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 남편의 캠핑은 이사다. 4편
* 본 글은 캠핑을 시작한 남편이 작성했습니다.
텐트(침실) 구매를 시작으로 캠핑을 위한 개미지옥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텐트만이 끝이 아니란 걸 알아차리게 된 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처음엔 본격적인 캠핑이 아닌 차박으로 차에서 2명 루프탑에서 2명 자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캠핑이라는 것은 그리 단순한 게 아니었다.
예전에 동료들이 캠핑 장비로 수백 수천을 썼다고 하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캠핑에 돈을 저리 많이 써야 하지? 그 돈이면 호텔에서 수십번 자고도 남을 돈 아닌가...?'
캠핑을 준비 하다 보니 깨달았다.
캠핑은 이사다.
텐트 구매는 이제 겨우 침실 정도 준비한 거였다.
잠만 잘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에게는 거실과 주방 그리고 수많은.. 가구가 필요했다. 미니멀은 개나 줘버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먹는 것'이었다.
우선 캠핑을 하면서 요리는 최소한으로 하기로 했다.
캠핑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비큐와 캠프파이어 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불을 피우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왜냐면 캠핑은 초보이지만, 육식동물 와이프때문에.. 비비큐에 있어서는 거의 고깃집 사장이기 때문이다.
불은 텐트 치는 것만큼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좋은 땔감이나 숯도 필요하다.
그래서 불을 피울 수 있는 물건들(화로대, 바비큐 그릴 등)은 아예 살 생각이 없다. 그냥 버너 속칭 부르스타를 사용할 것이다. 그래서 주방은 간편한 음식(주로 패스트푸드) 또는 요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간단한 조리로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 하자고 와이프님께 건의했다.
( 와이프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한번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주방을 잠시 뒤로 미뤄두니 거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앞서 말했지만 잠만자고 올 수는 없지 않은가...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해를 피하고 바람을 막아줄 공간이다.
텐트만 있으면 다 해결될 것 같지만, 계속 앉아있거나 누워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특히 초딩들에게는 말이다)
나는 다시 거실 공간(먹고, 쉬고, 대화할 수 있는 활동공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활동공간은 4식구 앉아만 있을 때도, 밥이라도 먹으려면 식탁도 필요하고, 조금 춥다고 하면 작은 난로라도 놓으려면 공간이 작으면 있으나 마나 한 공간이 될 거 같았다.
그래서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다.
역시 엄청나고 위대하고 훌륭한 종류의 제품들이 많았다.
캠핑용품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준비시간을 단축해주는 편리함이고, 이왕이면
내가 선택한 텐트와 연결을 할 수 있는 기성 제품은 내가 알아본 바로는 딱 한 가지 뿐이었다.
그렇다 그 제품을 장착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 같았다.
그래서 본 제품을 구입했다고 하면 아름다운 이야기의 결말이 완성되겠지만..
문제는 엄청난 비용이다.
어닝과 어닝룸이 400이 넘었다 ㅜㅜ
난 캠핑을 10년 20년 할지에 대한 아니 1년 2년이라도... 계속 할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큰 비용을 투자한다는 것은 나답지 않은 결정이라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성적이니 “집을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했는데 좋아 보인다는 느낌만으로 400이 넘는 것을 결정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었다.
하지만..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은..
정말 사고싶다...사고 싶다... 아주 사고싶다....
유명 블로거이자 무시동 히터 사장님이신 어떤 분이 팰콘 어닝을 멋지게 장착하고 그 프레임에 그네를 걸고 타고 있는 것을 보니 믿기지 않았다.
어찌 됐건 팰컨 어닝은 제외하고 차량 옆으로 어닝을 장착하고 어닝룸을 만들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될 것 같았다. 팰컨 어닝은 어닝에 루프탑으로 통할 수 있는 통로를 장착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었지만 다른 어닝은 펼치면 뺑 돌아서 반대편으로 가서 텐트에 올라가야 했다.
그래서 사이드 어닝은 제외하고 차 트렁크와 연결(도킹) 가능한 쉘터를 찾았다. 설치와 해체가 편하면서 공간도 적당한 모델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드사의 오토듀얼팔래스2를 선택했다.
공간이 약 3m*3m*2.1m(h) 정도로 비교하자면 야전침대 2개와 식탁을 붙여서 놓고 약 50~60cm 정도 공간이 남는 크기이다.
이 쉘터? 텐트? 두 가지가 다 가능한(차에 도킹하지 않고 독립해서도 사용이 가능) 제품을 선택했지만, 정말 필요하겠지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다.
정말 다들 얘기하는 개미지옥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
난 이제 루프탑하나를 갖고 있고 쉘터 하나를 사는 단계이니 말이다.
난 이성적인 사람으로 충동구매로 한두 번 사용하고 매물로 내놓은 오토듀얼팔레스2를 사기로 결정했다.
매물들의 시세는 약 40만원 ± 정도로 새상품(49만원)의 80%선 이었다.
인기가 있어서인지 중고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난 무려 30만원에 거의 새물건을 구하는 횡재를 했다.
*귀차니즘 남편 캠핑 시작하다! 관련 이야기
https://brunch.co.kr/magazine/campingismoving
* 블로그(실존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