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그냥 살기
한국에서 사는 것은 왜 이렇게 바쁜 걸까?
사업, 쇼핑몰을 본격하고 나서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다.
9~6시까지 하루의 1/3 이상을 한 곳에 매달려있었고
그 이후 내 시간이 주어졌던 직장에서의 그때보다
내 시간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 지금
온라인쇼핑몰은 참 바삐 돌아간다.
1인사업, 1인셀러는 할 게 너무 많다.
실력도 빨리 늘지 않는다.
혼자서 기획, 상세페이지, 사진촬영, 마케팅, 택배까지 모든 일을 다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사업이 커지고 그래서인지 정말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
어? 아직 이 물건 못 올렸는데,
어? 아직 이거 택배 못쌌는데,
어? 애들은 또 왜 열나지?
어? 왜 이렇게 빨간 날이 많아?
내 어릴 적에도 이렇게 빨간 날이 많았던가?
아이들 둘과 온전히 함께 하는 주말에는 시간이 유난히 더디다.
평일에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고 몰입하려고 한다.
근데 말은 쉽지 몰입이란 것도 쉽지 않다.
도파민에 진짜 길들여졌는지
유튜브영상을 보는데 손은 휴대폰을 만지고 있다.
시간의 갓성비, 효율성을 따지다 보니
이 일을 하면서 다른 걸 같이하려고 한다.
어린이집 보내고 난 뒤 보통의 일과들은
1. 택배송장을 뽑는다.
2. 상세페이지를 만든다.
3. 제품을 소싱한다.
4. 블로그글을 작성한다.
5.SNS홍보글을 작성한다.
6. 체험단을 모집한다.
7. 제품사입하러 직접 다른 지역에 가본다.
8. 가끔 커피 마시러 점심의 여유를 즐긴다(1~2시간 정도)
9. 수업준비 PPT를 준비한다.
10. 강의를 나간다.
1~10번을 번갈아가면서 하다 보면
약속을 잡아야지 라는 생각도..
놀아야지 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래도 나에게 짬이라는 시간
좋아하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을 일부로라도 만든다.
혼자 아이들을 보고 혼자 쇼핑몰을 하다 보니
어린이집 보내는 그 시간에서의 1~2시간은
내게 쉼이고 휴식이다.
이건 무조건 내가 허락한 강제휴식시간!
쇼핑몰 택배가 다 끝나고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5~5시 30분
이제 온전히 휴식할 줄 알았지만
아이들을 케어하고 밥 먹이고 씻기고 설거지마무리하고 아이들을 재운다.
재우면 어느덧 10시~10시 30분
그럼 이때부터는 밤에 온전히 집중해서 할 일들을 찾는다.
낮보다는 밤에 제품소싱이 더 잘되고,
밤에 PPT강의자료가 잘 만들어지더라.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밤에 하고,
밤에 특히 지금처럼 글을 쓴다.
머릿속에서 무얼 써야지라고 틀만 짜면
알아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는 게 밤인듯하다.
암튼 이렇게 육퇴를 하고도 다시 출근 없는 사장의 마지막 일과가 마무리된다.
그럼 새벽 1~2시
노력이라고 말하기엔 뭐 하지만
정말 시간이 성과나 결과물에 비해 너무 빨리 간다.
그게 너무 아쉽다.
벌써 7월이라니.
퇴근 없는 사장이자 육퇴 없는 엄마의 삶은 좀 고되다.
스스로의 짬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
꾀를 피워 상세페이지를 만드는 게 내 취미인 양
아이들을 돌보는 게 내 휴식인 양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이 삶이 더 즐겁게
오래도록 롱런한다.