께 노래 부르고 아이가 즐거우면 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 나이 때는 미국애들도 영어는 못하지 않나.

올해 세 살 아이들이게 영어를 가르치며 목표는 하나다.

함께 많이 웃으며 노래 부르기.


쓰다 보니. 아무런 정보도 지식도 없는 글이 되어버렸다. 늙나 보다. 다 필요 없다는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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