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홧가루, 민들레씨 날린다
노란 바람 분다
노란 송홧가루 날린다
네가 갈 곳은 내가 아니련만
너는 왜 내게로 와
나를 아프게 하는지
코끝 시리게 밀쳐내고
너의 흔적 지운다
하얀 바람 분다
하얀 민들레씨 날린다
네가 갈 곳도 내가 아니련만
너 또한 내게로 와
나를 아프게 하는지
코끝 시리게 밀쳐내고
너의 흔적 지운다
노란 바람 불면
너 밀쳐낸 자리
헐어버린 상처 아리다
이 바람이 그치면
내게 맞는 바람이 불어올까?
노란 바람 불면
잘못된 만남에
헐어버린 상처 아리다
#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저의 비염은 심해지곤 합니다.
봄이면 봄바람에 송홧가루, 꽃가루가 날리고 덕분에 저의 비염은 그 칠 날이 없습니다.
줄줄 흐르는 콧물을 닦아내다 보면 코가 헐고 연신 나오는 재채기는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닙니다.
그 당시 꽃가루로 인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홧가루, 꽃가루는 나에게 아픔을 주는 존재지만 생각해 보면 이들은 각자 하는 일을 할 뿐인데, 그들도 다른 나무나 땅을 만났다면 꽃을 피웠을 텐데. 운나쁘게 내게로 와서 나도 힘들고 그들도 힘든 게 아니었을까!"
그러면서 인연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인연으로 만났다면 서로가 이렇게 힘들지 않고 아프지도 않았겠지.
이런 마음을 담아 이 시를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