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안다고 행해지는 건 아니더라

먹구름

by 가산

먹구름 밀려와

하늘은 온통 잿빛이다.


불안정한 너는

소리 내 울부짖고

잔뜩 비를 쏟아내고

속이 후련한 듯
무겁고 두꺼운 검은 얼굴 벗고
가볍고 날렵한 흰 얼굴로
뚜렷한 형체 없이
흩어졌다,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파란 하늘을 떠다니는 너에겐
더 이상 걱정과 근심이 보이지 않는다.

나도 너처럼

소리 내 울부짖고
잔뜩 비를 쏟아내면
바람 부는 데로 갈 수 있을까?
진뜩 진뜩 달라붙은 걱정과 근심 걷어내고
가벼운 놀림으로 날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 지나면
너도 다시 어두운 얼굴하고 나타나듯
삶은 안다고 행해지는 것은 아니더라.
그저 적당히 화내고,

적당히 덜어내며
가끔 편해지는 것 같더라.


# 비구름에 대한 두 번째 시입니다.


한여름 대기의 불안정으로 검은 구름 떼가 하늘을 가득 덮습니다. 검은 구름은 번개 치고, 비를 뿌린 뒤에야 사라지고, 그 자리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대신합니다.


고민과 걱정으로 무거워진 생각들이 소나기처럼 한순간 시원하게 쏟아내 지면 얼마나 편할까요.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만은 않죠.

쏟아내면 다시 채워지는 게 인생이니까요.


첫 번째 시와는 4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달라진 부분은 쏟아내도 다시 채워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었고, 공통된 점은 그래도 다 쏟아내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