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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했지만 재결합을 원하는 분

마음이 약해진다

by 오필리아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어쩌다 내가 이런 상황에 놓여버린 걸까?


모든 건 정말 시간이 해결해주는가 보다.


피가 거꾸로 쏟다 못해, 피가 몸에서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고,

밤에도 아직 어린아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말 수시로 잠이 깨고,

밤마다 심장이 콩닥거려 제대로 잘 수가 없어서

명상채널 틀어두고 잤던 옛날이여


이제 그때의 그 상황을 옛날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은 지나갔고, 어느덧 법적으로 이혼한 지도 2년이 되었다.


정말 싫었고, 안 하면 죽을 것 같았고,

그래서 너무 힘들었는데!


처음엔 너무 미운감정이 들었다.

와서 얼굴 보는 게 좀 힘들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은 커가고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시간을 보내다 보니

미웠던 감정보다 좀 애잔하다.


그때 그 일이 없었다면, 우린 이렇게 지금처럼 보내고 있겠지?라는!


애인을 만들지 말라는 둥, 열심히 잘해보겠다는 둥

최근에 정말 이런 말을 와서 많이 했다.


한 달씩, 두 달씩 출장 갔을 때 그렇게 독박하며,

맞다 혼자니까 괜찮다며 스스로 다독였었는데

그러다 주말에 와주면 나도 그 주말이 내 숨구멍 같았다.


시간이 지나니 미웠던 존재도 이제 감사의 존재로 바뀌었다.

그냥 이렇게 와서 애를 봐주는 것만으로도...


하지만 정말인지 합칠 생각이 없다.

아니 자신이 없다. 지금이야 둘이 일정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으니

좋은 것들만 또 보이지만, 사람자체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끝을 냈기 때문에

그 신뢰가 올라오지 못했다.


내 감정이야 어떻든 서로가 동상이몽 속에 시간은 흘렀다.

나름 그래도 잘 살아왔고, 잘 지내왔다고 생각한다.


재결합을 최근 원했지만, 거절했다.


긴 연휴 동안 함께 있던 아빠와 떨어져,

아빠가 보고 싶다며 저녁에 우는 아이가 유독 짠하게 느껴졌다.


내가......... 나쁜 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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