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이 되었다.
나는 우연히 아주 우연히 해외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영업'직이었다. 그리고 영업의 세계에서 칭찬은 실적이다. 실적이 오르면 모두가 날 우러러봤다. (매월 인센티브, 분기별 인센티브, 해외여행, 트로피 등등..) 난 정말 영업직과 맞지 않지만 칭찬을 받기위해, 쪽팔리지 않기위해 했다. 잘했다. 모두가 날 영업의 여왕이라 했다.
여왕은 개뿔, 만 2년이 넘어가니 출근길 택시에서 차사고가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의 병이 나기 시작한거다. 한국에서 뇌 검사를 받았다. 멀쩡했다. 그냥 마음의 병이었고 약도 지어 왔다. 그날 이후로 한달이 안되어 퇴사를 했다. 하지만 난 더이상 칭찬받을 곳이 없었다. 정해진 회사가 있던 것도 아니고 그냥 무작정 내마음의 병을 인지하고 나왔으니.
이후 들어간 회사에서도 내또래 한국직원들중 연봉이 가장 높았다. 이 사실도 1년뒤 연봉재협상할때 안거지만. 직무도 모두가 다 하는 그런 일이 아닌 신사업이라 한국 본사 대표한테까지 보고가 가는 업무를 맡았다. 재밌었다. 칭찬받기위해(나아가 이제는 좋은 고과, 좋은 연봉을 위해) 나는 신혼여행도 가지 않았다. 당시 준비하던 프로젝트 오픈일이 결혼 직후여서 남편과 상의 후 결정했다. 나 이거 꼭 해야된다고. 그렇게 칭찬(=연봉) 받던 삶을 살다가 스타트업 뽕을 맞았다.
유니콘 기업이 쏟아지던 시절(2019~2020), 난 전 세계적으로 인정(=칭찬=돈)을 받고 싶었다. 너무나 잘 다녔던 회사를 만 3년이나 다니고 그만두었다. 스타트업에서 근무할때는 하루하루가 내 자서전에 쓰여질 페이지들 같았다. 고생하면서도 이런 고생은 다 기록해뒀다가 자서전 내야지 하는생각으로 버텼다. 2년이 안되어 회사는 망했다. (그래도 정말 재밌었다.)
이때부터였을까, 내가 망한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날 딱하게(불쌍하게) 봤다. 난 전혀 아무렇지 않은데. 처음느껴보는 시선이었다. 다시 회사 다니면 되는데? 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 너무 좋은 회사를 다니고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 내가 없어서는 안되는 자리는 아니다. 무난하고, 평범하고, 그래서 조용한 자리다. 내가 자리를 비우나 지키나 직원들은 각자 할 것을 한다. 회사도 돌아간다. 칭찬도 없다. 살짝 이거 뭐지 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애를 낳았다. 연년생으로.
칭찬을 받지 않아도 살아지고, 아무도 몰라도 일은 돌아간다.
그게 제일 서운하고, 제일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